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메가와 스위스 연방 계측기관이 함께 만든 METAS 인증제도. 출처=오메가

럭셔리 워치 메이커들에게 자사에서 만든 무브먼트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매뉴팩처의 기술 수준은 물론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자신들의 위상이 갈리기 때문이다. 매뉴팩처들이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에 혈안이 돼 있는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계를 구매하고 접하는 사람들에게 무브먼트는 가깝고도 먼 존재다. 어려운 용어는 물론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원리는 얼른 이해하기 어렵다. 복잡하기만 한 무브먼트 이야기를 <이코노믹리뷰>가 최대한 쉽게 풀어서 전하고자 한다. 그 여덟 번째 이야기 오메가 칼리버 9904 마스터 크로노미터.

오메가는 다재다능한 시계를 언급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워치 메이커다. 이들은 브랜드 초기부터 회중시계는 물론 열차에 탑재돼 기관사와 승객들에게 시간을 알리기도 했고 전쟁 중에는 이탈리아 왕립 공군에 납품되며 존재감을 발휘하기도 했다. 종횡무진 곳곳을 누빈 오메가가 결정적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나사의 험난한 테스트를 통과하면서부터였다. 1960년대 나사는 우주 비행 프로젝트에 일환으로 우주 비행사들에게 적합한 시계를 찾아 나섰다. 온도, 압력, 충격, 진동, 소음 등 총 11개로 이뤄진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나사와 함께 우주에 갈 수 있는 특혜가 주어졌는데 이를 가뿐히 통과한 것이 바로 오메가의 시계였다. 이후 오메가는 역사적인 달 착륙에 함께하며 그들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밖에도 오메가는 1932년 LA 올림픽부터 다가올 2016 리우 올림픽까지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하는 등 자신들의 기술력을 만천하에 알리고 있다. 이런 오메가가 2015년 스위스 연방 계측기관인 METAS와 함께 자체 인증제도를 강화하며 한 단계 올라선 무브먼트 제조 기술을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METAS 인증제도는 시계를 1만5000가우스의 자기장에 노출시키는가 하면 파워 리저브가 각각 100%와 33% 남았을 때 시계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등 상당히 까다로운 8가지의 절차를 추가했다.

▲ METAS 인증을 통과한 칼리버 9904 마스터 크로노미터. 출처=오메가

칼리버 9904 마스터 크로노미터 역시 METAS 인증을 마친 무브먼트 가운데 하나로 한 달의 일수가 30일이 아니라 29.5일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맞춰져 오차를 최소화했다. 흔히 적용되는 기어 트레인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지만 오메가는 문페이즈 컴플리케이션과 관련해 축척된 경험으로 이를 극복했다. 덕분에 시계를 구입한 뒤 10년간은 별도의 조정이 필요 없다. 10년이 넘어 조정을 하게 될 때도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3시 방향에 자리한 크라운을 몇 바퀴 돌리면 그만이다. 이 무브먼트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문페이즈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상태에서 METAS 인증을 통과했다는 사실이다. METAS 인증은 극한의 상황에서 시계를 테스트 하는 만큼 컴플리케이션이 탑재될수록 민감할 수밖에 없다. 칼리버 9904 마스터 크로노미터는 우려와 달리 METAS 인증을 통과했고 스피드마스터 문페이즈에 무리 없이 탑재할 수 있었다.

▲ 칼리버 9904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탑재한 스피드마스터 문페이즈. 출처=오메가

[동영상]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페이즈와 칼리버 9904 마스터 크로노미터 감상하기

스피드마스터 문페이즈는 칼리버 9904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품고 있는 시계로 6시 방향의 문페이즈가 단연 압권이다. 실제 달을 연상시킬 만큼 정교한 데다 한정판에는 우주 비행사의 발자국까지 새겨져 있을 정도다. 이 시계는 문페이즈 외에도 미적 감각이 발휘된 곳을 다이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트윈 서브 다이얼 구조로 된 두 개의 다이얼은 좌우 대칭을 이루며 균형미를 전하는가 하면 블루 다이얼과 블루 레더 스트랩은 은은한 멋을 전한다. 소재 역시 주목해볼만 하다. 브러싱 처리한 블루 다이얼과 세라믹 베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등을 적재적소에 사용해 내구성을 끌어올렸다. 베젤 위에 올려진 타키미터 스케일은 리퀴드메탈 소재를 사용했는데, 스피드마스터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리퀴드메탈은 지르코늄에 티타늄, 니켈, 구리 등을 섞어 만든 합금으로 철보다 강도가 최대 3배 이상 높지만 플라스틱처럼 쉽게 모양이 변형돼 시계 외에도 찾는 곳이 많은 금속으로 꼽힌다. 서브다이얼은 무브먼트의 플레이트로 주로 사용되는 로듐을 플레이팅 처리했다. 로듐은 내마모성과 내부식성이 월등해 시간이 지나도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화려한 기술력과 적재적소에 사용한 신소재 사이로 과거의 것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핸즈. 스피드마스터 문페이즈에 적용된 핸즈는 오벨리스크 핸즈로 초창기에 볼 수 있던 핸즈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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