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권장량만큼의 칼슘만 섭취해도 국내 여성암 발생률 1위인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45%나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김정선 교수팀이 2007∼2014년 암센터를 찾은 30세 이상 여성 339명(갑상선암 환자 113명과 건강한 일반인 226명)을 대상으로 각종 영양소 섭취량과 갑상선암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한국 여성에서 갑상선암과 영양소의 관계)는 한국영양학회 및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공동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 'NRP'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53.7세였다. 여성 갑상선암 환자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507.8㎎으로 건강한 여성의 518.6㎎보다 적었다.

김 교수팀은 건강한 여성 하루 칼슘 섭취량의 중간값(median)인 502㎎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칼슘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 적으면 칼슘을 적게 섭취하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김 교수는 "전체 갑상선암 환자 113명 중 72명(63.7%)은 칼슘을 적게 섭취하는 그룹, 41명(36.3%)은 칼슘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에 속했다"며 "칼슘을 적게 섭취하는 그룹의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칼슘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의 1.8배였다"고 말했다.

칼슘의 갑상선암 예방 효과는 50세 이상이거나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가 낮거나 칼로리 섭취량이 적은 여성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칼슘이 왜 갑상선암 예방을 돕는지는 아직은 알지 못한다"며 "대장암과 유방암 등 암 발생 부위에 따라 칼슘의 효능도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남성 1위(대장암)와 여성 1위 암에 대한 칼슘의 예방 효과가 연달아 입증된 셈이다.

또한 칼슘을 제외한 다른 영양소, 예컨대 지방, 비타민 C, 비타민E, 콜레스테롤, 식이섬유 등은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낮추거나 높이는 데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454㎎(성인 남성 558㎎)으로 정부가 정한 1일 칼슘 섭취 권장량인 650∼1000㎎에 한참 못 미친다.

김 교수는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가장 높은 식품 중 하나가 우유"라며 "갑상선암과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우유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유를 마시기만 하면 설사 및 복통이 동반되는 등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이 있는 사람은 우유 섭취량을 반으로 줄이거나 뼈째 먹는 생선이나 무청, 두부, 채소 등을 통해 칼슘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최근 '우유 하루 반 컵으로 대장암 발생위험을 절반 이하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