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SK텔레콤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압도적 1위 사업자가 있다. SK텔레콤이다. 다만 점유율만이 그 기업의 가치를 설명해주진 않는다. 관건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통신 산업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통신사들 역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이라고 다르지 않다.

신사업이 추진되는 배경이다. 5G(5세대 이동통신)로 대표되는 전통 통신 영역부터 탈(脫)통신 사업까지 다양한 신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통신3사는 사물인터넷(IoT)에 주목한다. 관련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IoT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SK텔레콤 역시 발 빠르게 Io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동통신 시장에서처럼 1위 사업자가 될 수 있을까. 단언할 수는 없다. KT와 LG유플러스도 IoT 사업에 강력한 야심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두 회사 모두 IoT 글로벌 1위 사업자가 되겠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IoT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SK텔레콤은 정교한 IoT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런 전략을 발판으로 SK텔레콤은 미래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가까운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SK텔레콤의 4가지 IoT 전략이다.

◆ 전략 1: 차세대 플랫폼의 철학

SK텔레콤은 무작정 IoT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대신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직접 밝힌 포부다. 전통 통신 사업자 이미지를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장동현 사장은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3대 전략은 ‘3C 기반 생활가치 플랫폼’ 개발, ‘통합 미디어 플랫폼’ 진화, ‘IoT 서비스 플랫폼’ 육성이다. 3C의 경우 콘텐츠(Contents), 커뮤니티(Community), 커머스(Commerce)를 의미한다.

▲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이 IoT를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이다. 당시 장동현 사장은 IoT를 통해 고객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동종·이종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키워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지난해 5월 이 회사는 다른 통신사보다 먼저 스마트홈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이후 개방형 플랫폼을 도입해 연동기기 제조사 다수를 생태계로 불러들이고 있다. 플랫폼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에 두고 IoT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이다. 향후 생활가치·미디어 플랫폼과의 시너지도 예고된다.

◆ 전략 2: 맞춤 네트워크 인프라 선점

SK텔레콤은 통신 사업자로서의 강점을 살려 IoT 네트워크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지난 4일 IoT 전용망 로라(LoRa) 네트워크를 전국에 구축 완료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구축 완료한 LTE-M과 함께 하이브리드형 IoT 네트워크를 전국에 제공하는 세계 첫 사업자가 된 셈이다.

SK텔레콤은 하이브리드 IoT 전용망을 가동하면 망 이용료와 IoT 관련 서비스 개발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은 “전용망 가동 이후 IoT 서비스 수요와 공급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IoT 전용망을 개방형 생태계로 운영할 예정이다. 자사 IoT 플랫폼 ‘씽플러그(ThingPlug)’와 서비스 개발도구를 공개하고, 중소·벤처 업체들이 개발한 IoT 서비스를 전용망을 통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SK텔레콤은 로라 전용 모듈 10만 개를 개발업체들을 상대로 무상 배포 중이다.

서비스를 직접 출시할 계획도 있다. 이달 가스 AMI 사업, 초등·중학교 대상의 세이프워치(Safe Watch) 사업을 시작한다. 8월 창조마을의 환경 모니터링, 9월 지자체 등과 맨홀 관제, 10월 실시간 주차 공유 등 연말까지 총 20개의 신규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20여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 전략 3: 스마트홈 보급 차별화

SK텔레콤는 차별화된 스마트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와 손을 잡고 홈 IoT 인프라를 새 건축물에 구축하기로 했다. 소비자에게 홈 IoT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는 부담은 줄이고 조용하고 깊숙하게 가정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짠 셈이다. SK텔레콤은 스마트홈 서비스를 최초 상용화한 데 이어 남다른 보급 전략으로 대중화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이미 여러 건설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 LH공사, 지희산업, 정우건설 등과 협력 관계다. 지난달에는 동문건설과 7월 분양 예정인 평택지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 아파트 4567세대 대상 스마트홈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 출처=SK텔레콤

두 회사는 평택 굿모닝힐 맘시티 아파트의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연동해 기존 월패드를 통해 이용했던 홈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SK텔레콤은 대전 굿모닝힐 재건축 아파트 2244세대에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추가 공급하기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굿모닝힐 아파트 입주자들은 입주 시 제공되는 조명, 냉·난방, 화재감지와 같은 다양한 빌트인 기기들은 물론 본인이 구입한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의 스마트홈 연동 가전 제품들을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통합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 조영훈 Home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주부, 중장년층 등 타깃 고객별 차별화된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편리한 주거문화 개선에 앞장설 계획”이라며 “다양한 건설사들과 협력을 통해 스마트홈 서비스 확산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동문건설 이상주 부사장은 “최근 미군기지 이전과 삼성전자 산업단지 준공 등 각광받고 있는 평택 지역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굿모닝힐 맘시티 아파트 입주자들을 위해 스마트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전략 4: IoT 물결 타고 세계로

SK텔레콤은 IoT 사업이 내수 중심의 통신 사업자에게 글로벌 진출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보이고 있다. 해외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IoT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더욱 두각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SK텔레콤은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국영통신사인 텔콤(Telkom)과 IoT 기반 사업 및 신규 성장 사업 영역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텔콤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필요성과 IoT 기반 사업 및 라이프웨어 디바이스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이해관계가 맞아 이뤄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 출처=SK텔레콤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8년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IoT 기반의 스마트시티 구축 및 ICT 인프라 확충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약을 계기로 두 회사가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SK텔레콤의 IoT플랫폼 ‘씽플러그(ThingPlug)’와 LPWA 기반의 IoT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시티, IoT 융합서비스 등 신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IoT 사업을 위해 양사는 2년 이내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이응상 글로벌사업부문장은 “인도네시아 텔콤과의 이번 협약을 통해 IoT 융합 서비스, 스마트시티,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어 기쁘다“며 “양사 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함께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SK텔레콤은 이란 IoT 시장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장동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IoT 기반 사업협력을 위해 이란 에너지부(Ministry of Energy), 이란 국영 가스공사 NIGC와 각각 양해각서를, 이란 민영기업 ARSH 홀딩스와 별도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에너지부는 이란 정부의 에너지관련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부처다. 이란 석유성 산하의 NIGC는 도시가스 기반시설 확충, 가스 운송 및 수출입 등을 운영하고 있다. ARSH 홀딩스는 가스 에너지, 광산, 조선, 건설, IT 등 30개 이상의 자회사를 보유한 이란 기업이다.

향후 급속한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이란은 인구 8000만명, 세대수로는 약 3000만 규모의 시장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텔레콤은 이란에서 전력, 가스, 상수도 등 생활 필수 인프라 관련 통합 AMI(원격검침시스템) 서비스 제공은 물론 빌딩에너지 효율화 사업 및 스마트홈 서비스 등까지 다양한 IoT 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