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에서 단연 화두는 전기차 시장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공급처를 많이 확보한 영향으로 오는 2018년이면 생산 측면에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 전망은 밝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소형 2차 전지가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나중에는 중대형으로 그 영역이 넓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 이슈가 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전기차 대중화는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B3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15년 678만대 수준에서 2020년이면 1045만대로 늘어나 연평균 30% 성장률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이에 따른 탄소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은 클 수밖에 없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육성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생산기지가 중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2021년 목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5g/㎞다. 또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 2014년 9월부터는 EURO-6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URO-6 규제에 따르면 자동차 배출가스 중 규제 대상이 되는 부분은 일산화탄소(CO), 탄화수소(HC), 질소산화물(NOx), 매연입자(PM) 등이다.

최근에는 노르웨이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에 합의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노르웨이는 여야가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만 신규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행 시 화석연료를 일부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도 판매가 금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에서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아직까지 합의점을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야당이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인도 역시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신규 판매를 금지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도 탄소 배출 규제안을 발표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자동차 연비기준안은 2025년까지 평균연비 54.4mpg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에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어 전기차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은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 도입단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기차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안정적이 되려면 정책,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격 측면일 것이다. 가격대가 너무 높으면 소비 대상층이 좁을 수밖에 없다. 가격을 낮추려면 생산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에서 비용을 낮추는 쪽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아직도 단계별 성장 중이다. 현재로써는 충전이 빠르게 되면서 사용 시간은 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에너지 밀도는 단위 부피에 저장된 에너지를 뜻한다. 즉 일정 부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게 된다면 한 번 충전으로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게 된다.

보통 배터리 하나의 사이클은 횟수로 측정된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500회 정도를 하나의 사이클로 본다. 한 번 충전으로 장시간 사용이 가능해야 500회 충전 횟수에 도달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는 곧 전기차를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느냐의 기준이 된다. 배터리 수명이 다했을 때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겠지만 이는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 전기차 대중화에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은 비용 부분이기에 업계에서는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중대형 2차 전지 형태는 각형과 파우치형이 있다. LG화학은 두 종류 모두를 생산하고 삼성SDI는 각형을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지 형태는 자동차 업체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파우치형은 원통형과 각형에 비해 더 가볍고 얇게 만들 수 있는 대신 생산 비용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차 전지 전문가인 박철완 박사는 업체마다 다른 형태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이유가 “업체별 생산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형의 경우 모양이 일정하기 때문에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 업체가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파우치형의 경우는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사람이 공정에 투입되는 수동형 업체가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에 있어서 또 하나의 이슈는 ‘안전성’ 문제다. 최근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위험도가 높은 것 아니냐는 문제가 주로 제기되고 있다. 배터리 생산 업체들은 배터리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리막은 생산 방식과 기술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안전성을 높이느냐에 대한 부분은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상 배터리에는 탄소재인 음극재가 들어가기 때문에 100% 안전성을 가질 수는 없다. 다만 그 안전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배터리가 망가질 경우 정확하게는 발화 현상이 나타나거나 연기가 나게 된다. 박철완 박사는 “물리적 충격과 분리막 수축으로 인한 단락현상”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제까지 소형 배터리에서 발화 현상이 나타난 것은 대부분 반려견을 키우는 집에서 많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강아지가 배터리 끝부분을 씹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열이 발생해 배터리 셀에 있는 분리막이 수축되면서 단락현상이 나타나면 연기가 나거나 불이 붙을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소형 전지처럼 끝부분에 물리적 힘이 가해져서 단락현상이 발생하기보다는, 충돌로 인한 충격이 주된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강하게 설계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