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No.2 AVIS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2% 부족할 때

녹색여행 두발로

이들의 공통점은 숫자 2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하나의 표현이 백 가지 설명을 담을 때가 있다. 숫자를 사용하면 브랜드의 상징성 혹은 특징을 잘 전달할 수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콘셉트가 분명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각인될 수 없다. 숫자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잘 기억하게 하므로 브랜드 정체성(Identity)을 알릴 때 유용하다.

“우리 아테네군이 승리했습니다.”

전령 페이디피데스는 아테네 시민들에게 이 한 마디를 전하고 숨을 거뒀다. 그가 쉬지 않고 달렸던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의 거리 45.195㎞는 마라톤 경기의 상징이 되었다. 45.195를 들으면 마라톤이, 마라톤을 들으면 42.195가 연상된다. 이렇게 브랜드에 숫자를 이용하면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때 사용하는 숫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한다. 사람의 이야기가 브랜드로, 브랜드가 숫자로 전달될 때 우리는 브랜드에 공감한다.

숫자 2는 2등, 2인자 등의 단어에 쓰이면서 노력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렌터카 전문업체 에이비스(AVIS)는 1962년 ‘We are No.2’라는 광고를 했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1등을 주장하는 마당에 스스로 2등이라고 밝힌 마케팅은 성공했을까? 에이비스는 No.2에 한 가지를 더했다.

‘그래서 더 노력한다.’

이 콘셉트로 에이비스는 소비자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었다.

2는 ‘함께’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상생과 시너지를 지향한다.

삼청동에 위치한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은 상호가 특이하다. 과연 둘째로 잘 하는 것이 뭘까? 단팥죽이다. 그렇다면 첫째로 잘하는 집은 어디일까? ‘둘째로’라는 이름을 지어준 분의 가게란다. 종로에서 유명한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이 본인의 카페가 제일 잘 하는 집, 그 다음으로 잘 하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첫째 카페도 가고 싶어진다.

우리는 무엇인가 부족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2%로 부족해’라고 표현한다. 이 어휘는 음료수 ‘2% 부족할 때’의 제품명에서 비롯되었다. 사용한 숫자는 2의 의미를 활용하지 않았다. 몸에 수분이 2% 부족할 경우 사람이 가장 갈증을 느낀다는 과학적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제품명이 일상생활의 관용적 표현으로 사용될 만큼 인지도를 얻었다.

‘녹색여행 두발로 2.0’은 도보여행객들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이다. ‘두 발’에서 떠올려지는 이미지와 서비스 콘텐츠가 일치된다. 두 발로 뚜벅뚜벅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싶은 욕구가 저절로 생긴다.

두 발로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2% 채움을 주고받는, 노력하며 함께 가는 No.2를 만나는 여행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