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끝을 향해 달려가며 각 스마트폰에 깃들어 있는 전반적인 방향성이 눈길을 끈다. 모두가 포스트 스마트폰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제품을 보면 각 기업의 굵직한 전략이 보이기 때문이다.

투트랙 삼성전자와 프리미엄의 애플, 다음은?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과 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장악한, 거의 유일한 기업이다. 갤럭시S7은 3월 출시되어 1분기에만 1000만대를 팔았고 2분기에는 2500만대 이상을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하반기 브라질 올림픽을 겨냥해 갤럭시노트7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부활은 2분기 호실적을 예상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 3조원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중저가 라인업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갤럭시J5가 지난 5월 대만 판매량 1위에 오르는 한편, 현지 업체에 빼앗겼던 중국시장의 주도권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다. 나아가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점유율도 조금씩 올라가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은 일종의 투트랙으로 가동되며 현재의 장악력을 지속시키고, 나아가 새로운 실험을 거듭하는 방법론을 보여주고 있다. 타이젠을 기반으로 출시되는 Z 시리즈는 삼성전자 투트랙 스마트폰 전략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막강한 디바이스 접점을 유지하며 초연결의 시대까지 영악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하드웨어 경쟁력을 따라오지 못하고 초연결의 사물인터넷 시장에 다소 늦게 진입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지만, 최소한 조건적인 측면으로 보면 미래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애플은 지나친 아이폰 의존도 및 매출 하락의 기조를 감내하며 오는 가을 아이폰7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상반기 아이폰SE가 기대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 상태에서 프리미엄에 집중한 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7가 전작에 비해 혁신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갤럭시S7의 경우처럼 우직하게 프리미엄의 가치를 지켜도 이용자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애플은 iOS로 대표되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기점으로 삼아 디바이스인 아이폰에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실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WWDC 2016에서 개방적 생태계 전환을 위한 시도에 나섰던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경쟁력이 균형을 맞춘 유리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애플페이 및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전개해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 중심 대단위 전략을 작동시킬 전망이다. 물론 이는 삼성전자도 추구하는 방법론이지만 애플의 방식은 iOS라는 든든한 자산을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인 경쟁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와 샤오미, 비보와 오포는? ‘동상이몽’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인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중국의 샤오미가 지난해 7100만대 판매에 그치며 휘청이는 사이 모회사로 묶인 비보와 오포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 포천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8%의 출하량 하락을 보여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17일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오포가 샤오미를 누르고 4위 업체로 올라섰다.

비보와 오포는 샤오미의 유산을 그대로 따라가며 ‘가성비’라는 키워드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 다만 샤오미처럼 온라인 기반의 유통이 아닌 오프라인 유통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존 스마트폰 업체의 전략과 2세대 다크호스의 경쟁력을 적절히 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비보와 오포는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 권력의 이동이 시작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종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샤오미는 미 시리즈의 장악력을 바탕으로 MS로부터 특허를 대거 사들이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여기에 드론과 공기청정기, 웨어러블 등 다양한 부가기기로 새로운 수익원을 고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론이 내재되어 있다. 하나는 만물상으로 변신해 스마트폰 약세의 흐름을 보완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미유아이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확산을 꾀하는 전략이다. 후자의 경우 데이터를 모아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중요한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대륙의 늑대 화웨이는 다소 이색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아너 시리즈를 통해 중저가 라인업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P 시리즈로 본격적인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는 상황이다. 통신장비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며 B2C를 담당하는 컨슈머사업부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략에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 출처=샤오미

LG전자와 소니, “부활?” LG전자는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야심차게 출시한 LG G5가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그 기세가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모듈식 경쟁력을 연결해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방법론을 추구했으나 제품의 내구성 및 브랜드 효과 등의 이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MC사업본부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수준이다.

일본의 소니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엑스페리아X 퍼포먼스가 눈길을 끈다. 국내에도 출시된 엑스페리아X 퍼포먼스는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 3GB램, 32GB 저장공간, 고속충전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치를 충실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출고가가 75만9000원에 달해 가격 경쟁력이 변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중저가 라인업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전통의 ‘명가’들이 재건을 시도하며 프리미엄에 집중하는 분위기는 다소 새롭다.

▲ 출처=소니

구글과 MS, “생태계가 답이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의 중요한 핵심으로 군림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현실 시장에서도 데이드림 생태계를 통한 안드로이드 길들이기를 본격적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구글의 하드웨어 스마트폰 제작 소식이 눈길을 끈다.

텔레그라프는 26일(현지시각) 구글이 디자인 및 제조, 안드로이드 경쟁력을 강화한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구글은 넥서스 시리즈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이는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스마트폰의 성격이 강했으며, 실제 제작은 화웨이와 삼성전자 및 LG전자 등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구글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제작한다면 안드로이드 파편화를 막아내기 위해 이용자 접점이 강한 디바이스에 직접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AOSP 등으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 파편화를 막기 위해 iOS와 아이폰의 관계에 준하는 강력한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최근 글로벌 12대 제조사에서 이름이 빠져 충격을 안긴 MS의 스마트폰 기술력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MS 자체의 경쟁력보다 샤오미 등과 협력하는 방식의 생태계 전략이 업계의 흥미를 끌고 잇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윈도폰의 생태계 전략은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의 방식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