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서울오토살롱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튜닝 업체들이 한 자리에 다 모였다.”

한국 튜닝 산업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 대표 튜닝 박람회인 ‘2016 서울오토살롱’이 개막한 것.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7월10일까지 4일간 열린다. 차량 튜닝·케어 업체 100여개가 참가해 부스를 꾸몄다.

‘최대 규모’ 성장하는 오토살롱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2015년 행사 당시에는 80여개사가 540개 전시관을 마련, 6만여명의 참관객을 불러들였었다. 올해는 100여개 업체가 부스를 꾸며 8만여명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 2016 서울오토살롱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다양한 브랜드들이 기술력을 뽐냈다. 알루미늄·마그네슘 휠 제조업체인 ‘핸즈코퍼레이션’ 독일의 전통 튜너 ‘만하트’, 서스펜션 브랜드 ‘KW', 일체형 서스펜션을 주로 제작하는 ’HSD‘ 등이 참가했다. 브레이크 제작사 ’스톨츠‘ 등도 튜닝 분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토케어 관련 업체들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차량·건물 틴팅 업체 ‘루마필름’과 차량용 랩핑 필름을 선보인 ‘한국쓰리엠’, 슈퍼카 오너들 사이에서 유명한 필름 업체 ‘코니카’ 등이 자리를 빛냈다.

실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판매하는 오토일렉트로닉스(Auto Electronics) 관련 회사들이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블랙박스, 카오디오,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을 소개했다. HUD 제작사 ‘아프로뷰’, 블랙박스 회사 ‘루카스’ 등이 부스를 꾸몄다.

▲ 2016 서울오토살롱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이번 행사부터는 별도로 애프터마켓 제품 전시관도 마련됐다. 공기청정제, 방향제, 휴대폰 거치대 등 다양한 차량 소품을 전시·판매했다.

서울오토살롱 현장을 처음 방문했다는 김모(32)씨는 “튜닝이라고 하면 어렵고 먼 얘기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당장 나에게 필요한 제품이나 기능들이 많아 놀라웠다”며 “‘튜닝’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참가 업체들이 실정법을 아슬아슬하게 위반한 제품을 출품한 것. 소음기 및 차체 크기 관련 규제 등이다.

“튜닝 업체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수라고 주장합니다. 설득력 있는 의견이 대부분이죠. 다만 업체 스스로 법을 잘 준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업계 관계자의 일침이다.

▲ 2016 서울오토살롱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튜닝 시장 새로운 트렌드 ‘카케어’

차량을 관리하는 ‘카케어’가 튜닝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었다. 많은 업체들이 부스를 꾸미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카케어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꼽는다. 저유가 기조와 수입차 시장 성장 등을 통해 고급차·고성능차가 많이 팔렸다는 것이다. 차량 유지와 관리에 금액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카케어가 대중화됐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 ‘포미(For-me)족’의 등장도 영향을 미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회장)는 “국내 5000억 튜닝 시장에서 카케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달한다”며 “튜닝 산업 활성화 정책에 따라 해당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2016 서울오토살롱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상황이 이렇자 많은 카케어 브랜드들이 서울오토살롱 현장을 가득 메웠다. 우선 세차 분야에서는 ‘디테일링 세차’가 뜨고 있다. 일종의 ‘메이크업’을 의미한다. 세차 뿐 아니라 결함제거, 왁싱(광택), 폴리싱(표면 정리 작업) 등을 추가하는 것이다. 틴팅의 경우 열·자외선 차단률이 높은 제품들이 관심을 모았다. 색다른 랩핑으로 개성을 표현해주는 PPF필름(차량 보호 필름), 랩핑 등에 대한 호응도 높았다.

“튜닝도 가성비 시대”

서울오토살롱사무국은 ‘300만원 이하 맞춤 튜닝법’을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튜닝을 하는 데는 돈이 많이 든다는 잘못된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서다.

