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뉴타운은 양극화가 좀 있어요. 잘되는 구역은 순조롭게 가고 나머지 구역은 여전히 지지부진하죠.”(성북구 장위동 H공인업소 관계자)

강북권 뉴타운의 핵심 장위뉴타운 사업이 순항 중인 가운데 일부 구역은 아직도 지지부진해 구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장위 1, 5구역에서는 내달 2500가구 규모의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약 11년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지만 12, 13구역은 지정구역이 해제된 상태다. 총 15구역 가운데 사업초기 단계인 조합설립이 4곳, 조합설립 추진위 단계가 2곳이 있어 이들 지역 역시 적어도 2~3년 이상 더 소요될 전망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하지만 낮은 조합원 비율로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낸 장위뉴타운 2구역은 지난해 ‘꿈의숲 코오롱하늘채’(513가구)를 분양했고, 청약경쟁률은 평균 2.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 6개월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사업시행인가도 총 4개구역(4, 6, 7, 10구역)이 승인받은 상태여서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인근 공인업소들에 따르면 현재 이 아파트의 분양권에는 2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사업을 본격화하는 구역들은 삼성물산, GS, 포스코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울 최대 규모의 뉴타운으로 주목받고 있는 장위뉴타운인 만큼 서울의 주요 도심권 접근이 수월하고 편리한 생활여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어 개발 후 가격상승 여력이 클 전망이다.

뉴타운 사업은 개발 규모가 소형 택지지구만큼 넓어, 일반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달리 난개발을 피하고 구획정리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대부분 도심 노른자에 위치하고, 주변 도로와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도 함께 정비되기 때문에 기대가치가 높다. 개발완료 단계에 이르면 일대 경관이 변신하며 말그대로 새로운 타운이 형성된다.

일부 개발 순항 중… 뚜렷한 호재는 없어

지난 8일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에서 나와 장위뉴타운 구역을 걸었다. 지어진지 30년은 지난 노후주택들이 즐비하며 골목길 곳곳이 좁고 울퉁불퉁했다. 가로등이 없는 곳도 있어 어둡고 범죄 발생 위험이 높은 우범지대로 느껴졌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 가운데서도 장위 2구역에 들어선 ‘꿈의숲 코오롱 하늘채’는 구색을 갖춰 우뚝 솟아 있다. 서울에서 4번째로 크고 옛 드림랜드(90만㎡) 부지에 조성된 ‘북서울 꿈의 숲’과도 가까워 도보로 이용 가능했다. 게다가 산책로가 잘 갖춰진 우이천도 가까이 위치해 거주지로써 적합한 모습이다.

재작년 11월 구역 해제가 이뤄진 장위뉴타운 12, 13구역 분위기는 어떨까. 신축빌라 수십채가 포착되는데, 개발업자들이 사들인 땅에 신축빌라가 한꺼번에 들어서 주거 환경이 더욱 열악해진 모습이다. 가파른 비탈길에도 들어선 빌라들의 난립은 동네를 더욱 어수선하게 만든 느낌이다.

장위뉴타운 인근 J공인업소 관계자는 “구역별 사업진척이 명확해서 수요자가 선별을 잘해야 한다”라며 “내달 분양할 ‘래미안 장위’ 단지는 역세권이 아니고 가장 입지가 괜찮은 곳은 4, 6구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구역과 6구역도 크고 작은 문제들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달 4구역은 증가된 사업비 문제로 비상대책위원회와 재개발조합 및 시공사 간 마찰이 심화되고 있어 사업이 지체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6구역은 성북구 장위동뿐만 아니라 노원구 월계동이 일부 포함돼 있어 사업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유일한 교통호재로 불렸던 동북선 경전철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전반적인 기대감이 낮아졌다.

그러나 도시정비사업에 능통한 전문가는 “가재울 뉴타운 사업도 첫 사업장 이후 반응이 나쁘지 않아 다른 구역들도 뒤따라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라며 “장위뉴타운도 이와 같이 점차 개발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입지 보고 신중한 선택해야…”

장위뉴타운은 뚜렷한 호재가 없는 만큼 입지로 판단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규모가 커서 각 구역마다 호불호가 갈린다”라며 “장위뉴타운 북쪽은 북서울 꿈의숲과 가까워 주변환경 쾌적도가 높고, 남쪽은 역세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선호도에 맞는 입지를 골라 투자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받은 곳도 많아서 개발은 차질 없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학군이 약한데 아파트 촌이 형성되면 자연스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