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커피 찌꺼기가 골칫거리가 될 겁니다. 이렇게들 마시니 말이야.”

몇 년 전에 경제신문 기자 한 분이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필자 주위만 봐도 커피를 보통 하루에 두 잔 정도는 마시는 것 같습니다. 정말 이렇게들 마시니 그 많은 커피 찌꺼기는 어떻게 처리할까 궁금하던 차에 페이스북에서 재미난 동영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타벅스의 ‘커피 찌꺼기에서 커피 퇴비까지’라는 동영상입니다. 커피 찌꺼기를 천연비료로 만들어 농가에 제공하면, 농가에서는 우수한 농산품을 스타벅스에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커피 원두, 커피, 커피 찌꺼기, 커피 퇴비, 우리 농산물 제품’으로 이어지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CSR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커피 찌꺼기는 폴리페놀, 무기질, 질소, 탄소, 칼륨 등이 풍부해서 커피 찌꺼기를 토양과 1:9의 비율로 섞어 사용하면 양질의 천연비료가 만들어진다고 하는군요.

스타벅스는 커피 찌꺼기 수거가 가능한 매장에서 올해는 약 3500톤의 커피 찌꺼기를 모아 재활용하고, 2018년까지 커피 찌꺼기 자원 재활용을 100%로 끌어올릴 예정이라 합니다. 또한 농가에서 커피 퇴비로 수확한 농산물로 ‘라이스 칩’, ‘넛츠 라이스 바’, ‘블랙빈 라이스 바’ 등 다양한 상품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답니다.

할리스커피는 에코 슬리브 캠페인을 합니다. 최근에 소비자들의 환경을 위해 일회용 종이컵을 줄이고자 텀블러나 머그컵은 많이 사용하고 있죠. 아직 슬리브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는데요. 슬리브(Sleeve)는 뜨거운 음료를 감싸는 보호대를 말합니다. 대부분 일회용 종이 슬리브를 사용하는데요, 에코 슬리브 캠페인은 종이 슬리브 대신 단열 재질의 천으로 제작한 다회용 슬리브를 사용하자는 환경 캠페인입니다. 하루 한 잔만 마셔도 1년에 365개의 종이 슬리브가 한 번 사용된 후 버려지고 있는 셈이죠. 할리스커피에서는 텀블러나 머그컵을 사용하듯이 종이 슬리브 대신 에코 슬리브를 사용하여 일회용 슬리브를 아끼자는 의미로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 스타벅스 영상 캡처

또, 기업의 CSR과는 좀 차이가 있지만 공정무역커피인 아름다운커피도 있습니다. 공정 무역 커피(Fair Trade Coffee)란 다국적 기업이나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가난한 국가에서 재배되는 커피를 공정한 가격에 구입해 유통하는 커피를 말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정무역단체 아름다운커피의 경우는 네팔, 인도네시아, 페루, 과테말라, 우간다, 인도, 볼리비아 등지의 협동조합들과 거래 기반의 파트너십을 맺어 공정무역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5월 14일 세계 공정무역의 날에는 네팔 지진 발생 1주기를 맞아 ‘Coffee for Nepal’ 커피 나눔 및 기부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아름다운커피의 이런 CSR 활동은 착한 브랜드로 향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입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결핍과 해결’ 구조이며, 이 결핍에서 ‘브랜드 메시지’가 해결의 열쇠가 되어 문제를 풀어주면 됩니다.

이런 스토리텔링의 구조적인 면에서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아름다운커피의 CSR은, 결핍을 브랜드 메시지로 제대로 해결해 나가는 좋은 스토리 구조라 볼 수 있습니다. 커피 찌꺼기의 문제, 일회용 슬리브의 문제, 커피 원두 유통의 문제를 농가에 천연 커피퇴비 제공, 에코 슬리브 캠페인, 공정무역으로 술술 해결해 나가며 자신의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CSR은 브랜드 연관성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야 브랜드 메시지로 결핍이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브랜드 스토리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물론 CSR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아닌 스토리두잉(Story-Doing)임은 당연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