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한국닛산

닛산이 중형 세단 알티마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입차 중형 세단 최초로 가격 시작대를 2000만원대에 설정했다. 파격적인 전략이다. 알티마는 1992년 글로벌 시장에 데뷔한 이후 매년 닛산 브랜드 판매의 50% 이상을 책임지는 ‘위대한’ 차다. 한국닛산은 이 차를 통해 국내 프리미엄 수입 가솔린 세단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은밀한 목표를 세웠다.

닛산, 젊음을 입다

올 뉴 알티마는 2.5와 3.5 두 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2.5ℓ 엔진 장착 모델 중 최상위급 트림인 2.5 테크를 시승했다. 감각적인 디자인이 반영됐다. 국내에 새롭게 출시된 차량은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외관 디자인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앞서 선보였던 닛산의 플래그십 세단 맥시마와 같은 패밀리룩이 느껴진다. 전면부 V-모션 그릴과 날렵한 LED 헤드램프가 어우러져 날카로운 인상을 풍긴다.

▲ 출처 = 한국닛산

앞쪽 범퍼는 물론 보닛, 후드 쪽까지 디자인이 모두 변경됐다. 볼륨감을 극대화시킨 것이 포인트다. Q70 등 인피니티 세단 차량에서 접할 수 있는 근육질 몸매가 보인다. 더 낮아지고 길어진 리어램프는 부메랑 타입으로 제작됐다. 고급스러운 인상을 배가시켜주는 요소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올 뉴 알티마는 트렁크가 깊게 설계, 후방에서 발생하는 양력을 줄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를 통해 차체 안전성을 높이고 실용성을 극대화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실내 디자인의 특징은 간결함으로 요약된다. 맥시마와 비슷한 분위기를 낸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7인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해 중심을 잡아준다. 실내 내장재는 고급스러운 편이다. 마감도 깔끔하다. 앞좌석에는 ‘저중력 시트’를 장착해 착좌감을 향상시켰다. 신체의 중심을 단단히 지지해 하중을 분산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장시간 주행의 피로감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한국닛산

올 뉴 알티마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875㎜, 전폭 1830㎜, 전고 1470㎜, 축거 2775㎜다. 트렁크 용량은 436ℓ를 제공한다. 현대차 쏘나타보다 전장은 20㎜ 길고 전폭은 35㎜ 좁다. 축거도 30㎜ 짧다.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패밀리 세단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차량에 탑승해 보면 머리 위 공간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알티마, 효율성을 입다

2.5ℓ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4.5㎏·m의 힘을 낸다. 무단변속기(CVT)와 조화를 이룬다. 공차중량은 1480㎏로 가벼운 편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검증을 마친 차량인 만큼 안정적인 달리기 실력을 보여줬다. 가속에 스트레스가 크지 않고 제동도 무리 없이 해냈다.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의 감각이 돋보였다. 고정된 기어비 없이 가속 상황에 따라 적합한 변속을 꾸준히 제공한다. 이를 통해 차량의 역동적인 성능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효율성도 잡아냈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계기판을 통해 RPM 게이지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모드인 ‘D’와 함께 보다 역동적인 ‘DS’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 출처 = 한국닛산

다만 매뉴얼모드가 아예 제외된 것은 아쉽다. 맥시마의 경우 CVT가 적용됐지만 가상으로 7단 수동 모드를 만들어 제공한다. 넘치는 엔진의 힘을 보다 강력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운전의 재미도 배가되는 요소다. 올 뉴 알티마는 수동 모드 조작이 불가능하다.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이 장착된 것이 전부다.

고속 주행에서 안정성이 돋보였다. 특히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차음 유리 강화, 흡차음재 보강 등을 거쳤다는 게 한국닛산 측의 설명이다. 일반 주행에서는 물론 한계 속도에 가까운 주행 중에도 소음·진동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서스펜션 개선을 통해 승차감도 향상됐다. 요철 등을 넘을 때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낸다. ‘동급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연료 효율성도 우수하다. 17인치 타이어 기준 13.3㎞/ℓ의 복합연비를 보여준다. 도심에서 11.5㎞/ℓ, 고속에서 16.6㎞/ℓ의 효율을 낸다. 고속도로 연비가 확실히 높게 나와 만족스러웠다. 약 100㎞ 구간에서 정속 주행을 한 결과 실연비가 19㎞/ℓ 수준까지 올랐다.

▲ 출처 = 한국닛산

닛산이 자랑하는 첨단 안전 시스템도 대거 적용됐다.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 전방 비상 브레이크,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갖췄다. 차체의 안전성은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선정 ‘2016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획득하며 검증을 마쳤다.

브랜드의 ‘대표 모델’이라는 명칭이 붙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성능과 디자인 모두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차라는 평가다. 가격은 2.5 모델이 2990만~3480만원, 3.5 모델이 38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