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0원대 편의점 커피는 물론 쥬씨 등 신규 프랜차이즈에서 내놓는 1000원~2000원대 커피와 생과일 주스의 선풍적인 인기로 기존 커피업계가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된 커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황에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시도로 자사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커피의 ‘고급화’이다. 최근 ‘가치 소비’, ‘작은 사치’라는 키워드로 나를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 사이에서 1만원대 ‘스페셜티 커피’가 인기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 평가에서 80점 이상 점수를 받은 상위 7% 커피로,  저가 공세에 샌드위치 상황에 놓인 커피전문점들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는 2014년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오픈했다. 최고 가격이 1만2000원(톨사이즈 기준)으로 비싼 가격이지만,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꽤 입소문이 퍼져 있다. 현재 리저브 매장은 2014년 첫 오픈 이래 51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프리미엄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SPC그룹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를 운영하고 있고, 탐앤탐스는 ‘탐앤탐스블랙’, 할리스 ‘커피클럽’,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등 기존 커피에 비해 가격이 비싼 스페셜티 원두를 취급하는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밥값보다 비싼 커피 가격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맛과 향의 커피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3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작은 사치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데다 ‘특별함’까지 더해져 관련 매출은 계속해서 올라가는 추세로 업계 역시 계속해서 스페셜티 매장 추가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주의 거품을 연상케 하는 ‘이색 커피’도 눈에 띈다. 엔제리너스는 맥주 거품을 연상케 하는 ‘아메리치노’로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이 메뉴는 아메리카노의 맛에 카푸치노의 부드러운 거품을 즐길 수 있으며, 출시 3개월 만에 100만잔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매일유업의 커피전문점 폴바셋에서 판매중인 ‘롱블랙 드래프트’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커피와 달리 거품이 풍부한 흑맥주를 연상케 하는 메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PC그룹의 파스쿠찌는 이탈리아의 여름 음료인 ‘샤케라또’를, 스트릿츄러스는 히말라야 핑크소금과 치즈를 넣은 ‘솔티치즈’ 커피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이색 메뉴로 소비자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커피전문점에서는 디저트 강화에도 힘을 쓰고 있다. 커피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타 메뉴의 판매 품목을 확대하는 것이다.

카페베네는 최근 베이글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커피와 궁합이 잘 맞아 매장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디저트군을 강화한 것이다.

베이글은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매출은 전월대비 200% 증가했으며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에는 베이글 판매 매장을 5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 드롭탑은 명동점을 수제파이 디저트카페 1호점으로 재오픈했다. 프리미엄 커피와 매일 갓 구운 신선한 정통 아메리칸 파이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특히 드롭탑 명동점에서 판매하는 수제파이는 미국 정통 수제파이 전수자인 오너셰프 가렛 에드워즈와의 협업을 통해 매일 매장에서 굽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업계가 워낙 포화 상태이지만,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커피에 대한 소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많은 커피 전문점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사만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