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시판되는 글로벌제약회사의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영국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복용하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Statin)계 약이 인체 내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심장마비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와는 연관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영국 데일리메일 매체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심장마비, 뇌졸중 및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률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존 의학적 견해에 과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인체 내 콜레스테롤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하 LDL)과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로 나뉜다. 지금까지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때문에 국내외 의료 전문가들은 “LDL 수치를 낮춰야 심장마비 및 다른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와 함께 대부분 스타틴 성분을 포함한 고지혈증 치료제를 처방해 복용하게 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크라리트 연구소는 스타틴 계열 약을 처방 받은 심장질환이 있는 3만2000명을 추적 조사해 얻어진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의 복용이 기대한 만큼 심장질환 발병률 저하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틴 복용으로 LDL이 떨어진 경우 심장마비 발생 등 위급 상태 13%정도만 개선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이 높은 수치(high)에서 적당한 값(moderate)으로 떨어진 경우 심장마비 발생과 같은 위급한 상태가 13%정도만 개선됐다. 반면에 적당한 수치(Moderate)의 LDL값이 낮은(Low) 수치(고지혈증 치료제를 상용하는 궁극적인 목적)로 감소했을 때 전혀 심장질환에 효과가 없었다.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크라리트 연구소는 “이번 연구로 심장 질환 발병을 낮추기 위해 영국 내 700만 명 정도가 복용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효능에 대한 논란이 재 점화 됐다”며 “위험한 정도로 높은 수치의 콜레스테롤을 나타내지 않고 심장에 문제가 없는 사람의 경우 스타틴 약을 복용하는데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몇몇 의료 전문가는 스타틴 약이 효과가 있는 반면에 지나친 남용이 복용자로 하여금 근육통과 당뇨병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해 왔다. 미국의료협회저널(JAMA) 내과 분야에 실린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낮추어 심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2차적 효과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스타틴 성분의 고지혈증 약을 복용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주의할 상태 (100ml/dL 이상)에서 적절한 상태(70.1~100mg/dL)로 감소된 경우 심장마비, 협심증, 뇌졸중 등으로 사망할 위험이 줄어들 확률은 13%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영국 보건성과 유럽 심장질환협회는 LDL 콜레스테롤이 낮은 단계(70 mg/dL 미만)로 감소한 경우 환자가 약을 복용해도 심장 질환 발병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료협회저널(JAMA) 내과 분야 논문 편집자인 캘리포니아대학 리타 레드버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스타틴 복용에 가장 중요한 정보이자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주 의학연구 논문지(BMJ)에는 60대 이상 연령에서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은 시간 낭비라는 내용의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17개 국가의 심장병 전문의 학회 및 의과대학이 공동으로 조사에 참여한 결과, 60대 이상은 LDL 콜레스테롤의 높은 수치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6만8000명이 참여했던 19개의 지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분석해도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나타낸 사람들이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논문은 설명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가설’을 빙자한 의료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사기행위로 논쟁가열?

 

스타틴 성분의 고지혈증 치료제는 의료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화두가 되어왔다. 스타틴 복용을 찬성하는 의료 전문가들은 “40~50세 중년부터 스타틴 복용을 통해 LDL 수치를 낮춰야 노년에 심장마비 및 다른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스타틴 복용에 반대하는 말콤 켄트릭 박사는 “스타틴이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콜레스테롤 가설(cholesterol hypothesis)’을 빙자한 의료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영국심장협회 피터 웨이스버그 박사는 “스타틴 복용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심장마비 위험이 낮아져 생존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환자에게 좋다는 연구들에 의문이 있기는 하지만 스타틴이 전혀 효과적이 않다는 것을 나타내지 않는다”며 “심장마비를 경험한 환자는 또 다시 심장마비가 발생할 확률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필트 대학 심장전문의 팀 치코 박사는 “스타틴 복용이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분명히 낮춰 주기 때문에 심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며 “스타틴을 복용할 때 환자들이 개방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담당의사 또는 심장전문의에게 부작용의 위험과 복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물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스타틴 남용에 대한 캠페인을 벌여온 런던의 심장전문의 아심 말호트라 박사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가능한 스타틴을 적게 복용하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목적으로 하는 연구들은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환자가 적은 양의 약을 복용하면서 동시에 부작용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면 환자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시판되는 대표적인 스타틴 계열에 해당되는 제품으로 아토바스타틴(atorvastatin 상품명(리피토: Lipitor)), 플루바스타틴(fluvastatin 상품명(레스콜: Lescol)), 로바스타틴(lovastatin 상품명(알토프레브: Altoprev)), 피타바스타틴(pitavastatin 상품명(리바로: Livalo)), 프라바스타틴(pravastatin 상품명(프라바콜:Pravachol)), 로슈바스타틴(rosuvastatin 상품명(크레스터: Crester)), 심바스타틴(simvastatin 상품명(조코: Zocor))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