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인체에 이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흔히 흡연의 폐해로 여러 암과 희귀병을 떠올리곤 하지만 눈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실제로 흡연은 안압의 상승과 안구돌출, 시신경염, 녹내장 등 실명을 초래할 만큼 위험한 질환들과 밀접한 관계다.

흡연은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수많은 유해성분들은 혈관을 수축시켜 뇌로 향하는 혈액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시신경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느리고 치료가 어렵다.

장기간 흡연을 하면 시신경염이 초래될 확률이 높아진다. 시신경염이란 시각정보를 눈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120만개 정도의 신경섬유 다발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시신경 손상은 물론 시력감퇴와 눈 주변 통증, 색각장애, 시야결손 등 생활 전반에 불편을 주는 증상이 나타나며,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에게서 발병률이 더 높다.

안과전문의는 "흡연이 백해무익한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실명을 초래할 만큼 위험한 대표 안질환들의 경우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은데, 흡연자의 유병률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꾸준히 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눈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한 여러 질환을 겪는다. 이런 질환들은 평소 관리만 잘해도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는데, 흡연은 발병을 앞당기거나 악화시킨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노인성 안질환으로는 녹내장과 백내장이 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이 주요 발병 원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흡연은 시신경을 손상시키므로 녹내장 발병 원인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40~50대에 발병률이 높은 백내장도 장기간 흡연 시 발병률이 높아진다.

우리 눈의 수정체는 본래 투명하고 유연한데, 흡연 시 담배에서 발생하는 독소가 눈의 수정체에 누적되면 백내장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3~4배가량 높았다.

두 질환 모두 초기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말기에 이르러 발견하는 경우가 많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결국 금연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흡연은 실명 위험이 있는 황반변성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 지난 2014년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 교수팀의 황반변성의 유병률과 발병요인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균형 있는 식생활로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빈혈과 간염을 예방하는 것이 황반변성 발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며 반드시 금연을 실천하는 것이 노년의 눈 건강과 시력유지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피곤하면 생기는 다크서클을 발생시키는 원인 중 하나도 흡연이다. 다크서클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발생하는데 피로와 스트레스, 흡연 등은 우리 몸에 혈액순환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담배 연기에는 수천여 종의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있고, 한 개비를 피우면 혈관이 약 30분가량이나 축소되기 때문에 혈관건강을 저하시킨다.

특히 담배는 입으로 들이마시고 코와 입으로 내쉬기 때문에 비강 건강에 해로운데, 담배를 피우면 비강과 눈꺼풀 아래의 혈액순환이 정체되어 다크서클 유발이 촉진된다.

간접흡연만으로도 안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민 10명 중 7명에게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안구건조증은 황사나 미세먼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담배 연기에 포함된 유해성분도 미세먼지만큼이나 해로우므로 간과해선 안 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이물감, 쓰라린 느낌, 눈부심, 눈 피로감, 충혈 등 환자마다 다양하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각막궤양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고, 시력장애까지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눈이 건조하거나 안구건조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인공 눈물을 점안하거나 가까운 안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