▲ 2016 서울오토살롱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우선 100만원 이하로 할 수 있는 튜닝으로는 ‘카오디오’, ‘시트’, ‘휠’ 등이 꼽힌다. 특히 작은 공간에서 생생한 사운드를 구현해주는 카오디오는 10만원부터 튜닝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데크, 스피커, 앰프, 우퍼 등으로 구분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질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데크만 바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운전자가 가장 오랜 시간 접촉하는 시트는 재질과 제조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20만원 중반대의 가격이면 인조가죽 등을 장착할 수 있어 ‘쉬운 튜닝’으로 분류된다. 시트를 바꾸는 과정에서 열선 기능 등을 추가할 수도 있어 인기가 높다.

세련된 차량 외관 연출을 위해 바꾸는 휠도 1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바꿀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알로이(알루미늄 합금) 휠의 가격은 한 개당 20만원대에 형성돼있다. 알루미늄·마그네슘 등 첨단소재로 제작된 휠은 무게도 가벼워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100만~200만원대 튜닝으로는 랩핑, 도색, 바디킷 등이 각광받는다. 랩핑은 카스킨(Car Skim)이라고도 불린다. 차량에 필름을 입히는 것이 골자다. 싫증이 난 차량의 색상을 바꾸거나 자신이 원하는 사진·문구 등을 차에 입힐 수 있다. 필름 가격은 대체로 150만~200만원 수준에 형성돼있다. 랩핑보다 더 고급스러운 컬러감을 연출하고 싶다면 도색 작업을 하면 된다.

▲ 2016 서울오토살롱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바디킷은 차체에 부품을 장착하는 것이다. 공기의 흐름을 특정 의도대로 다스릴 수 있어 주행성능과 연비를 향상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리어 스포일러, 프론트 립, 본네트 가드, 사이드 스커트 등이 대표적이다. 리어 스포일러는 트렁크 끝 상단에 부착해 뒤쪽에서 일어나는 공기 와류현상을 완화시켜주는 부품이다. 프론트 립은 고속 주행 시 차량 앞부분 들림 현상을 예방해준다.

200만~300만원대의 가격으로는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서스펜션의 경우 고속주행이나 안정적인 코너링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이 주로 튜닝한다. 타이어와 차체 사이에서 노면의 충격 흡수 및 접지력 향상 등의 기능을 하는 부품이다.

브레이크를 튜닝하면 더 적은 힘으로 효율적인 제동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50만원 미만으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다. 성능을 향상시키는 ‘브레이크 킷’ 튜닝은 다양한 색상의 캘리퍼를 사용할 수 있어 개성을 뽐내기 좋다.

▲ 레이싱모델 이은혜가 핸즈코퍼레이션 신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 오토in DB

다양한 부대행사 ‘눈길’

다양한 부대 행사가 마련됐다는 점도 2016 서울오토살롱의 특징이다. 튜닝카 페스티벌, 드리프트카 특별관, 카오디오 특별관 등이 마련됐다.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체험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특히 7일 오후에는 국토교통부 주최로 <자동차 튜닝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튜닝부품 인증과 활성화에 대한 성과 ▲탄소섬유 기반 드레스업과 일자리 창출 ▲튜닝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건 ▲튜닝 전문인력 양성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강병도 자동차안전연구원 박사,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조세호 박사, 엔케이랩 성남국 대표, 신한대학교 하성용 교수 등이 발제를 맡았다.

▲ 7일 <자동차 튜닝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선 강병도 자동차안전연구원 박사가 튜닝부품 인증과 활성화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세미나에 참석한 승현창 한국자동차튜닝협회 회장은 “한국에서는 ‘튜닝’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며 “흔히들 불법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승 회장은 “사실 튜닝이란 자동차를 더 좋게, 생활을 더 편하게 만드는 것에 목표가 있다”며 “고객들의 의식구저를 바꾸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일자리 창출 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무영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과장은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수록 내가 좋아하는 색깔과 모양을 지닌 차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질 것”이라며 “기호의 다양성이 인정되는 시대가 결국은 열릴 것이라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량생산이 시장의 특성상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튜닝의 강자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튜닝 활성화는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