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활동에서 돈이 보인다. 경매는 현장에 많이 다녀볼수록 수익을 높인다.”

실전 고수들이 강조하는 투자격언이다. 실제로 현장 안에서 이뤄지는 임장은 경매 투자수익률과 직결되는 중요한 활동이다. 임장이란 경매에 나온 물건들을 직접 가서 살펴보고 물건 상 여러 문제와 돈 되는 정보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현장 조사’인 셈인데 현장 속에 훨씬 많은 투자정보들이 숨어 있어 경매로 돈을 벌려면 현장답사를 잘해야 한다.

경매 초보자는 주로 경매 서류상의 권리분석에만 치중하는 데 급급해 한다. 권리분석과 세입자 분석 등 경매 낙찰 후 권리를 넘겨받기 위한 기초 단계 조사를 통해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경매 입찰을 결정한다. 따라서 돈 되는 물건보다는 안전한 물건 위주로 입찰하다 보니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권리상 안전한 경매 물건은 입찰경쟁률이 10대 1을 넘어서기 일쑤다. 한마디로 들러리 서기 좋은 경매 물건 위주로 입찰에 나선다.

그러나 경매 고수들은 다르다. 권리분석 등 기초적으로 조사해야 할 체크사항은 이미 한 번 걸러내고 바로 현장을 찾아 나선다. 서류상의 내용보다 실전적인 임장활동이 더 유용하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실제 서류상으로만 경매 물건을 들여다보면 돈 되는 경매 물건을 찾기 어렵다. 경매에서 진짜 돈 되는 정보는 현장을 중심으로 찾아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진흙 속 진주를 찾는 마음으로 현장을 다니다 보면 우량 경매 물건을 찾아낼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실전 고수들이 즐겨하는 현장조사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우선 관심을 갖고 있는 경매 물건은 지역‧종목‧금액대별로 프린트해놓고 답사 준비를 해놓는다. 관심 가는 물건 모두를 현장답사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미리 찍어둔 관심지역 개발호재 물건을 중심으로 투자 적격한 물건을 정해 둔다. 실제 임장에 나서기 전 인터넷, 지역 중개업소, 자치구 자료를 통해 답사할 자료 몇 개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현장의 함정부터 찾아내라

현장답사 전에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두는 등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경매 법원이 비치한 ‘현황평가서’와 ‘감정평가서’를 참고해 중요한 내용들을 토대로 조사 목록을 미리 만들면 투자성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초보 투자자가 현장 답사할 때는 공적서류와 현황의 일치 여부부터 체크해야 한다. 서류와 실제 이용상 차이점을 발견해내는 게 임장활동의 기초이다. 또 감정서를 바탕으로 경계확인, 경매 대상 포함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경매 법률에 정통해 권리분석에 관한한 내로라하는 고수라도 현장에서 기초조사에서 실패하면 성공하는 경매투자라 할 수 없다. 특히 10년 경력의 경매고수라도 경계 확인과 위치 파악을 소홀히 했다가 법적인 분쟁을 겪는 사례를 여러 번 봐왔다. 관리가 소홀한 지방 농지나 임야의 경우 도랑이나 개울, 구거 등 자연지형으로 경계가 정해지거나 상속 과정에서 지적도와 실제 사용관계가 다를 수 있어 정확한 위치와 경계 확인은 필수 체크사항이다.

세입자 탐문도 임장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확인 내용이다. 주택 점유자를 직접 만나보고 명도 저항여부를 탐문하는 것 외에도 폐문 부재일 경우 전기‧수도 계량기와 우편물, 이웃주민 탐문을 통해 실제 점유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임대차 관계 성립 여부 체크도 서류 상 권리분석만큼 중요하다. 경매에 부쳐진 지역에 찾아간 이상 해당 주민센터에 들러 전입세대 열람 내용을 체크하는 것도 중요한 조사 항목이다.

