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씨(29세)는 자취 10년차 나홀로족 이다. 그는 주로 외식을 하거나 간편식을 사먹으며 끼니를 챙긴다. 일, 취미생활 등을 하다보면 가사일에 신경쓸 여력이 없고, 특히 요리를 매일 해먹는건 귀찮을때가 많기 때문. 바깥에서 먹는 날이 주 5회 이상이지만 특별히 건강을 걱정하진 않는다. 그의 건강 비결은 도시락통 대신 갖고 다니는 '휴대용 약통'. 오메가3, 비타민, 유산균 등을 담아 삼시세끼 챙기듯 규칙적으로 먹는다. 아침에는 건강즙을 주문해 마시고, 컨디션에 따라 프로폴리스나 간 영양제도 챙겨먹는다. 그는 "밥은 안먹어도 영양제는 꼭 먹는다. 현실적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지속하기 힘들고 사실 아침에 쥬스를 갈아 마시는것도 번거롭다. 그래서 간편한 영양제로 보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1인가구가 식품업계에서 일으킨 간편식 열풍이 이번엔 영양제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넘어가 웰빙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주로 함께먹는 외식과 홀로먹는 간편식은 맛과 가격, 편리함 등을 주요 기준으로 고르기 때문에 고른 영양 섭취를 유지하기 어렵다. 때문에 간편한 영양제, 건강즙 등을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는 것.

삼시세끼 밥만 잘먹어도 건강하다. 하지만 외모관리에 따른 다이어트와 바쁜 생활패턴, 혼자 하기 번거로운 가사일 등 때문에 1인가구에게 건강기능식품은 선택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나홀로족은 나 자신을 위한 여행, 문화생활, 자기계발 등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자기 지향성'이 강한 소비패턴도 한 몫한다.

또 종합영양제나 보약 한채만 먹던 예전과는 달리 영양제나 건강즙도 식품처럼 깐깐하게 고른다. 성분과 원산지를 보는 것은 물론, 피로도가 높으면 비타민B군 장건강이 안좋으면 유산균등을 섭취하는 등 필요한 영양소를 골라서 섭취한다.

 
 나홀로족 500만 시대, 유통지도 바꾸는 핵심계층

▲ 서울시 1인가구 증가추이. 출처=서울시

1인가구 500만 시대,국민 4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다. 이제 1인가구는 나홀로 살아가는 특수계층이 아닌 전체 인구의 주요 인구층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올해  그 비중이 전체 가구의 26%에 달하며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었다.  2025년에는 그 수가 전체의 30%를 넘는 656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에 의하면 1인가구는 전체 인구의 24.6%에 달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인가구 (24%)까지 더하면 절반 이상이 1~2인가구에 속하며 가구수 소형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이들은 '솔로 이코노미' 현상을 만들어내며 유통지도를 바꾸는 핵심 계층으로 부상했다. '간편식'으로 대표되는 식품의 소형포장, 편의점 도시락 열풍을 일으키고, 방송 프로그램 등 사회 문화 전반과 정책의 변화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이 고령화와 함께 1인가구 증가를 핵심 트렌드로 꼽고 있는 이유다.

특히 이들은 편의점 도시락 매출고를 일으킨 주역으로 꼽힌다. 업계에 의하면 편의점 도시락의 시장 규모는 2014년 2000억 원에서 2015년 3000억원 으로 커졌다. 소비는 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와 KT가 공동 조사한 '2016 청년세대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 조사: 1인 가구의 민낯 보고서'에 의하면  1인 가구의 편의점에 대한 의존도는 다인 가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주 구매처로 편의점을 선택한 비율은 20대 1인 가구(9.1%)와 30대 1인 가구(6.6%)가 20대 다인 가구(1.8%)와 30대 다인 가구(0.4%)를 훨씬 웃돌았다. 1인 가구의 편의점 방문 빈도는 주 평균 4.5회로 2535 다인 가구의 평균 방문 빈도 3.6회보다 높았다.

나홀로족  3명중 1명 아침식사 거르는 영양 불균형

나홀로족은 영양 상태가 불균형 해지기 쉽다. 1인가구 3명중 1명은 아침을 거르고, 규칙적으로 끼니를 챙기는 이들은 전체 인구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만 19~74세 1인·2인 이상 가구 소비자 1000명을 대상

▲ 2535세대 1인가구 외식횟수. 출처=대학내일20대연구소

으로 조사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식품시장 영향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아침에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답한 1인 가구는 33.5%에 달했다. 이는 2인 이상 가구(18.1%) 보다 2배 정도 많은 수치다. 젊은 층일 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연령대는 30대 이하가 44.2%로 가장 많았다.

또 식사시간이 규칙적이라는 1인 가구는 56%로, 2인 이상 가구 71.4%보다 낮았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3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영양섭취가 부족한 1인 가구는 11.7%로, 2인 이상 가구(6%) 보다 2배가량 높았다.

과일,채소, 수산물 등의 섭취량이 적어 권장섭취기준 대비 영양소 섭취 비율도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칼슘(60.2%), 칼륨(77.4%), 비타민C(79.4%), 리보플라빈(85.3%), 비타민A(86.8%), 나이아신(93%) 등의 섭취량이 권장 섭취량에 못 미쳤다.

 

편의점서  건강식 구매하고 커피대신 아이스 비타민 음료

▲ 2535세대 1인가구 식료품 주 구매처. 출처=대학내일20대연구소

국내 식품업계와 제약업계는 1인가구를 잡기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1일부터 세븐일레븐 2000여개 매장에 정관장 홍삼정옥고, 홍삼진본, 홍삼쿨과 굿베이스 아로니아 제품 등 4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등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포켓용 건강기능식품 3종'을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은 남성 건강을 위한 종합비타민 미네랄, 여성 건강을 위한 종합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폴리스 등 3종으로 구성됐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아이스 비타민 음료'가 인기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얼음컵에 비타민음료를 타서 먹는 것인데, 자신만의 방식으로 식품 레시피를 재 창조하는 소비자인 모디슈머(modisumer) 열풍의 일환이다.

1인가구 청년층의 편의점 구매품목 가운데 음료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앞서 언급한  '2016 청년세대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 조사: 1인 가구의 민 낯 보고서'에 따르면 2535 세대가 지난 한 달 이내 편의점에서 구입했다고 응답한 제품군 비율은 음료수가 72.9%로 가장 많았다.

편의점 비타민 음료는 동아제약의 '박카스', 광동제약의 '비타500'에 고려은단 '마시는 비타민C 1000'와 일동제약의 아로골드D가 TV 광고 등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