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턱 막히는 미세먼지와 이른 더위에 지쳐가던 찰나, 단비 같은 장마가 찾아왔다. 올해는 장마 기간 초반에 거센 비가 집중되고 예년보다 길고 강수량도 많은 장마가 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땀이 주르륵 흐르는 무더위보다는 장마가 낫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장마 기간 동안 습도뿐 아니라 온도도 높아서 한여름 못지않게 땀이 많이 난다.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고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속옷이다.

덥고 습한 장마철에는 일단 땀이 나면 잘 마르지 않고 습기가 계속 몸에 머문다. 그래서 속옷이 축축하게 젖기 쉽다. 더욱 좋지 않은 것은 이 젖어버린 속옷이 높은 습도 탓에 잘 마르지도 않는다는 것. 몸의 습기를 잡기 위해서는 우선 땀이 나기 쉬운 부위부터 공략해야 한다. 여성들의 가슴은 온도가 높아 땀이 잘 나고 또한 습기가 쉽게 차는 대표적인 부위다. 브래지어를 장시간 착용하고 있다 보니 땀이 배출되지 못하고 그대로 속옷에 흡수되는 경우가 많다. 가슴 속 습기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흡습성을 높인 브래지어가 필요하다. 브래지어 몰드컵에 공기가 드나드는 작은 구멍이 있거나, 컵 아래 부분에 구멍이 숭숭한 메시(Mesh) 소재를 사용한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한결 쾌적하다. 기왕이면 피부와 직접 닿는 컵 안쪽의 안감도 흡습속건의 기능성을 갖춘 소재면 더욱 좋다.

땀이 쉽게 나는 대표적인 부위 중 또 한 곳은 바로 등이다. 장마철에는 덥기 때문에 겉옷 하나만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등에 땀이 흥건하게 나면 바로 겉옷에 흡수되어 버린다. 그러면 겉옷까지 젖어버려 축축하게 느껴지고 젖은 옷이 몸에 휘감겨 불쾌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장마철에는 땀을 흡수하는 러닝을 옷 안에 한 겹 더 입어주는 편이 좋다. 대신 러닝도 축축하게 젖어버리지 않도록 땀을 빨리 흡수하고 방출하는 기능성 원단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남성의 경우는 하의 속옷도 잘 챙겨 입어야 한다. 높은 온도와 습도는 남성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차가운 촉감을 주는 냉감성 원단이나 흡습속건의 기능성 원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땀으로 인해 몸에서 나는 냄새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주는 데오도란트 성분이 함유된 원단도 추천할 만하다.

여성의 경우는 발의 땀을 신경 써야 한다. 장마철에 발은 늘 습하다. 항상 습기가 차 있는 발에는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이 세균은 발 냄새의 주범이 된다. 게다가 장마철에 여성들은 목이 긴 레인부츠를 자주 신는데, 이 레인부츠는 통풍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발에 더욱 습기가 차기 쉽다. 습기가 머무르지 않는 쾌적한 발을 위해서는 덧신을 신어주는 것이 좋다. 안 그래도 덥고 습한 날씨에 덧신을 신으라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얇은 면이나 가벼운 나일론 소재의 덧신을 신으면 발과 신발 사이에 땀과 데워진 공기가 배출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그래서 산뜻한 것은 물론, 젖은 발이 신발에 들러붙지 않아 좋다는 것이다.

장마철 속옷은 선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관리다. 장마철에는 빨래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세탁을 조금만 게을리 하면, 깨끗한 속옷이 없어 찝찝하고 눅눅한 속옷을 오래 입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그러니 우선은 장마철에 부지런히 땀에 젖은 속옷을 세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세탁한 후에는 건조가 중요하다. 세탁한 속옷이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입으면 속옷을 오래 입고 있는 것만큼이나 위생상 좋지 않다. 눅눅하고 습한 여름 날씨에는 인체에 해로운 세균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세탁한 속옷을 제대로 건조하려면 우선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세탁기를 이용해 기계식 건조를 하면 속옷의 형태가 망가질 위험이 있으니, 수건을 사용해 최대한 속옷의 모양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두드리듯이 물기를 제거한다. 그 후에는 통풍이 적은 그늘에서 건조시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