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업계 공룡들이 기업 사회적 책임(CSR)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벤트성 투자 사업이 아닌 환경이나 사회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업환경이 선진화 될수록 CSR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이나 미국 시장의 규제와 소비자의 취향이 까다로워지고 있어 CSR 분야를 외면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글로벌 대표 IT기업 CSR 강세

1일 업계에 따르면 IT기업들이 2016년 포춘500에서 강세를 보였다. 포춘500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매출액 기준으로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목록이다.

IT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업체는 애플이었다. 총 매출 2330억달러(약 272조2372억원)로 전체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두 계단 상승한 순위다. 영업이익은 530억달러(약 61조9252억원)로 선정된 500대 기업 중 가장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매출액 1070억달러(약 124조9653억원)로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순위 29위에서 급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31위였던 마이크로소프트(매출액 936억달러, 약 109조3154억원)도 25위로 올해 처음 상위 25대 기업에 진입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36위)과 반도체 제조사 인텔(51위)은 상위권에 안착했다.

낯설지 않은 명단이다. 국제 컨설팅 업체 레퓨테이션인스티튜트가 지난해 9월 공개한 ‘2015년 CSR 100대 기업’이 떠오른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15개국에서 3개월 동안 6만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다. 조사국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었다. 평가에는 각 기업의 운영 건전성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됐다. 평가내용은 100점 만점으로 환산됐다.

구글은 75.40점으로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2014년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해 도입한 모금 캠페인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구글은 난민 지원을 위한 기부 사이트를 개설하고 1대1 매칭 펀드 기부를 제안했다. 기부 받은 금액만큼 회사가 기부하는 방식이다.

“CSR 활동 끊임없이 요구해야”

마이크로소프트는 73.28점으로 4위다. 탄소배출 최소화 정책,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정책 등을 인정받은 결과다. 애플(72.28점)은 7위, 인텔(71.81점)은 8위를 각각 기록했다. 아마존도 67.71점으로 29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CSR 활동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착한 기업일수록 소비자에게 선택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배출가스 임의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지난해 15억8000만유로(약 2조4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09억유로(약 14조570억원) 이익을 거둔 전년도와 격차가 크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기업에 대한) 도덕적 요구가 미국, 유럽시장에서 강해지고 있다”며 “국가와 소비자 모두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감시하고 압박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보다 해외 기업이 CSR에 적극적”이라 면서도 “세련된 CSR문화를 원한다면 국내 소비자도 해외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살피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야 한다”덧붙였다. 

한편 레퓨테이션인스티튜트 ‘2015년 CSR 100대 기업’에서 삼성전자는 20위, LG는 9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