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은 대표적인 모험의 아이콘이다. 출처=롤렉스

자고 나면 생기는 뉴 미디어의 홍수 속에 용케 살아남은 라디오처럼, 시계도 날고 기는 스마트 기기의 거센 도전과 유혹을 다 뿌리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이유를 수치나 도표 같은 자료를 들어 똑 부러지게 설명하기는 힘들다. 다만 시계의 타고난 DNA로부터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많은 시계들이 모험과 도전의 아이콘이 된 것도 악조건 속의 항해와 비행, 등반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로 고안되고 발전을 거듭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말하자면 시계에게 있어 모험심은 원초적 본능과 같다. 이런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줌으로써 더 열렬한 지지를 얻는 시계 16점을 꼽아보았다. 단, 순위나 가격과 상관없이 알파벳 순서로 나열했다.

 

▲ 출처=오메가

9.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문워치의 문페이즈를 놓치고 싶지 않은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이 시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달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마치 나사(NASA)에서 촬영한 사진처럼 섬세하고 디테일하다. 그게 우주 비행사의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라면 믿겠는가? 이 시계에서 한 달은 정확히 떨어지는 30일이 아니라 29.5일이 조금 넘는다. 보통의 기어 트레인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은 단위지만, 오메가의 문페이즈는 거뜬히 해결해냈다. 놀랍도록 정확한 메커니즘 덕에 10년까지 아무런 조정이 필요 없다. 그 조정조차도 크라운을 몇 바퀴 돌리는 게 전부다. 달 이외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두 개의 핸즈를 지닌 일명 ‘트윈’ 서브다이얼인데, 미학적으로 뛰어난 균형미를 선사한다. 이밖에도 이 시계는 브러싱 처리한 블루 다이얼, 세라믹 베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 등 새로운 매력을 꽤 많이 갖고 있다. 타키미터 스케일은 리퀴드 메탈을 소재로 썼는데, 이 역시 스피드마스터에서 처음 보는 디테일이다. 서브다이얼은 로듐 플레이팅 처리했다. 368개 부품으로 이뤄진 혁신적인 9904 무브먼트는 또 다른 차원의 문워치에게 제격이다.

무브먼트 9904 칼리버  기능 시, 분, 초, 날짜, 크로노그래프, 문 페이즈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랩 악어가죽  가격 1200만원대

 

▲ 출처=오리스

10. 오리스 칼 브레이셔 리미티드 에디션

“얻어맞고 쓰러지는 것은 죄가 아니다.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다.” 칼 브레이셔의 비범한 삶을 기리며 만든 오리스의 다이버 워치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그는 미 해군에서 흑인 최초로 수석 전문 잠수부에 임명된 영웅이다. 2000년 영화 <맨 오브 오너>는 인종 차별과 신체 장애를 모두 극복한 칼 브레이셔의 일생을 소재로 했다. 당시 흑인 배우 쿠바 구딩 주니어가 칼 브레이셔 역을 맡아 오스카 상을 받은 바 있다. 오리스의 대표적인 성공작인 다이버즈 식스티 파이브를 기반으로 디자인한 이 시계는 청동으로 만들었다. 청동은 1950년대에 심해 잠수용 헬멧에 쓴 소재로 자연스럽게 노화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밝고 빛이 나지만, 나중에는 구리 성분이 이산화탄소나 습기와 반응해 점점 어두운 색을 띠는 것이다. 다시 말해 2,000점 한정된 생산된 각각의 시계가 세월에 따라 특유의 녹청색을 띠면서 시계의 주인과 독특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의미다. 단일 방향으로 회전하는 베젤 또한 청동이고, 잠수 시간을 추적할 수 있는 분금이 양각되어 있다. 케이스 백에는 칼 브레이셔의 잠수용 헬멧과 명언이 새겨져 있다.

무브먼트 오리스 733  칼리버 기능 시, 분, 초, 날짜  케이스 청동  스트랩 레더  가격 340만원

 

