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쿠팡

유통업계에서 업태간의 고정적인 경계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가 됐다. 업체들의 목적은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동시에 고정고객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의 조짐은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오픈마켓의 판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러한 전개대로라면, 소셜커머스라는 산업군의 구분도 몇 년 이내 사라질 수도 있게 됐다.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오픈마켓이든 소셜커머스든 기본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판매한다는 방식은 같다. 그렇다면 둘은 대체 뭐가 다른 걸까. 우선, 오픈마켓은 이름 그대로 개별 판매자들에게 ‘열려있는’ 온라인 장터(마켓)다. 개별 판매자들은 자신들이 생산 또는 납품할 수 있는 상품들을 가지고 오픈마켓 업체에 판매자로 등록한다. 업체들은 일정기간 동안 온라인에 판매 공간을 확보해주는 대신, 상품 판매에 대한 수수료와 입점료를 받는다.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반면, 소셜커머스는 SNS 연결망을 통해 특정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을 모으고 일정 수 이상이 모이면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는 일종의 ‘공동구매’다. 어쨌든, 둘은 확실하게 전혀 다른 개념의 전자상거래다.

쿠팡 아이템마켓-티몬 MMP 전략 

쿠팡은 지난달 12일 다수의 판매자를 모집해 상품을 판매하는 ‘아이템 마켓’을 론칭했다. 아이템 마켓은 여러 판매자가 같은 아이템(상품)을 등록했을 때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진 하나의 대표 상품이 페이지에 노출되고, 판매되는 일종의 오픈마켓 시스템이다.

가격·상품만족도 부문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판매자의 상품은 ‘아이템 위너’로 선정되어 대표로 노출된다. 판매자의 등록 상품이 위너가 되면 별도의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메인 상품 페이지(아이템 페이지)에 노출되기 때문에 트래픽이 집중돼 매출을 극대화된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자와 고객 모두 ‘윈윈’할 수 아이템 마켓을 론칭하면서 기존 판매 수수료 대비 33% 인하해 판매자들은 사업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쇼핑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티몬은 MMP(Managed Market Place) 전략을 내세우며 관련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자 진입장벽이 낮은 오픈마켓에서 자주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 문제를 해결하며 ‘신뢰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MMP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티몬은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검증된 판매자(파트너)들을 선정한다. 품목별 판매자 수에도 제한을 뒤서 검증받은 제품만을 판매한다.    

관건, 차별성

결론적으로 두 업체가 표방하는 전략은 기존 오픈마켓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의도한대로 새로운 판의 마켓플레이스가 구현되면 좋겠지만 과연 기존의 오픈마켓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차별성을 보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쿠팡의 낮은 수수료 정책은 지속적 유지가 가능한 것인지, 티몬이 말하는 ‘까다로운’ 판매자 선정 절차는 어떤 수준인지, 판매 신뢰도 개선에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그간 부진한 실적으로 받았던 비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업태의 구분에서 벗어나 오픈마켓과 정면으로 맞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