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0세 이상 남성 중 저체중인 사람이 정상 체중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낮다는 기존 의학 상식을 뒤집는 결과다. 또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진 남성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남성의 두 배에 달했다.

1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안동대 식품영양학과 이혜상 교수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10∼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근거로 50세 이상 남성의 뼈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우리나라 50세 이상 남성의 골감소증과 골다공증 유병률과 관련 요인: 2010∼2011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에 참여한 50세 이상 남성 1136명의 뼈 건강 상태를 평가한 결과 정상 46.4%(474명), 골감소증 46.3%(563명), 골다공증 7.3%(99명)로 나타났다. 골감소증은 뼈의 생성량이 소실량보다 적어 골밀도가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가리키며, 정도가 심해지면 골다공증으로 발전한다.

◇ 50대 남성 골다공증 유병률, 또래 여성의 1/5 수준

연구 대상과 비슷한 나이인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의 다른 연구에선 골감소증과 골다공증 유병률이 각각 50.4%, 34.5%였다. 50대 남성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7.3%)은 유사 연령대 여성의 1/5 수준인 셈이다.

이혜상 교수는 논문에서 "50세 이상 저체중 남성은 정상 체중 남성에 비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52% 낮았다"며 "자신의 체중(㎏)을 키(m로 환산)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 지수(BMI)가 18.5 이하이면 저체중, 18.5∼25이면 정상,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은, 고콜레스테롤혈증(공복 시 총콜레스테롤 수치 240㎎/㎗ 이상 또는 콜레스테롤약 복용) 남성의 골다공증 위험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남성보다 1.9배나 높았다. 이는 혈관 건강이 나쁘면 뼈가 취약해질 수 있고, 반대로 뼈가 약하면 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고지혈증을 가진 폐경 여성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2.1배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며 "골다공증이 동맥경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 골다공증 여부와 상관없이 칼슘·비타민 D 부족 

이번 연구에선 골다공증 남성의 칼슘 섭취량이 뼈가 건강한 남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비타민 D 농도도 골다공증 남성이 약간 높았다. 칼슘은 뼈의 주성분이고 비타민 D는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해 칼슘 및 비타민 D 보충은 뼈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뼈 건강이 정상인 남성과 골다공증 남성의 하루 칼슘 섭취량은 각각 521㎎, 543㎎으로 칼슘의 1일 섭취 권장량(700㎎)에 훨씬 미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건강한 남성이 16.6ng/㎖, 골다공증 남성이 17.9ng/㎖였다. 뼈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20ng/㎖ 이상이다.

한편 골다공증은 여성 질환으로 인식돼 남성 골다공증 관련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55세 이후 남성은 여성보다 골절 빈도는 낮지만 골절과 관련된 사망률은 오히려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