▲ 출처=파네라이

11. 파네라이 라디오미르 1940 3 데이즈 GMT 오토매틱 아치아이오

애어른 할 것 없이 야광시계는 매력이 있다. 파네라이는 일반 조명 조건이나 어둠 속에서 발군의 가독성을 자랑한다. 클래식 대형 바톤 시간 표시와 숫자들이 담갈색 슈퍼-루미노바로 처리되었다. 또한 날짜 표시기와 초침, 파워 리저브 표시기 등이 더 잘 보이도록 모델별로 클로 드 파리(clou de Paris) 기법으로 마감했고, 수직 양각 줄무늬를 새겨두었다. 유광 처리한 AISI 316L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라디오미르 1940의 케이스와 천연가죽 스트랩의 조화는 파네라이만의 전통이며 스타일이다. 더 눈여겨 볼 것은 오토매틱 P.4000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개발된 P.4001 무브먼트다. 양방향으로 회전하는 편심 마이크로 로터, 연속으로 연결된 2개의 스프링 배럴을 통한 3일 파워 리저브, 2개의 지지대를 갖춘 밸런스 브리지 등이 주요 특징들. 여기에 더해 날짜, 중앙 바늘이 설정한 두 번째 시간대의 시간을 표시하는 GMT 기능, 초 표시 다이얼의 오전/오후 표시(설정 시간대 기준), 잔여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같은 유용한 기능도 갖고 있다. 매우 간단하고 정확하게 시계를 설정할 수 있도록 두 가지의 유용한 장치가 장착되었다. 와인딩 크라운을 당겨 빼는 즉시 밸런스를 멈추고 초침을 영점에 맞추거나 시계의 작동은 그대로 두고 현지 시간 바늘을 한 번에 한 시간씩 앞뒤로 조절해 빠르고 정확하게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장치는 이 시계에만 있다.

무브먼트 P.4001 칼리버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날짜, 듀얼 타임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랩 레더  가격 1300만원대

 

▲ 출처=파텍 필립

12. 파텍 필립 컴플리케이션 월드타임 Ref. 5230

파텍 필립 월드타임 워치는 시계 컬렉터들 사이에서 ‘세계의 시간(Heure Universelle)’으로 불리는 등 약 80년 동안 매뉴팩처의 가장 인기 많은 컴플리케이션 손목시계로 자리매김했다. 몇몇 월드 타임존이 최근에 수정되거나 새로운 도시로 대체되면서 파텍 필립으로서는 케이스, 다이얼, 그리고 핸즈 디자인 등의 모든 면을 다시 정교하게 재정비하는 기회가 삼았다. 파텍필립의 월드타임 워치는 한눈에 24시 타임존을 알 수 있게 한다. 로컬 타임은 12시 방향에 위치한 도시를 기준으로 가장 두드러지게 디스플레이되고, 기존 방식대로 시와 분침을 읽으면 된다. 다른 23개의 타임 존들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24시 링을 통해 곧바로 그 지역의 시간을 읽을 수 있다. 해당하는 도시의 분은 분침이 가리키는 눈금의 숫자가 모든 타임 존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런 월드 타임 기능은 파텍 필립 메뉴팩처 칼리버 240 HU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 칼리버는 울트라 씬 셀프 와인딩 기계식 무브먼트로 시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획을 그었다. 정교한 타임-존 셀프 와인딩 메커니즘에도 불구하고 3.88mm 의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데, 이는 우아한 파텍 필립의 월드타임 워치에 적격이었다. 이 무브먼트는 최소 48시간 파워 리저브를 갖추었고, 하루에 –3에서 +2초 사이의 톨레랑스와 관례적인 크로노미터 기준보다도 정확하다.

무브먼트 240 HU 칼리버  기능 시, 분, 월드 타임, 낮/밤 인디케이터  케이스 화이트 골드, 로즈 골드  스트랩 악어가죽  가격 미정

 

▲ 출처=로저드뷔

13.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콰토르

로저드뷔는 헤어스프링을 포함한 시계의 모든 구성 요소를 자체 제작하고, 전 제품에 제네바 실 인증을 받는 세계 유일의 시계 제조사이다. 로저드뷔는 투르비옹과 스켈레톤 무브먼트에 특화되어 있고, 한 모델당 200개 이상의 시계를 생산하지 않아 높은 희소성도 갖고 있다. 도전자에서 리더로, 그 행보도 업그레이드고 있다. 얼마 전에는 FIA GT 월드컵의 FFF 레이싱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3년 출시 후 브랜드의 상징이 된 엑스칼리버 콰토르를 8점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카레이싱과 영혼의 단짝이라 할 만큼 닮은 구석이 많은 엑스칼리버 콰토르는 핑크 골드가 특징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도 블랙 DLC 티타늄 케이스와 차콜 색상의 로듐 도금 마감이 날카로운 대비를 이룬다. 12시 방향에 박힌 스포티한 FFF 로고가 돋보이는 엑스칼리버 콰토르는 5년의 연구 기간과 24개월의 실용적 개발 기간, 그리고 21개의 시계 제조 공정 및 40명의 프로젝트 참여 인원이 동원되었다는 후문.

