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 S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중형세단 시장의 부흥. 경차 전쟁. 성장 동력 잃은 수입차. 개소세 인하 효과로 인한 내수 시장 활성화. 2016 부산국제모터쇼.

2016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기였다. 정부가 개소세 인하 혜택을 올해 6월까지로 연장하면서 대부분 업체들은 수혜를 입었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이어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라는 소문이 번지며 디젤차는 수난시대를 겪어야 했다. 모닝-스파크로 대표되는 경차 시장은 경품으로 냉장고·에어컨이 등장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됐다.

2016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키워드로 풀어봤다.

▲ 쉐보레 신형 말리부 / 출처 = 한국지엠

중형 세단

SUV 열풍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중형 세단 시장의 ‘부흥기’가 열렸다. 주인공은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 현대차 쏘나타가 ‘국민차’ 자리를 꿰차고 기아차 K5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는 시장에서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신차는 큰 돌풍을 일으켰다.

르노삼성이 3월 출시한 SM6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3~5월 3개월간 2만184대가 팔렸다. 월 평균 판매량은 6728대. 부품수급 문제 등이 해결되며 5월(7901대) 부터는 판매에 날개가 붙었다.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 쏘나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내수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한국지엠이 내놓은 쉐보레 신형 말리부도 이 같은 분위기에 동참했다. 사전계약 당시부터 돌풍의 주역이었다. 첫날부터 계약건수가 2000대를 넘어섰다. 영업일 기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1만대 계약을 돌파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 출처 = 현대자동차

친환경차

친환경차 시대에 대한 갈증은 더욱 깊어졌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파문에 이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경유차가 지목받으며 친환경차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현대차는 친환경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시장에 내놨다. 기아차가 출시한 친환경 전용 SUV ‘니로’는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폭스바겐 파문은 끝없이 계속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깊어지며 ‘치부’가 연이어 드러났다. 디젤차 뿐 아니라 가솔린차에도 불법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고, 독일 본사에서 직접 나서 배기가스 조작을 주선한 정황이 밝혀졌다. 연비 관련 서류를 조작하는가 하면 국내에 ‘부실 리콜’ 계획만 내놓으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도 국내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앞서 테슬라는 내년 말 출시 예정인 ‘모델3'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지점의 직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 출처 = 랜드로버코리아

수입차 주춤

고속 성장을 계속해온 수입차 시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과 최근 계속되고 있는 디젤 이슈 등이 맞물린 결과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폭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차의 2016년 1~5월 누적 판매량은 9만3314대. 전년 동기(9만5557대) 대비 2.3% 떨어진 수치다.

브랜드별로 희비가 갈렸다. 랜드로버와 인피니티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6%, 43.9%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여줬다. 반면 푸조와 폭스바겐 실적이 34.1%, 25.7% 빠지며 고전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디젤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았고 푸조는 신차가 없어 힘든 시기를 보냈다.

▲ 기아차 모닝 / 출처 = 기아자동차

경차 전쟁

때 아닌 ‘경차 전쟁’이 벌어졌다. 경차는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업체간 프로모션에 경쟁이 붙으며 소비자들이 몰렸다. 전쟁은 시장의 강자였던 기아차 모닝에 쉐보레 스파크가 도전장을 던지며 시작됐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신형 스파크를 출시하며 모닝의 ‘왕좌’를 위협한 것. 양사는 본격적인 ‘파격 행사’ 경쟁을 벌였다. 차량 가격을 100만원 깎아주는가 하면 200만원대 냉장고·에어컨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 쉐보레 스파크 / 출처 = 한국지엠

아직까지는 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스파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1~5월 3만5128대가 판매되며 모닝(2만8959대)을 제쳤다. 이 같은 경차 전쟁은 올 하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아차가 연말 모닝의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산모터쇼

6월2일 막을 올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가 6월1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양적·질적 성장을 이룬 행사였다는 평가다. 올해 부산모터쇼에는 국내외 25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여했다. 49종의 신차를 포함 230여대의 차량이 관객들을 맞이했다. 70만여명이 현장을 찾았다.

▲ 2016 부산모터쇼 전경 / 출처 = 부산국제모터쇼사무국

지난 2014년 행사와 비교해 전시면적은 14%늘고 신차는 40% 많아졌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5종,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가 5종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볼거리’가 많았다는 얘기다.

부산모터쇼만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체험형 행사’를 대거 진행했다. 전시장을 벗어나 시승행사, 모터스포츠 관람, 오프로드 행사 등이 열렸다.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행사가 많이 준비돼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 볼보 XC90 / 출처 = 볼보코리아

럭셔리 SUV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SUV들이 ‘럭셔리’를 본격적으로 입기 시작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단순히 크기를 키우는 것 이상의 작업을 하고 있다. 새로운 감성을 추구하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기아차는 올해 부산모터쇼를 통해 대형 SUV 콘셉트카 ‘텔루라이드’를 공개했다. 명차 브랜드 벤틀리와 마세라티는 각각 브랜드 최초의 SUV를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볼보는 ‘없어서 못 파는’ XC90을 국내 시장에 론칭했다. 재규어는 자사 최초의 SUV ‘F-페이스’를 부산모터쇼 현장에서 공개했다.

▲ 제네시스 G80 / 출처 = 제네시스

제네시스

현대차가 지난해 선보인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시작했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EQ900는 올해 1~5월 1만4089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3000대 가까운 출고량을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제네시스DH 역시 같은 기간 1만4586대가 팔렸다.

제네시스DH의 부분변경 모델 G80은 부산모터쇼에서 데뷔무대를 가졌다. 국내에서는 사전 계약 건수가 일주일만에 5000대를 넘어섰다. 제네시스 측은 브랜드의 두 번째 차량인 G80을 국내·외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