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구분으로 인터파크는 오픈마켓 ‘4위’ 업체다. 안타깝게도 국내 오픈마켓 주요 업체는 총 4곳이다. 지난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G마켓(39%)·11번가(32%)·옥션(26%) 등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는 약 3%의 점유율로 기록됐다. 좀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어쨌든 4등은 4등이다. 글로벌 유통 그룹 이베이(코리아)라는 거대 범주에 속한 G마켓-옥션, SK플래닛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성장 중인 11번가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사이좋게’ 나눠 가져갔다. 이를 시장에서의 위치만 고려한다면, ‘저래서 되겠어?’라고 걱정스럽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업계 순위와는 상관없이 창업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건재하다. 

인터파크는 경쟁 업체들과 조금 다른 관점의 ‘전문몰’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섰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각인시킨 것은 큰 경쟁력이 됐다.

▲ 1997년 인터파크(왼쪽)와 2016년 인터파크(오른쪽). 출처=인터파크

대한민국 최초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는 1995년 11월 (주)데이콤의 소사장제(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동일 사업군 내에서 생산라인 또는 공정의 일부에 대해 독립경영체제를 형성하는 소규모 경영방식) 시행에 따라 ‘인터파크’로 처음 출범됐고, 이후 1997년 10월 ‘데이콤인터파크(주)’로 분리 설립된 뒤 1999년 4월 다시 ‘인터파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쇼핑몰 사이트였다.  이후 인터파크는 1999년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으며, 2000년에는 현재의 ‘G마켓’을 탄생시키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즉 오픈마켓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시 인터파크는 온라인 쇼핑몰 운영과 더불어 도서·공연·여행·쇼핑 등 문화 요소를 소비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문화 포털사이트’를 표방했고, 이와 같은 콘셉트는 현재까지도 유지되며 인터파크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

도서-공연-여행 상품 전문 특화 전략 

인터파크는 1997년 ‘북파크’로 시작한 한 도서 사업으로 2600만 이상의 도서와 13만종의 eBook 콘텐츠, 음반, DVD등을 판매하고, 방대한 양의 도서 DB제공과 차별화된 검색서비스를 통해 국내 대표 인터넷 서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서울 명동에 책과 저자,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복합 문화 공간 ‘북파크’를 선보이며 온-오프라인의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작가 인터뷰·신간소개 등 내용을 다루는 도서 전문 웹진 ‘인터파크 북DB’를 통해 보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1998년부터 시작된 ‘티켓파크’는 현재 라이브 콘서트·뮤지컬·연극·클래식 등 국내 모든 장르의 공연과 더불어 영화·전시·행사·레포츠 등 문화/체육행사 정보, 예매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공연 티켓 유통시장의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인터파크는 2002년 FIFA 한·일 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등 주요 스포츠 대회의 입장권 판매 대행사로 선정됐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입장권 판매-관리 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 업체로 선정되는 등 티켓 판매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1999년부터 시작된 여행 예약 서비스 ‘인터파크 투어’는 연간 200만 명의 고객들이 이용하는 대표 여행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인터파크는 경쟁 업체들이 e커머스 환경 조성과 고정 고객 확보에 집중하는 것과는 노선을 달리해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특화시켜 ‘장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 중국 역직구 공략 

인터파크는 중국 역직구 시장의 많은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해외 역직구 사이트 ‘글로벌 인터파크’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14일 인터파크는 중국 소비자들이 현지에서 모바일로 한국 상품을 손쉽게 구매 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이바이고우(怡百购)’를 오픈했다. ‘이바이고우’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집중해 고객이 앱과 교감하며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이페이지의 주요 편의 기능들을 강화했다. 마이페이지를 통해 포인트, 쿠폰 내역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고객이 포인트를 기간 내 사용 가능하도록 알림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직구 특성상 우려할 수 있는 신뢰도를 높이고자 메신저를 활용한 1:1 상담기능도 마련했다. 또한 결제 시스템 역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알리페이, 은련카드 등을 지원한다. 바코드와 QR 코드를 스캔할 수 있는 기능을 앱에 내장해 최근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O2O 구매도 지원할 예정이다.

 

▲ 중국 역직구 모바일 앱 이바우고우(왼쪽)와 인터파크 궈메이 한국관(오른쪽). 출처= 인터파크

또한 인터파크는 중국 가전 유통업체 궈메이(國美, GOME)의 온라인 쇼핑몰에 한국관 독점 운영을 시작했다. 궈메이는 중국 전역에 1700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연매출 30조원의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다. 기존의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티몰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거나 역직구 사이트 오픈 및 현지 유통기업과의 제휴 등으로 경쟁해왔다면 인타파크는 궈메이에 단독 입점하면서 경쟁력을 차별화시켰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경쟁업체들보다 다소 열세지만, 우리는 이미 총 2160만 명(2016년 5월 기준)의 국내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즉, 대한민국 국민 2명 중 1명이 인터파크 회원이라고 보면 된다.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며 “지난 20년의 노하우로 문화콘텐츠 영역의 독보적 입지를 통한 서비스의 개선과 더불어 증가하고 있는 해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역직구 플랫폼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