무브먼트 RD101 칼리버  기능 시, 분,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케이스 티타늄  스트랩 악어가죽  가격 미정

 

▲ 출처=롤렉스

14.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익스플로러

장롱 속에 모셔두면 곤란한 시계이다. 익스플로러는 단순한 이름을 넘어 롤렉스와 탐험 사이의 오랜 관계를 상징한다. 롤렉스 시계는 1930년대 수 차례에 걸쳐 히말라야 등반대와 함께 했다. 등반대의 사용 후기는 오이스터 시계의 성능과 기능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1953년 5월 29일, 에드먼드 힐러리 과 셰르파 텐징 노르게이가 세계 최초로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오이스터 퍼페추얼 익스플로러는 바로 이 위대한 모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익스플로러가 출시 직후부터 모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데는 특유의 성능도 한몫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100m까지 방수가 되는 익스플로러의 오이스터 케이스는 견고함의 상징이다. 익스플로러 특유의 3시, 6시, 9시 숫자 표식에는 다른 시각 표식과 시계 바늘처럼 푸른빛이 오래 지속되는 야광 소재가 사용된다. 롤렉스 고유의 크로마라이트 시각 표식은 극한 환경에서도 높은 가독성을 자랑한다. 시계 바늘은 더 넓고 길어져 시간을 확인하기 더 좋아졌다. 익스플로러는 자체 개발, 제작된 오토매틱 와인딩 메케니컬 무브먼트인 롤렉스 칼리버 3132를 사용하고, 약 48시간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무브먼트 3132 칼리버  기능 시, 분, 초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랩 스테인리스 스틸  가격 미정

 

▲ 출처=티쏘

15. 티쏘 티-터치 엑스퍼트 솔라

티쏘는 태양 에너지에 의해 구동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시계를 창조한 회사이다. 문자판 위를 비춰주는 태양광 라이트는 슈퍼 루미노바 인덱스와 핸즈를 어둠 속에서도 환히 빛나게 해줄 뿐 아니라 시계를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시계는 바쁜 스케줄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날짜와 주를 나타내는 숫자가 표기되어 있고, 두 개의 알람(주중과 주말용), 두 가지 서로 다른 시간대를 보여주는 투 타임 존, 상대 압력을 통한 기상 예측 기능과 서로 다른 고도를 표시해주는 고도계, 로그북과 크로노그래프 랩 및 스플릿 타이머, 나침반, 타이머, 방위계, 조정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레가타 기능과 백라이트 등 20여 가지의 요긴한 기능으로 주인을 안심시킨다. 새로운 티-터치 엑스퍼트 솔라는 여러 가지 디테일을 잘 살렸는데, 숫자라기보다 나침도라고 해도 좋을 수준의 새 베젤이나 분침에 슈퍼 루미노바 화살표를 추가한 점 등이 그렇다. 일부 다이얼은 두 가지 톤이 적용되어 수평선을 반사하면서도 디스플레이가 두 번째 톤의 일부가 되게 함으로써 거의 드러나지 않게 제작되었다. 모험가들은 등산 장비 윗부분에 착용하거나, 손을 자유롭게 써야 할 일이 있을 때 배낭에 매기 쉽도록 연결선을 추가한 가죽 벨크로 브레이슬릿 같은 것에서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올 블랙 버전의 러버 스트랩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이다.

무브먼트 E84.301 칼리버  기능 시, 분, 캘린더, 알람, 듀얼 타임, 기상 예보, 고도계, 크로노그래프, 나침반, 레가타 등  케이스 티타늄  스트랩 레더, 러버, 실리콘  가격 120~135만원

 

▲ 출처=태그호이어

16. 태그호이어 뉴 모나코 칼리버 11 크로노그래프 39mm

영화 <르망>에서 스티브 맥퀸이 입은 수트에 새겨진 빨간색 ‘크로노그래프 호이어’ 로고와 손목에 찬 블루 크로노그래프는 영화와 함께 많은 이들에게 모험과 도전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이후 4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모나코 컬렉션은 수많은 에디션들을 선보이며 전세계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뉴 모나코 칼리버 11 크로노그래프의 39mm 사이즈, 왼쪽에 위치한 크라운, 전설적인 페트롤리움 블루 다이얼과 두 개의 화이트 카운터, 6시 방향의 날짜 창, 다이아몬드로 폴리싱한 수평 아워 인덱스, 빈티지 ‘호이어’ 로고 각인, 날짜 기능을 갖춘 칼리버 11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와 100미터 방수 기능은 모두 오리지널 모나코의 특징들이다. 스틸 케이스는 2015년 버전에서 사각형을 조금 더 살렸고 4개의 나사를 통해 조립되어 있다. 2시와 4시 방향에 위치한 두 개의 푸시 버튼은 직사각형 모양이다. 러그는 조금 더 크게 디자인되었고, 소가죽 스트랩에는 펀칭 디테일이 추가되었다. 글래스는 2009년부터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제작되고 있는데, 오픈된 백케이스를 통해 칼리버의 모든 움직임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업데이트되었다.

무브먼트 태그호이어 칼리버 11  기능 시, 분, 초, 날짜, 크로노그래프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랩 레더  가격 6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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