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가격의 ‘디커플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수도권 매매상승률의 경우 매매가 상승을 뜻하는 붉은 글씨 일색인 반면 지방 매매상승률 도표에는 모두 푸른 색으로 표기돼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가파르게 성장하다 현재도 소폭으로 성장 중이다. 이달 4일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0.05% 올랐다. 지난주(0.06%)보다 0.01%포인트 낮지만 플러스 성장했고 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수도권 평균보다 높은 0.07%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구가 상승을 주도했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6월에 한 주만에도 0.23%~0.35%씩 오르며 4일기준 매매지수도 106.90로 연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활황세를 보이던 지방 주택시장에는 올 들어 냉기가 흐른다. 지방 아파트값은 4일기준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부터 소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다 올해 5월말부터 하락폭을 넓혔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던 대구의 경우 올 1분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해 4분기보다 0.55% 하락했다. 경북은 0.42%, 충남 0.32%, 대전 0.11%, 충북 0,02%, 경남 0.05%, 광주 0.02% 가량 하락했다.

이처럼 지방의 주택매매가가 수도권과 탈’(脫) 동조화'현상을 보이는 것은 이들의 속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을 끌어올린 것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12억5599만원으로 2012년 말 대비 가구당 평균 2억8731만원 상승했다. 지난 3년간 저금리 기조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으로 갈 곳 없던 투자금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몰렸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방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많은 개발과 건설이 이루어져 현재는 공급이 과잉되기까지 한 상황이다. 대부분 이들 지역은 서울 경기 지역과는 달리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다. 2014년 기준 부산의 주택보급률은 104.3%, 대구 103.2%, 인천 100.9%, 광주 104.1%, 울산 109.3% 등으로 이미 공급 포화상태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지방의 경우 IMF 이후 건설업계의 불황과 수도권 선호에 따라 2008년 이전까지도 공급 저하에 시달렸다. 이후 2010년부터 공급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A씨는 기본적으로는 지방에는 택지가 풍부해 상시 공급이 가능하고,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외에 집 지을 땅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도의 경우도 2기 신도시 이후 물건들은 미분양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도권 아파트값도 조정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박사는 "4~5년 전에는 지방 부동산이 활황인 반면 수도권 집값이 거꾸러진 '디커플링' 현상을 보였다"면서 "이미 지방 아파트는 너무 값이 올랐고 공급도 많아 수도권 규제로 인한 자금이 지방 부동산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수도권은 아직 여력이 있어 한동안 디커플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지난 5월부터 여신심사 규제 강화가 지방에도 적용되고, 중공업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됨에 따라 울산과 거제 등을 비롯한 지방 집값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