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우리나라에서 커피만큼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음료는 드물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약 1kg 전후의 적은 양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 커피 소비가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2014년에는 연간 3.84kg를 소비하게 됐다. 이는 한국인 1명이 1년에 384잔(원두 약 10g 아메리카노 한 잔 기준)의 커피를 마시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 커피에 대해 공부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심지어는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이들에게도 커피에 대한 지식은 기본 상식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굳이 학문적 접근까지는 아니더라도 커피에 대해서 조금만 알고 있으면 분명 뭔가 ‘있어 보이는’ 느낌이 있다.

아주 약간만 기억하고 있어도 ‘나쁘지 않은’ 커피 상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다못해 소개팅 자리에서 마주앉은 분과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 분위기를 이끌까 고민하는 이에게 작은 도움이 될 만한 수준으로.

- 에스프레소(Espresso) 

‘엄청 쓴 커피 원액’ 정도로만 알고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 사실 아주 커피를 깊게 즐기는 이가 아니면 에스프레소를 찾는 이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가적인 설명을 하자면, 에스프레소는 우리가 커피 전문점에서 마시는 모든 커피 메뉴의 기본이다. 통상 7g의 분쇄된 원두를 기계를 이용해 9바(bar, 압력단위)의 압력, 90도의 온도로 25초~30초의 시간 동안 뽑아내는 약 30㎖의 원액을 에스프레소(Espresso)라 한다. Espresso는 ‘빠르다’는 의미의 영단어 Express의 이탈리아 식 발음이다. 즉, 빠른 시간에 추출하는 커피라는 뜻이다. 커피의 맛과 좋은 성분을 가장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수단으로 맛과 향이 매우 강하다.

기호에 따라 그냥 마시기도 하고, 수많은 커피 메뉴의 베이스로 활용된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마시는 아메리카노(Americano)는 에스프레소와 물을 약 1:3의 비율로 섞어 묽고 연하게 만든 커피다. 카페 라떼(Caffe Latte)는 에스프레소와 따뜻한 우유를, 카푸치노(Cappuccino)는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섞고 우유거품을 올려 낸 메뉴로 기억하면 된다. 전부 기억하기 어렵다면 ‘원두 7g을 압축해 뽑아낸 약 30㎖ 커피 원액’으로 알아두자.

 

- 콜드브루(Cold Brew)? 더치커피(Dutch Coffee)?

결론부터 말하면 둘은 같은 뜻이다.(참고로, Y사의 아주머니들의 전동카트에서 파는 커피브랜드는 더욱 아니다!) 의미인 즉, 상온 혹은 차가운 물로 아주 천천히 추출해 낸 커피를 뜻한다. 네덜란드 상인들이 인도네시아로 커피를 운반해 가는 과정에서 커피를 오랫동안 보관했다가 마시는 방법을 찾던 끝에 고안된 추출법이라 해서 네덜란프풍(Dutch) 커피 혹은 찬 물로 우려낸다고 해서 콜드 브루(Cold Brew)라고도 한다. 에스프레소보다는 쓴 맛이 덜하고 커피의 부드러운 맛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에스프레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커피 메뉴의 베이스로 활용되며, 일반적으로는 물과 얼음을 섞어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이라고 한다. 역시 전부 기억하기 어렵다면, 콜드브루=더치커피, 찬물로 오랜 시간 동안 추출하는 커피 정도로만 기억하자.

 

- 로스팅(Roasting) 

어려운 거 아니다. 볶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식인 배전(焙煎)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커피는 볶은 시간과 정도에 따라 단계를 구분하며, 오래 볶은 커피일수록 신 맛이 줄어들고 쓴 맛이 강해지며 카페인이 줄어든다. 나라마다 단계를 표현하는 방법은 상이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식 8단계 기준(1단계 Light(라이트)·2단계 Cinnam on(시나몬) ·3단계 Midium(미디움)·4단계 High(하이)·5단계 City(시티)·6단계 Full City(풀 시티)·7단계 French(프렌치)·8단계 Italian(이탈리안))을 따른다.

각 단계별 특징은 굳이 따로 기억할 필요는 없다. 단계가 높을수록 오래 볶아서 쓴 커피의 원두다. 혹시라도 커피 전문점에서 로스팅 단계를 선택하라고 물으면 기억하기 쉬운 미디움 정도로 이야기하자. 어차피 전문가가 아닌 바에야 로스팅 단계를 일반인이 맛으로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옆에 연인이나 썸남·썸녀가 있으면 프렌치나 이탈리안이라고 말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 아라비카(Arabicas)·로부스타(Robustas)·리베리카(Libericas)

가장 대표적인 커피 원두 종의 구분이다. 아라비카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커피 품종으로 원산지는 에티오피아다. 해발 1000∼2000m의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며 맛과 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신경 써서 기억해두자.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느낌이 들 테니까. 아라비카는 생산 국가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조금 다른데, 하와이 하와이안 코나(Hawaiian Kona)·자메이카 블루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예멘 모카 (Yemen Mocha)·케냐 AA(Kenya AA)·과테말라 안티구아(Guatemala Antigua)·콜롬비아 수프리모 (Colombia Supremo)가 있다.

로부스타는 아프리카 및 아시아 열대지역 해발 0~800m에서 재배되는 종자다.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인스턴트 커피가 로부스타라고 보면 된다. 그 외로 리베리카(Libericas)라는 종이 있는데 낮은 품질로 최근에는 거의 재배되지 않는 품종이다. 

 

- 커피 잔 사이즈   
 

▲ 출처= 위키미디아

사실 이것까지는 알아도 몰라도 그만이지만, 상식이라는 게 더 있다고 손해는 아니니 살짝 알아두자. 커피 잔에도 크기별 이름이 있다. 가장 작은 잔, 즉 에스프레소 한 샷(약 30㎖)을 담는 잔을 데미타세(Demitasse)라고 한다. 커피전문점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나오는 장난감같이 작은 잔이다. 그 다음으로 큰 잔은 더블 샷(Double Shot)잔 혹은 룽고(Lungo)잔이다. 어려울 것 없다. 가장 작은 잔보다 살짝 큰 잔이다. 그 다음으로 큰 잔은 카푸치노(Cappuccino) 잔, 가장 큰 잔은 라떼(Latte)잔이다. 그리고 우리가 집에서 물 마실 때 흔히 사용하는 머그(Mug)잔이 있다. 제일 있어 보이는 데미타세 정도만 기억해두자. 

커피는 학문적으로 연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어렵게 들어가고자 하면 끝도 없다. 커피 산지에 따른 원두 종류나 맛을 구분하기 시작하면 거의 대학교 전공과목 수준이 된다. 위 내용만잘 알고 있어도 커피를 알고, 즐기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고 느낄 수 있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