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질환은 국민병이다. 흔히 구강 질환하면 충치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턱 관절이나 잇몸 등 다양한 부위에 문제가 생겨 치과를 찾는 일도 흔하다.

치아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뿐 아니라 스트레스에 꾸준히 노출되는 젊은층, 잇몸에 이상을 호소하는 중·장년층까지 전세대가 구강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 100세까지 건강한 구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유아 때부터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영유아∙아동기, 유치와 새로 자란 영구치 함께 관리해야

영유아는 보통 생후 6개월부터 치아가 나기 시작한다. 영유아가 주로 먹는 이유식, 우유, 과일주스 등은 당분이 많고 끈적한 성분으로 충치를 일으키기 쉽다. 음식물 찌꺼기와 침, 충치균 등이 섞이면 충치나 잇몸병을 부르는 치태가 생길 수 있어 매일 양치질을 해줘야 한다.

습관처럼 우유병을 물고 잠드는 아이들은 위쪽 앞니나 아래쪽 어금니에 충치가 잘 생긴다. 충치를 예방하려면 아이가 잠들 때는 우유병에 생수나 보리차를 넣어 물리고, 생후 6개월부터는 젖은 거즈나 고무 칫솔로 치아를 살살 닦아주는 것이 좋다.

또한 유치는 빠질 치아라고 생각해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지만 영구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 4~5세에는 나이에 맞는 칫솔로 스스로 칫솔질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평생 사용할 영구치가 난 후에는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유치가 빠진 후 바로 나기 시작하는 영구치는 미성숙한 상태라 칫솔질하기가 어려워 충치 발생이 더 쉽다.

이 시기에는 짧은 칫솔모를 쓰는 것이 권장되고, 잇몸 부위도 잘 닦아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충치가 급속도로 악화되기 때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바로 치과에 방문해야 한다.

 

청소년기, 구강 건강 소홀해지는 시기

청소년기에는 급격한 생활 습관의 변화로 구강 건강이 악화되기 쉽다. 음료수나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가 느는 데다 바쁜 일정 등으로 양치질을 거르는 비율도 높아진다. 초등학생 때까지 부모의 주도하에 치과를 꾸준히 방문하다가도 무관심과 학업 등으로 치료를 방치해 충치 등의 상태가 나빠지기도 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학교에서 양치질하는 중고교생은 38.4%에 불과했다. 5명 중 3명의 청소년은 점심을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음식을 먹은 후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치태가 생기고 치석으로 변하게 된다. 점심시간 이후와 야식 후, 잠자기 전 등 양치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덧니 등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 더욱 꼼꼼히 양치하고 치실이나 치간 칫솔로 치아가 겹친 부위를 관리한다. 1년에 2번 정도는 치과 정기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30대, 음주∙흡연 구강 건강의 적
 
건강한 20~30대도 예외는 아니다. 턱관절 주변 근육과 뼈에 이상이 생겨 통증이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는 턱관절 장애 환자가  2010년 25만 명에서 2015년 35만 명으로 늘었는데, 이 중 2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대목동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선종 교수는 "이를 악물거나 한쪽만 사용해서 씹는 등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습관을 지니고 있거나 불안감, 우울, 스트레스 등으로 턱과 주변 근육이 긴장하면 턱관절 장애가 잘 생긴다"며 "턱관절 장애가 심해질 경우 관절뼈 모양이 변하거나 안면 균형이 무너져 얼굴이 한쪽으로 틀어질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턱관절 장애는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평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과 교합안정장치 등 물리치료방법으로 치료하고,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을 함께 교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잦은 흡연과 음주도 20~30대 구강 건강 유지의 적이다. 흡연은 체내 면역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구강 내 온도를 높여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음주 역시 마찬가지다 술에 들어 있는 당 성분 등이 충치를 악화시킬 수 있다. 횟수를 줄이고, 흡연과 음주 후에는 꼭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 중·장년층, 40대 10명 중 8명 치주 질환으로 고통

치은염과 치주염은 한국인이 가장 흔히 앓는 질환 중 하나이다. 작년 한 해에만 치은염 등의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에서 흔한데, 10명 중 8명은 잇몸병으로 고통 받을 정도다.

잇몸병이 생기면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잇몸이 붓고 △잇몸이 들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름이 차거나 구취를 유발해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심해지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치아가 빠지기도 한다. 잇몸병이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여러 질환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잇몸 염증을 없애려면 하루 세 번 양치질을 제대로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3분의 시간을 지켜 양치하고 잇몸 마사지도 세밀하게 한다. 칫솔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회전시켜 닦는 것이 좋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의 사용을 생활화하고 6개월에 한 번은 치과를 찾아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잇몸 건강에 영향을 주는 당뇨병 등 전신질환 치료도 받아야 한다.

 

노년층, 제 2의 영구치 틀니와 임플란트

임플란트나 틀니가 썩지 않는다고 관리에 소홀한 노년층이 많지만 자연 치아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임플란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임플란트 점막염이 생기거나 시술 주위 잇몸에 염증이 생긴다. 염증으로 잇몸 뼈가 녹으면 임플란트를 상실할 수 있다.

평소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임플란트 시술 후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나 손상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 후에도 양치질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양치질로 제거되지 않는 치태나 치석 제거를 위한 치실, 치간 칫솔 사용, 스케일링도 필수다.

틀니 역시 마찬가지다. 틀니와 잇몸 사이에 마찰이 있거나 틀니가 헐거우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틀니를 끼고 자거나 올바로 세정하지 않아도 치석이 생긴다. 평소 틀니 전용 칫솔과 치약을 이용해 양치질을 하고, 자기 전에 전용 세정제로 씻은 뒤 습기를 함유한 통에 넣어 보관한다. 틀니를 했더라도 최소 1년에 한 번은 치과를 찾아 틀니와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