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저축은행 TV광고 화면 캡처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으로 대표되는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대외평가가 급변하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법정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색 TV광고, 프로모션 등 고객과 스킨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지만 고금리로 가계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벽히 털어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대출’ 꼬리표 떼기 열중

저축은행들이 이미지 개선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금리 대출’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재치 있는 광고들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7일 대표 상품인 바빌론의 신규광고를 론칭했다.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터치만 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 한도, 빠른 대출만을 고집하던 기존 저축은행 광고에서 한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저축은행 측 설명이다.

OK저축은행의 온라인 영상광고는 만화 태권브이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연애, 결혼준비, 직장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문제들을 담고있다. TV광고에는 오지호, 김응수, 김정난 등 유명 연기자를 모델로 대거 기용했다. JT친애저축은행도 배우 이훈을 모델로 발탁,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프로모션 경쟁도 거세다.

SBI저축은행은 7월 현재 자체 제작한 음료수를 무료로 배포하는 게릴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출처=J트러스트

이번 프로모션은 SBI저축은행의 대표 중저금리 대출 상품인 ‘사이다’가 출시 7개월만에 누적 실적 900억원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 타깃인 20대에서 40대 직장인들이 많은 사무실 밀집지역, 지하철역 등을 중심으로 음료수 30만병을 증정한다.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JT친애저축은행의 모기업 JT트러스트는 ‘JT왕왕 콘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이벤트는 반려견 사진이나 영상을 게재하고 투표를 통해 최고득표자에게 500만원 상당의 골드바를 증정한다. JT왕왕 콘테스트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0.1%포인트의 예·적금 금리 우대 쿠폰을 발급하기도 했다.

저축은행들의 친근한 마케팅과 대출금리는 확연한 온도차를 보인다. 지난 3월부터 법정 최고금리는 연 34.9%에서 27.9%로 7%포인트(p) 떨어졌다. 대출금리를 내린 대부업체들과 달리 저축은행들은 기존의 20%대 고금리 대출을 이어가고 있다.

대출자 중 과반수, 법정 최고금리 대출

7월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자료를 살펴보면 각 사 대출자 중 27~27.9% 금리 대출 비중은 SBI저축은행 54.86%, OK저축은행 71.35%, JT저축은행 46.97%, JT친애저축은행 49.06%였다. 25~27.9% 금리 대출은 SBI저축은행 65.61%, OK저축은행 87.57%, JT저축은행 64.29%, JT친애저축은행 64.74%였다. 전체 대출자 중 과반수 전후가 법정 최고금리에 가까운 대출을 받은 셈이다.

▲ 자료출처=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저축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16조3000억원으로 지난 1월(14조6000억원)에 비해 1조7000억원(11.7%)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그 규모는 30%가량이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12조5000억원이었다.

금융업계는 여신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저축은행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꼽고있다. 홍보에 대한 투자보다 금리인하가 선행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의 대출 금리는 26%를 상회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부업체와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은 영세상인이나 서민 소비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됐다”며 “2%대 예금금리 대비 법정최고 수준 대출금리는 저축은행의 설립취지를 무색하게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