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일반적으로 좋은 체형 만들기와 뱃살빼기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남들이 하는 방법이 해답이 아닌데, 그냥 무작정 따라 하기 때문이다. 마시고 싶은 술을 다 마시면서 남 따라 운동만 하면 뱃살 뺄 수 있다는 중년은 모두 실패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년의 남자에게 피해갈 수 없는 게 ‘술 배’일 것이다. 20대부터 시작된 직장생활에서 하루 일과를 마치면 동료들과 마시는 한 잔 술은 꿀맛이다. 그들은 소주 몇 잔으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회식 및 음주문화는 내장비만, 알콜성 지방간이라는 반갑지 않은 녀석들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온다. 가끔 임신 6~7개월을 흉내 내는 것 같은 중년의 뱃살은, 그야말로 아저씨의 완전한 스타일로 왕년의 멋진 체형을 상상할 수도 없게 만든다.

뱃살의 주범이라고 하는 술을 보면 대부분의 술은 곡류를 증류하여 만든 것으로, 소주 한 병은 500㎉, 생맥주 1000㏄가 380㎉인 식품이다. 몸속에서 알코올 자체의 칼로리는 에너지로 곧바로 사용되기 때문에 사실 체지방으로 축적되지 않는다고 위안할 수 있다. 그러나 술은 그 자체만으로 간에 부담을 주어 다른 음식물, 즉 간의 글리코겐 저장 능력과 중성지방 분해 능력을 쇠퇴시키고 체지방 합성을 진행시킨다. 또한 술을 분해하기 위해 단백질이 근육에서 빠져나가게 되므로 기초대사율도 낮아진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들이 시합 전에 금주 수칙을 지키는 것도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서다.

회식자리에서 가장 선호하는 ‘소주와 삼겹살’, 그리고 2차로 이어지는 ‘맥주와 치킨’은 공식처럼 음주문화가 되었다. 그러나 안주로 먹는 ‘삼겹살과 치킨’은 내장지방을 축적시키고 함께 마신 술은 그 내장지방의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복부 비만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인격이라고 하는 술살’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삼겹살, 프라이드치킨, 갈비 등은 칼로리가 매우 높은 지방덩어리 안주들이다. 이러한 음식들은 그 자체로도 열량이 높지만 술과 함께 먹게 되면 비타민 B군을 포함한 간의 보조인자들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하여 다 쓰이기 때문에 안주의 지방은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먹는 즐거움으로 따지자면 환상적인 조합이지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궁합이 아닐까?

그래도 우리는 삼겹살에 소주를 버릴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와인에 담근 삼겹살집에 사람이 몰리고 와인삼겹살은 건강식 메뉴가 되었다. 와인은 안토시아닌과 라스베라트롤이라는 강력한 항산화성분에 발효 숙성의 과정을 통한 유기산에 유익한 균까지 우리 몸을 지켜주는 착한 알코올이다. 그러나 복부비만 중 합병증을 일으키며 침묵의 살인자 역할을 하는 내장지방이 와인에 숙성시킨 삼겹살이라고 과연 내장지방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술을 마시면 간은 바로 해독을 위한 준비로 바빠진다. 간에 보유되어 있던 보조촉매 역할의 비타민과 무기질이 움직이기 시작하여 사실 중년의 뱃살 정도는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술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소주와 함께 먹는 맛난 안주다. 사실 뱃살에 더 심각한 것은 술과 함께 먹는 고열량의 안주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가장 먼저 분해되고 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 바빠진 몸은 안주의 열량을 대부분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하게 된다. 이 안주들이 복강 내 내장지방세포로 저장되는 경우에는 심각한 내장비만이 된다. 뱃살은 단순히 뱃살로 끝나지 않고 몸에 대장암 같은 심각한 질병을 부른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30,40대는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담배연기 자욱한 포장마차에서 밤늦은 자리까지 삼겹살 소주로 달랬다. 그런 시간들과 습관들이 위를 힘들게 하고 대장에 암세포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뱃살을 줄이려면 뱃살을 괴롭히는 방법밖에 없다. 뱃살이 편안하게 내 몸에 안주하지 못하도록 매일 유산소 운동을 하고 바쁘다면 일상의 계단 오르기라도 해야 한다. 그리고 근력운동으로 복부의 근육을 키워줘야 한다. 와인에 담근 삽겹살이든, 맨땅의 삽겹살이든 소주 한 잔을 버릴 수 없다면 음주 횟수는 일주일 한 번 정도로 줄이고 안주도 채소나 해조류로 바꿔줘야 한다. 또한 급한 술을 피하고 물 한 잔, 술 한 잔으로 술의 식습관을 바꿔보는 것도 괜찮다. 중년의 뱃살은 운동부족, 불규칙적인 식습관, 스트레스와 술이므로 우리는 이제 생활습관부터 바꿔야한다.

균형식사와 올바른 운동, 절제하는 음주문화가 식스팩의 멋진 중년, 남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복근남을 만들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 그리고 중년의 한국인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 소중하다. 필자는 이들이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기 몸에 살인자가 될 수도 있는 폭음으로 내장지방 가득의 뱃살을 초대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