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회장. 출처: 롯데그룹

검찰이 롯데그룹 계열사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앞서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롯데홈쇼핑의 6개월 영업정지까지 계열사에서 연일 터지는 악재에 롯데그룹이 술렁이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6월말 예정된 호텔롯데 유가증권시장 상장, 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 등 그룹의 중요한 사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7곳, 일부 핵심 임원 자택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신격호 롯데그룹의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과 신동빈 회장의 평창동 자택도 포함됐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등 200여명을 이들 장소에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자산거래 내역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책본부장 이모 부회장 등 핵심 임원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타격 또한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롯데그룹에서는 연일 안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먼저 최근 연일 이슈 선상에 오른 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인명 피해로 검찰 특별수사팀은 지난 2004~2007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한 현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에게 안전성 검증에 소홀한 책임(업무상 과실치사)을 물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이번주 내로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5년부터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를 원료로 PB 가습제 살균제를 제조·판매했는데, 이 제품은 피해자가 가장 많은 '옥시싹싹' 제품의 성분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홈쇼핑은 영업정지가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28일 롯데홈쇼핑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9월 28일 이후 6개월간 프라임타임(오전·오후 8~11시) 영업정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의 롯데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영권 싸움에서 승리 이후 ‘원리더’ 신동빈 회장 체제로 그룹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지만 가습기 살균제, 면세점 입점 로비, 홈쇼핑 중징계에 이어 비자금 수사까지 겹치면서 다시 휘청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장의 자택 압수수색 등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 화살이 신 회장으로 향할 수 있고 호텔롯데 상장과 면세점 재승인을 앞두고 있어 그룹 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