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야구에서 투수가 던지는 구종(球種, 투수가 던지는 공의 종류) 중 너클 볼(Nuckle Ball)이라는 공이 있다. 이 공이 다른 구종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은 날아가는 궤적의 ‘불규칙성’이다. 독특한 그립(공을 잡는 방법) 때문에 궤적의 예측이 어려워 공을 던지는 투수도 받는 포수도 공의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타자가 치기 어려운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들어간 너클볼은 그야말로 마구(魔球)에 가깝다. 그러나 반대로,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흘러들어가는 너클볼은 타자들에게 ‘치라고 던져주는’ 연습용 공과 같다.

 

▲ 출처= 픽사베이

마케팅에도 마치 너클 볼처럼 그 효과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수행하는 기법이 있다. 바로 버즈(Buzz) 마케팅이다. 버즈 마케팅은 ‘꿀벌이 윙윙거리는(Buzz)’ 것처럼 소비자들이 특정 상품에 대해 자발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긍정적인 입소문을 내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때로는 입소문마케팅 또는 구전마케팅(word of mouth)이라고도 표현되기도 하나 SNS의 일반화로 방법론 측면에서 버즈 마케팅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부분의 마케팅 전략이 그러하듯 버즈 마케팅도 생활과 맞닿은 부분이 의외로 많다.

 

성공의 전제, 소문을 입증하는 ‘품질’ 

쉽게 말해서 버즈 마케팅은 ‘좋은 입소문’이 퍼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확산될 수 있는 채널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1차적으로 기업 차원의 SNS 페이지 운영이나 커뮤니티 관리, 오프라인 판촉을 통해 소문만 내면 되기 때문에 기존 매스미디어 광고 마케팅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저렴한 것은 버즈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기존 매체로는 마케팅에서 의도한 메시지의 전달이 어려운 소비자들에게도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좋은 소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혹은 동일 상품과의 차별화다. 기본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고, 좋은 소문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차별화는 마케팅 초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 물론 품질로 상품을 접한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대다수’를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 하이트진로 팝업스토어 기린이치방 가든 SNS 인증. 출처=인스타그램

우리 주변의 대표적 버즈 마케팅 성공 사례로는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빙그레 ‘옐로우 카페’, 하이트진로 팝업스토어 ‘기린이치방 가든’ 등이 있다. 특히, 허니버터칩의 경우 마케팅 초기에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SNS 입소문으로 기대를 뛰어넘는 ‘대박’을 터뜨린 사례로 남아 있다. 가수 싸이의 이름을 전 세계로 알린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예상 밖’이라는 ‘장점’이자 ‘단점’  

한편, 억지로 퍼뜨리는 입소문은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는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미국의 한 소비자 단체는 생활용품 기업 P&G가 입소문 전담 소비자들을 이용해 인간관계까지 광고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이유로 P&G를 美무역위원회(FTC)에 제소했다. 이는 P&G에서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 P&G의 버즈 마케팅은 기업 이미지에 대한 마이너스 요소가 됐다. 2006년 월마트는 긍정적 입소문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로라(Laura)와 짐(Jim)이라는 한 부부 블로거의 전국 여행을 후원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팅된 게시물들이 월마트에 지나치게 호의적인 내용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다른 네티즌들에게는 부정적으로 해석됐고, 두 사람이 실제로는 부부가 아니었다(동거 관계)는 점까지 밝혀지면서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위기관리 전략은 필수 

이처럼 버즈마케팅을 통한 입소문은 확산되는 과정에서 ‘예상 밖’의 내용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일시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정도라면, 애초의 마케팅 비용이 낮기 때문에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 그러나 부정적 입소문이 크게 확산되면 이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도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기도 한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버즈마케팅을 통한 입소문은 의도한 대로 성공을 거둘 경우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장점과 함께 얼마든지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업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Risk Taking)전략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