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해외직구 시장,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전자상거래 시장 등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과 크로스보더 시장은 조금 다른 개념이다. 해외직구는 중국 소비자가 외국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형태다. 크로스보더 시장은 중국 소비자가 국내 쇼핑몰에서 해외 제품을 살 수 있는 형태다. 두 시장 모두 연 40~60% 성장률을 보였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등으로 시장 성장세는 조금 주춤 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에 적극 참여하는 등 중국 온라인 소비자를 잡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최근 중국 온라인 시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스토리를 입힌 C커머스(Community Commerce)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여성과 젊은층이 중심이 되는 온라인 시장에서는 스토리를 입힌 콘텐츠에 이끌려 소비를 하는 패턴이 눈에 띤다. 한국 제품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은 지금 한국 사람들이 입고, 쓰고, 먹는 제품을 사고 싶어 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면 대박이 난다고 할 정도로 큰 시장이지만 그들의 소비 패턴은 시장 성장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다. 중국 온라인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과 패턴 흐름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지켜 봐야하는 이유다.

▲ 출처=판다코리아닷컴

중국, "한국이 가진 '이야기'를 사고 싶다"

중국의 온라인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에 담긴 스토리를 사고 싶어 한다. 이에 중국 온라인 플랫폼들은 SNS에 스토리를 입힌 C커머스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C커머스 형태의 플랫폼들은 처음부터 상품을 보여주지 않는다.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보여주고 여기에 상품을 자연스럽게 녹아낸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스토리를 통해 끌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청담동 스타일”이라는 콘텐츠로 실제 한국에 살고 있는 일반인이 “청담동에서의 하루”와 같은 스토리를 통해 상품을 전달하는 것이다. 콘텐츠는 SNS와 같이 사진, 글, 동영상 등의 형태로 보여진다. 이를 본 소비자들이 상품을 클릭하면 제품 상세 페이지로 연결되고 이후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한다.

중국의 한 유명한 성인용품 판매 사이트는 일반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사용해본 뒤 사진이나 글로 후기를 남기고 그 후기를 통한 구매가 발생할 경우 그 후기를 남긴 사람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급했다. “내가 써보니”라는 스토리를 담은 셈이다. 그 사이트는 이후 사용자가 급증해 폭발적 성장을 이뤄냈다. 웨이띠엔(微店), 샤오홍슈(小红书)와 같은 플랫폼도 이와 비슷한 형태를 취한다.

한국최대 역직구 쇼핑몰인 판다코리아 닷컴도 수백명의 콘텐츠크리에이터와 협업해 패션·뷰티·헬스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에 관련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C커머스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 실제 생활하고 있는 일반인의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소비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자연스럽게 상품 노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지금 당장 한국 거리를 걷고 있는 한국인들이 입는 옷, 쓰는 제품, 먹는 음식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C커머스와 같은 마케팅 전략이 중요할 수 있다. 중국의 해외직구 시장에서 2014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했다. 점유율이 20%까지만 늘어나도 약 36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중국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는 한국 제품이 뷰티 제품이라는 것이고 또 여성 소비자가 많다는 점이다. 티몰, JD닷컴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제품 1위~10위는 모두 뷰티 제품이다.

중국 내에서도 소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주체는 ‘여성’이고 또 다른 주체는 ‘젊은층’이다. 이들 두 주체가 한국 제품을 소비할 잠재적 소비자라고 본다면 이들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층이라고 볼 수 있다.

스토리를 입히고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춘 C커머스가 부상한 것은 소비자들이 누군가의 체험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는 특징도 있지만 콘텐츠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와 젊은층이 많다는 점에 영향을 받은 탓도 있을 것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유아동 제품 소비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의 입장에서 소비를 하려 하는 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들은 제품 구매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출처=판다코리아닷컴

해외직구 연 60%, 크로스보더 연 40% 성장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8년까지 중국의 해외직구 시장은 연평균 60%씩 성장해 약 180조원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페이팔에 따르면 하이타오족(海淘, 중국의 해외직구족을 이르는 말)의 숫자는 2013년을 기준으로 1800만명에 달하고 이는 2018년까지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직구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 온라인 데이터 분석기관인 이관지쿠(易观智库)는 지난해 중국 크로스보더 수입 전자상거래 거래 규모가 약 2063억 위안(약 36조원) 규모로 2014년에 비해 59.2%나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8년 예상 거래 규모는 약 6118억위안(약 107조원)일 것으로 전망돼 연평균 40%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해외직구 가능 품목 수를 제한하고 해외직구 면세 폐지, 소비세 부과 등 규제를 강화 하면서 해외직구 시장 성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최대 중화권 역직구 쇼핑몰인 판다코리아닷컴(盼达网)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해외직구 가능 품목을 1293개로 제한하고 기초화장품·유아용품 등의 생활용품에 11.9%, 색조화장품에 47%의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화장품·건강보조식품·의약품의 경우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위생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제품군은 모두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품목이다.

물론 갑작스런 중국 정부의 발표에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셌고 미처 이를 준비하지 못한 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 중국 정부는 1년간 이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율 관련 정책이나 품목 제한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중국으로 제품을 판매하려는 기업들은 정부 정책의 흐름에도 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도 앞서 언급한 중국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 강화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티몰·판다왕 등 중국 내 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에 들어가는 국내 기업들도 결국은 해외직구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인해 해외직구와 크로스보더 시장 성장률이 이전에 비해 잠시 수그러들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고 몇 년 뒤에는 중국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와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마케팅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