▲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기아자동차가 ‘레저용차량(RV)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간 SUV와 미니밴을 포함한 RV 라인업에서 ‘나홀로 부진’을 이어가던 카렌스에 심폐소생기를 들이댄 것.

기아차는 26일 카렌스의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카렌스’를 출시했다. 디자인을 고급화하고 파워트레인 성능을 강화하면서도 가격은 낮추는 파격적인 전략을 선보였다. 반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RV 명가’ 2% 부족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입장에서 그간 카렌스가 보여준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2016년 1~6월 판매량은 1386대. 전년 동기 대비 22.1% 빠진 수치다. 상용차를 제외한 전체 기아차 판매 차종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최고급 승용차인 K9(1503대)보다도 판매량이 적었다. 6월까지 이어진 ‘개소세 인하 혜택’이 무색해질만큼 초라한 성적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다른 RV들은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미니밴의 대명사 카니발은 매달 5000~6000대씩 팔려나가며 선전했다. 기아차 공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내수 판매 최대치를 매달 채워나갔을 정도다. 2014년 5월 출시 이후 2년이 지났음에도 판매가 줄지 않고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형 SUV 쏘렌토는 올해 상반기 4만3912대나 팔렸다. 국내에서 판매된 RV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브랜드 최초의 친환경 SUV 니로는 6월에만 3246대가 팔리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티지는 2016년 상반기 판매(2만7744대)가 전년 동기 대비 61%나 늘었다. 플래그십 SUV 모하비는 월간 판매가 1000~2000대에 이를 정도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기아차가 진정한 RV 명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카렌스의 실적 회복이 절실한 셈이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합리적인 미니밴’ 카렌스 부분변경 모델 출시

기아차가 카렌스의 부분변경을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을 위해 칼을 새롭게 갈았다. 애매한 포지션과 특색 없는 디자인에 흥행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내·외관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바꾸고 ‘부담없는 가격의 패밀리 미니밴’으로 콘셉트를 정한 것이다.

기아차가 새롭게 선보인 ‘더 뉴 카렌스’는 ▲라디에이터 그릴 ▲안개등 ▲전면 범퍼 ▲리어램프 ▲타이어 휠 등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기존보다 더욱 볼륨감 있고 강인한 미니밴 스타일로 재탄생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내장 디자인도 살짝 다듬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 커졌다는 점에 눈에 띈다. 동시에 그릴과 헤드램프를 이어주는 크롬라인을 두텁게 구성, 새로운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추구했다. 스키드플레이트가 실버 모양으로 갖춰져 패밀리카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알로이 휠이 장착돼 스포티한 인상을 지녔다는 점도 강점이다.

적재 공간은 최대 1643ℓ를 제공, 활용성을 높였다. 7인승의 경우 2·3열을 모두 폴딩할 수 있게 했다. 곳곳에 있는 수납공간도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요소다. 1열에는 동승석 우측과 글로브 박스, 센터 콘솔에 작은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음료와 같은 간단한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다. 2열 앞 바닥에는 신발 같은 작은 물건들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숨어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파워트렌인도 개선됐다.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킨 1.7 디젤 모델은 최고 출력 141마력, 최대 토크 34.7kg·m의 힘을 낸다. 7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을 조합해 14.9km/ℓ의 효율을 보여준다. 정차 시 시동이 꺼지게 하는 ISG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경우 연비가 15.7km/ℓ로 향상된다.

카렌스, 반전이 필요하다

기아차는 ‘더 뉴 카렌스’를 내놓으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선호 사양을 보강하면서 가격은 낮추는 파격적인 정책을 선보인 것.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1.7 디젤의 주력 트림인 프레스티지는 사양 조정을 통해 가격을 26만원 내렸다. 2.0 LPI의 경우 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에서만 선택 가능했던 고급 사양들을 프레스티지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또 트림 구성을 대폭 줄여 노블레스, 프레스티지, 트렌디, 럭셔리의 4개 트림으로 운영되던 2.0 LPI 모델을 프레스티지와 럭셔리 2개 트림으로 통합했다. 프레스트지와 트렌디 2개 트림으로 운영되던 1.7 디젤모델은 프레스티지 단일 트림으로 운영한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더 뉴 카렌스’의 가격은 1.7 디젤이 ▲프레스티지 2410만원이며, 2.0 LPI는 ▲럭셔리 2000만원 ▲프레스티지 2250만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강인한 미니밴 디자인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더 뉴 카렌스는 동급 대비 최고의 공간효율성과 경제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최적의 패밀리 미니밴”이라며 “이미 RV의 명가로 자리 잡은 기아차의 기술력을 소형 미니밴 시장에서 다시 한번 증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