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이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 상징격인 골프의 명성에도 이미 큰 흠집이 난 상태이다. 상대적으로 미니는 디자인을 넘어 도덕의 아이콘 자리까지 넘볼 기세다. 이는 크고 작은 게이트나 스캔들에서 자유로운, 거의 유일한 자동차 회사인 BMW 그룹의 일원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니는 바른 차이기 전에 ‘다른’ 차이다.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되새길 필요가 있다.

 

▲ 출처=BMW AG

소싯적 남다른 행동에는 대가가 따랐다. 정답을 모르면 꿀밤을 맞았고, 괜한 질문이라도 하면 벌을 섰다.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특이한 행동을 하면 대부분 그만큼(심지어 그 이상) 손해를 봤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특이하면 그만큼 주목을 받고 기회를 얻는 시대가 되었다. 미니라는 자동차는 특이하게 생겼다. 하는 짓도 생김새만큼 특이하다. 실제로 미니는 독특한 디자인만큼이나 이색적인 이벤트와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자동차로는 상상하기 힘든 360도 공중제비부터 포르쉐와 맞장 뜨기 등 기상천외한 퍼포먼스로 팬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미니의 오랜 습관이자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다.

6년 전 이맘때였다. 미니는 포르쉐와의 1:1 레이스라는 기막힌 발상으로 작지만 특유의 톡 쏘는 주행 성능을 입증했다. 2010년 6월, 미니 미국 법인 CEO인 짐 맥도웰은 포르쉐 현지법인 회장에게 누가 더 기민하고 빠른 차인지 한 번 붙어보자는 다소 도발적이면서도 유쾌한 내용의 영상과 메시지를 미니 미국 페이스북 공식 계정(facebook.com/미니 USA)을 통해 공개했다. 페이스북에 업로드된 대결 신청 공개 영상과 서한은 순식간에 미니와 포르쉐 팬들을 통해 퍼져나갔고, 결국 애틀랜타의 한 경주 트랙에서 실제 대결이 성사되었다. 레이싱에는 양측 대표격인 미니쿠퍼 S와 포르쉐 911 카레라 S가 참가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천생 스포츠카인 포르쉐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둘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미니가 2초 차이로 포르쉐에게 패했지만, 스포츠카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역주를 펼치면서 미니의 짜릿한 성능을 가장 ‘미니’스러운 방식으로 입증한 자리였다.

2013년 2월, 익스트림 스포츠맨이자 프리스타일 스키어인 동시에 랠리카 드라이버인 프랑스인 겔랑 시세릿과 미니가 의기투합해,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이용해 360도 공중제비를 넘는 백플립 기술을 성공했다. 여기에 동원된 차는 미니 JCW 컨트리맨 ALL4 레이싱카 모델로 미니 모델 중에서 가장 강력한 엔진과 ‘ALL4’라 부르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자랑한다. 눈밭 위에서 시도된 이 도전은 점프대와 착지대를 제외한 별도의 보조장치 없이 자동차 자체의 성능과 드라이버의 실력으로만 이뤄진 최초의 시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최초로 미니가 백플립에 성공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미니공식 유튜브 계정(youtube.com/미니)에 업로드되어 지금까지 43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 출처=미니코리아

미니를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본사 뺨치는 미니코리아의 행보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고정관념을 깨는 미니의 활동이 꾸준하다. 지난 2009년 8월,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 물 위를 달리는 자동차 미니(미니)가 나타나 피서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운대를 찾은 관광객들을 위한 미니 50주년 깜짝 선물로 게릴라 마케팅을 진행한 것. ‘미니아쿠아(미니Aqua)’라는 이름의 이 자동차는 섬유유리로 만든 모형 자동차였다. 모형이라고 하지만 헤드램프, 방향지시등, 브레이크등, 안테나, 범퍼, 타이어뿐만 아니라 손잡이까지 실제 자동차와 똑같이 만들어 효과가 컸다. 가로 8m의 대형 유리병 구조물 내에 미니를 넣는 기이한 볼거리도 함께 제공했다. 2012년에는 미니 컨버터블을 수륙양용차로 개조해 인천에서 서울까지 한강을 횡단하는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다. 한강 도하에 투입된 미니 컨버터블 수륙양용 모델은 좌측 스티어링휠 이외에 오른쪽에 조향 장치를 부착, 수상에서도 방향 제어가 가능하도록 제작됐으며 개조 비용을 포함해 약 1억원의 돈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땅 위와 물 위를 모두 달릴 수 있도록 특별 제작된 미니 컨버터블은 아라뱃길(인천)부터 서울 마리나 클럽 & 요트(여의도)까지 약 32㎞ 구간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횡단 중 실패하고 말았다. 방송을 통해 전 과정이 소개된 수륙양용 미니의 도전은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포기를 모르는 도전정신 그 자체로 팬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가장 좋은 마케팅은 좋은 상품이다. 더 좋은 마케팅은 더 좋은 상품이 아니라 ‘다른’ 상품이다. 이 사실을 미니는 1956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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