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현실은 가상공간에 압도되고, 가상과 덧입혀진다.

현실과 가상이 분간이 안되고, 그럴 필요도 없고, 가상공간에 살아가면서 잠시 현실의 공기를 맡을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가상공간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진짜 사람도 있지만, 인공지능도 있고, 사람과 기계가 혼재된 세상이 미래 인류가 살아갈 공간일 것이다.

영화/드라마와 온라인/콘솔게임은 하나의 영역으로 융합될 것이고 상호 작용이 무수히 이뤄지는 끝이 없는 실시간 영화/드라마가 가상공간에서, 현실에서,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섞여있는 새로운 세상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세상 모두가 자신이 주인공인 듯한 착각 속에서 살아가면서 인류의 행복감을 극대화시키는데 기술이 거대한 기여를 할 수도 있다. 저렴한 행복감 속에서 현실의 인간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상상력을 증폭시켜줄 수도 있으니 딱히 나쁠 것만은 아닐 것이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심리적 만족감을 창조해주는 고마운 "기술"일 수도 있다. 이러한 미래는 SF영화속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알파고, 포켓몬고가 뜨문 뜨문 알려주는 현실 속에 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IBM왓슨이 기업과 정부의 보안을 인간보다 훨씬 스마트하고 정교하게 감시하고, 변호사를 대신해서 법률자문을 제공해주고, 세상의 어떤 의사보다 정확하게 암진단을 해주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거실과 침실에서 우리와 대화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속삭인다. 우리에게 편리함을 대가로 우리의 취향에 대해 질문한다. 궁극에는 나보다 나를 더 잘알고 내 취향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 우리의 결정은 오로지 나의 주체적 결정일지, 아니면 거대 IT플랫폼의 인도에 따른 결정인지... 모호한 경계에 우리는 놓일 것이다.

이제 기계는 인간의 명령을 듣는 객체가 아니라 우리와 자연어로 대화나누는 주체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사실, 바둑 잘 두는 알파고 보다 더욱 섬뜩한 것은 구글홈과 아마존 에코스피커이고, 그보다 더 섬뜩한 존재는 IBM의 왓슨이요 GE의 예언자적 존재인 Predix이다. 금융/교통/인프라 등 우리의 도시적 삶의 저변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혁명적 비전을 품고 있는 미국의 근원적 Game Changer들은 인류의 삶의 방식을 기술로 새롭게 규정하고 창조하는 중인 것이다. 그러한 변화가 수면위로 등장하는 상황을 우리는 부분 부분 목격하는 중인 것이다.

2016년, 우리는 영리한 기계의 등장을 몸으로 느끼고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다. 계속 이야기 하지만, 올해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뇌를 탐하는 원년이다.

기술은 뇌를 속이고(가상/증강현실), 뇌를 대체(인공지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