서류상에 보이지 않는 함정 여부도 체크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법원의 매각물건명세서 비고란에 ‘유치권 신고’가 이뤄졌더라도 점유사실이 없거나 경매개시일 이후 점유사실을 현장답사를 통해 밝혀냈다면 유치권 부존재 내용을 밝힘으로써 값싸게 낙찰받을 수 있다. 또 진입로, 도로 문제, 주변 시세와 수용 여부 등 직접 그 부동산을 찾아가 살펴본 뒤 하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감정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낙찰받아 고수익을 챙길 수 있다.

 

꼼꼼한 ‘현장답사’=성공 경매의 지름길

현장조사에서 기초 사항을 체크했다면 이제는 돈 되는 경매 물건인지 여부를 알아낼 차례이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경매투자에서 시세파악을 정확히 하는 것이 관건이다. 경매의 감정가는 기준가격이기 때문에 맹신해선 곤란하다. 호가와 시세, 급매가와 최근 낙찰가를 참고해 최근 통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을 알아내야 한다. 투자 예정 지역 내에 개발, 호재가 이어져 가격이 오르는 지역이라면 감정가 수준에 입찰가를 써내도 무방하다.

현장조사에서 빼놓지 말고 탐문해야 할 곳이 공인중개사사무소이다. 지역 중개사는 그 지역 부동산전문가다. 현장답사 시 몇 군데를 들러 그 지역 사정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중개업소 벽면에는 예외 없이 자세한 지번도가 붙어있는데 그 앞에서 지역 상황에 대해 질문해보자. 블록별 지가, 집값의 형성도와 거래가를 물어보고 최근의 부동산 수요와 거래 동향 등 흐름을 탐문하면 지역 트렌드를 읽는 데 유용하다.

또 해당 지역 내 거래동향과 함께 분양률과 청약률, 공실률 등 기본통계에 대해 조사해보자. 중개업소에는 분양 또는 임대 팸플릿을 가지고 있다. 양해를 구해 구하게 되면 분양가와 시설의 특성, 프리미엄 형성 정도를 알아낼 수 있다. 유사개발 사례에는 건물의 분양 시기와 분양 전용율을 확인해보자. 만약 초기분양률이 높다면 이 지역의 부동산 수요는 넉넉하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당분간 수요는 정체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장을 답사할 때 지역 공인중개사의 말에만 의지해서도 안 된다. 중개업자는 그 지역 상황에 대해 호의적으로만 생각해 전망도 밝게 보는 게 일반적이다. 이럴 때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상인이나 지역 유지 및 주민들로부터 탐문을 해보는 게 좋다. 현지 중개업자보다 투자물건 분석에 공정하고 객관적이기 때문에 이들에게서 경매 물건의 장단점 등 물건 분석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얻어야 입찰을 결정하고 가격을 써내는 데 최대한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지역 내 돈 되는 고급 개발정보를 얻으려면 해당 지역의 미래 도시계획안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자체에 들러 도시기본계획이나 군(구)정보고, 통계연보, 행정통계자료 등 자료를 얻어두면 큰 도움이 된다. 주택과와 건축과(건축지도계 건축행정계)에서 자료를 얻을 수 있다면 좋다. 신설도로 개통 예정지에 대한 정보는 국토해양부나 지자체에서 작성한 광역교통계획망이나 도로개설 계획 자료를 얻는다면 유용한 투자자료가 된다.

경매 정보에 건축연도가 오래된 부동산이라도 현장답사를 통해 개보수를 통해 부동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입찰을 고려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오래돼 낡고 허름한 주택은 투자자들이 지레 입찰을 포기해 유찰횟수가 늘어난다. 부정적 인상 때문에 가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임장활동을 통해 값싸게 낙찰받아 리모델링하여 양도하거나 임대하면 훨씬 실속 있는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마지막 현장답사를 마친 후에는 지역정보지나 매물정보지를 종류별로 수집해 매물란에 나온 유사 매물의 시세형성 및 호가와 급매가 수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최근 중개업소에서 실제 거래된 몇 가지 사례나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정보를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최소한 3군데 이상 중개업소에서 거래시세를 알아낸 후 객관적인 가격 형성대를 구한 후 제세금과 비용을 빼고 어느 정도 시세보다 값싸게 낙찰받을 수 있을지를 산출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