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업을 시작하는 입주사들이 최적화된 업무공간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류종우 삼보판지 부회장이 최근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 공장)를 건립한 이유다. 40년간 골판지 생산업체를 경영하면서 그간 겪었던 업무환경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신생업체를 돕기 위해 부천삼보테크노타워라는 최적화된 공장을 만든 것이다. 무더운 여름, 류 부회장을 만나 제조업에서 건설업으로 사업을 확대한 배경과 지식산업센터가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과 공헌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류종우 삼보판지 부회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에 세워지는 부천삼보테크노타워는 임대없이 100% 분양으로만 진행된다. 류 부회장은 신생 기업체와 본인 회사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근무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공장분양을 떠올리게 됐다. 그는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입주사들에게 월임대료를 받으려니까 마음이 아팠다”며 “삼보판지는 제조업에서 터를 닦은 지 40년이 지났으니 이젠 신생업체를 도와줘야 할 입장”라고 말했다. 지난해 3025억원 매출을 기록한 삼보판지는 1973년 개인회사로 설립되었으며, 골판지 및 골판지 상자 제조, 판매를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삼보테크노타워는 중소기업체에게 임대비용으로 자가공장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령 3억의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는다고 하면 계약금(10%) 3000만원과 2년 후 잔금(10%) 3000만원이 필요하다. 총 6000만원에 자기공장이 생기는 셈이다. 나머지 금액은 입주후에 초저리 대출(80%)이 가능하다. 여기에 지식산업센터가 가지는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지식산업센터는 지정업종에 한하여 취득세 50%감면, 재산세 37.5% 감면의 혜택이 주어진다.

▲ 류종우 삼보판지 부회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이러한 행보는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해석할 수도 있고 지식산업센터 자체가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시의 재정 자립도에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부천삼보테크노타워는 삼보판지 부천 제1공장 자리에 세워진다. 부천공장을 파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운 3년 전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일반적으로 지식산업센터가 저금리시대의 좋은 투자처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지만 경기도 부천의 경우 실수요자가 많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때문에 첫 사업을 시작할 때 공장 임대료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 류 부회장은 이러한 어려움을 본인이 겪어봤기에 이들이 근무환경을 개선시켜주고 싶은 의지가 컸다. 실제로 그는 인근 테크노타워를 직접 돌아보고 디자인이나 설계 등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제조업 공장 애로사항 보완 ‘근무 최적화’

삼보테크노타워는 기존 부천 지역의 지식산업센터 입주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기존 지식산업센터 문제점이 무엇인지 다양하게 물어본 후 바닥 적재하중 부족, 층고 부족, 2.5톤 차량의 공장에 접근 불가 등의 불편사항을 접수해 의견을 시공에 최대한 반영했다. 또 입주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조업, 준제조업, 오피스 등 맞춤형 설계를 적용하고, 준제조업체도 입주가 가능하도록 바닥하중을 8~15 KN/㎡로 적용했다.

류 부회장은 “제조업을 오랜 기간 운영하다 보니 업계의 애로사항이 잘 알게 됐다. 제조업 공장의 불편한 점을 모두 보완했다”라며 “국내 다양한 지식산업센터의 시설별 사례조사 및 사전답사도 거쳐 2년 이상의 설계기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사소한 거 하나에도 신경 썼습니다. 친환경 소재로 설계해 입주사들의 근무환경 쾌적도를 높였고 역대 최고의 지식산업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입주사들이 이런 세심한 배려를 초기엔 인지하지 못해도 공장을 가동해보면 어떤 점이 편한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삼보테크노타워는 부천시의 랜드마크가 되기 위한 27층 높이로 설계했고, 공장에 차가 직접 들어가는 도어투도어 방식을 적용해 눈길을 끈다. 입주자들의 생활환경을 우선시한 선큰(Sunken, 땅을 파서 만든) 계획으로 지하층 공장 환경 개선했다. 기존 지식산업센터는 트럭의 이동이 많아 주차장에 매연이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 환경이 열악하지만, 삼보테크노타워는 주차장에 자연환기가 가능하도록 계획하여 입주자의 주차장 환경을 개선한다.

또 2.5톤 트럭이 제조형 공장 출입구까지 접근이 가능한 물류동선을 만들고 제조형 공장의 특성을 반영한 적재하중(15 KN/㎡) 계획으로 기계설비 사용에 문제가 없도록 했으며, 유지관리비가 적게 드는 친환경 지식산업센터가 되도록 에너지 사용 절감이 되는 로이복층유리 및 외단열 시스템 적용으로 에너지 사용이 절감되게 설계했다. 천장은 보가 없는 플랫슬라브를 적용하여 최대 5.5~6.2M 층고를 확보하여 입주자의 편의를 도모했으며 기존 지식산업센터의 주차난이 심각하기에 지식산업센터의 주차대수를 법정대비 99% 더 늘렸다.

▲ 류종우 삼보판지 부회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부천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것”

코엑스몰의 1.4배 크기인 부천 삼보테크노타워는 지하 4층~지상 27층(약 117m)의 연면적 18만1157㎡ 규모로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조마루로(춘의동) 385번지 128에 들어설 예정이다. 입주 예정은 2018년 4월이다.

향후 제2의 삼보테크노타워 건립계획을 묻자 류 부회장은 “우선 지금하고 있는 것부터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를 짓고 싶다”라며 “마진을 적게 남기더라도 새로운 입주사들이 일을 잘 할 수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상업시설도 평균적으로 전체의 11~12% 정도 들어오는데 삼보테크노타워는 3.2%정도에서 선을 그었다. 이익보다는 각 업종별로 경쟁하지 않게 하나씩만 제공하자는 게 류 부회장의 생각이다.

현재 춘의역 인근 지식산업센터는 10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대우, 춘의, 쌍용테크노파크 등이 공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8개월 만에 60% 이상 분양된 삼보테크노타워 역시 분양 완판 가능성이 높아진다. 류 부회장은 “준공되는 시점까지 입주사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