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 간의 융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빠르게 산업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스며들고 있다. 또 환경에 대한 관심이 산업계의 중심을 바꿔놓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고 화력발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2차 전지가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니는 미국 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모델3’ 출시를 앞두고 40만대가 넘는 예약을 받았다. 업계의 모든 이목이 테슬라에 모이고 있는 상태다. 2020년이면 세계 곳곳에서 도로를 누빌 전기차는 370만대가 넘어설 전망이다. 그만큼 세계는 지금 전기차 이슈가 뜨겁다.

전기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함께 각광받고 있는 것이 2차 전지다. 2차 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전지가 아니라 충전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2차 전지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1193억달러(약 139조38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2차 전지에서 납축전지가 많이 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되는 추세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2차 전지의 한 종류로 스마트폰·노트북과 같은 소형 전자기기부터 잉여 전력을 저장해두는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까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2013년 글로벌 납축전지 시장 규모는 320억달러,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160억달러로 2배가 더 컸지만 2018년이면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가 납축전지를 넘어서 더 커질 전망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근 세계는 환경 문제에 직면하면서 ‘탄소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파리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열렸고 195개국이 새로운 기후변화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으로 참가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가지게 됐다. 전기차가 차세대 시장으로 각광받은 것은 이런 영향도 크다.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연기관과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도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재생에너지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잉여 전기에너지를 버리지 않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가 대두됐다. 이는 곧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송전망 시설을 설치하기가 어려운 국가에서는 전기 저장의 측면에서 ESS의 발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탄소규제 정책과 재생에너지 발전 등은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됐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빠르게 충전하고 한 번 충전으로 오래 달릴 수 있게 하는 배터리의 개발이 필수적이고 재생에너지로 생산해낸 잉여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ESS 개발이 필수적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리튬이온배터리는 아직 완전하게 개발이 끝난 제품이 아니다. 리튬이온 ‘안전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생산 업체들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들을 개발 중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중에서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올해와 다음해 각각 60%의 성장률을 이어갈 전망이다. B3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1만6733kwh 규모일 전망이다. 다음해에는 2만6394kwh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1140kwh에 비하면 7년 만에 23배 가까이 성장하는 셈이다.

납축전지 중심의 2차 전지 시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2차 전지 생산 기업 매출의 대부분은 현재로써는 소형전지가 차지하지만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ESS 관련 정책이 잘 시행된다면 향후 리튬이온전지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