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일주스 프랜차이즈 쥬시는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가장 ‘핫한’ 브랜드였다. 2015년 5월 가맹을 시작한 이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올해 6월에는 국내 510호점의 계약을 완료했다. 점심시간만 되면, 쥬시 매장 앞에는 직장인들이 줄을 선다. 1500원 내지 2000의 저렴한 가격으로 생과일 음료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젊은 직장인들에게 엄청난 메리트였다. 딱 여기까지였다면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모범적 사례로 기억됐겠지만, 애석하게도 얼마 전부터 연달아 전해진 뉴스들은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을 실망시켰다.

SBS에서는 보도를 통해 쥬시가 표기 용량(1ℓ)과 실제 용량이 다른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쥬시는 “주스 용량에 대한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제품 용량 표기를 L(라지), XL(엑스라지)로 바꿔서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얼핏 적절한 대처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적어도 가맹사업 시작 이후 7개월 동안 제품 용량을 속여서 판매해왔다는 뜻이다. 가맹사업을 시작할 때 제품의 실제 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정말 몰랐을까?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쥬시 문제는 또 불거졌다. 한 매체에서는 쥬시 생과일 주스에 식품첨가물인 MSG(L-글루타민산나트륨)이 들어가 있음을 지적했다. 물론, MSG가 쥬스에 들어간 것이 식품 안전성 측면에서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는 그간 ‘100% 생과일주스’를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어 온 쥬시의 마케팅과 전혀 다른 사실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분명히 과일과 시럽(당류)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것을 강조한 쥬시의 마케팅에 이끌려 매장을 방문했다. 쥬시는 또 한 번 소비자들을 속였다.

국내의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자신들만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에 힘입어 몇몇 브랜드들은 해외 진출 등으로 사업 반경을 확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고질적인 카피 캣(Copy-Cat, 아이템 모방) 문제,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 문제 등으로 그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여태껏 알려지지 못했던 문제들이 지적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이래서는 개별 브랜드, 그리고 업계의 존속은 어렵다.

쥬시 문제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를 통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꼭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소비자들을 속이지 않고 ‘정도’를 지키는 것이 상식처럼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