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경제 지형의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도 EU와의 온전한 작별을 위해 2년간 협상을 벌이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적으로 증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며 채권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

23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의 개표 결과, 탈퇴 51.9%, 잔류 48.1%로 최종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650만명 중 72.2%가 참가한 가운데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EU를 떠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1741만명이 ‘EU 탈퇴’를 선택했다. 잔류를 선택한 국민은 1614만명이었다.

투표에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EU 잔류가 52%, EU 탈퇴가 48%로 예측됐지만, 개표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변동성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우선 영국은 EU리스본 조약에 따라 EU이사회와 함께 2년간 탈퇴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협상은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 이동 등의 경제적 문제와 ▲정치 ▲국방 ▲치안 ▲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작업으로 진행된다.

다시 말해,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2년 동안 다양한 경제분야 이슈로 ‘탈퇴불가’ 혹은 ‘탈퇴 지연’ 등의 결정이 나타날 우려도 크다. 불확실성의 증대는 결국 시장참가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실제 브렉시트 투표결과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파운드화가 폭락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24일 장중 한때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오후 5시 기준 엔화는 102.44~102.46엔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는 전일 1.48달러에서 1.32달러로 10.7%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 출처=미래에셋대우

안전자산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채권 역시 강세를 보이게 된다. 브렉시트로 인해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다시 말해, 채권가격의 상승이 나타나게 된다.

실제 이날 미국채 10년 금리는 브렉시트 부결이 우세하다는 판단 하에 전일 1.75%로 마감됐지만 29bp 급락한 1.46%까지 하락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KTB선물 가격이 31틱 상승, 국고3년 금리는 10bp 하락한 1.23%을 기록했다. LKTB선물 가격은 125틱 상승하며 국고10년 금리는 14bp 정도 하락한 1.46%를 나타냈다.

“중장기적으로 지속 영향…신중한 투자판단 필요”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의 다른 국가들의 이탈에 대한 위험도는 높아질 수 있는데다 미국 대선과 같은 다른 정치적 이벤트 불안감도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현실화로 발생하는 충격은 과거 금융위기와 성격이 상당히 다른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경제 리스크로 판단된다”며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의 시장 안정화 및 회원국 단속 대책 마련, 영국과 유럽연합의 관계재설정 등 이슈의 진행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