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회사에 대한 사법기관의 수사로 연일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죄다 부정기사인데요. 기사가 한두 개 정도는 어떻게 해보겠는데, 몇 주간 하루 수백 건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본으로 돌아가 보세요. 평소 회사가 자사 관련 부정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는 이유가 뭘까요? 부정기사 한두 개가 회사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부정기사들이 제기하는 논란과 관련해 진정으로 회사가 우려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생각들을 다시 한 번 해보기 바랍니다.

언론에서 표출하는 수많은 기사 중 자사에 부정적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고 해서 그 자체가 부정적인 영향력을 가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회사마다 해당 언론의 형태와 특성에 따라 그 대응의 수위를 결정합니다. 해당 언론사가 기존에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가? 해당 기사의 내용이 향후 어떤 영향을 누구에게 끼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분석이 있어야 대응을 결정합니다.

문제를 제기한 내용이 별반 근거 없거나, 사회적으로 주목할 만한 영향력을 지닌 타입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해당 언론사가 별반 영향력이 없는 타입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석이 나온 경우 대부분의 회사들은 적극적 대응을 생략하거나, 제한적 대응으로 마무리 짓기도 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대응 패턴에서 답을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부정적인 언론 보도와 기사에서 회사가 우려하는 것은 그 ‘영향력’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해당 보도 하나, 기사 하나를 우려하기보다는 그 각각이 가져올 영향력을 우려한다는 것입니다.

질문과 같이 수없이 많은 부정기사가 연이어 쏟아진다면, 회사는 무엇을 우려해야 할까요? 기사의 수를 우려해야 할까요? 기사의 다양한 내용들을 우려해야 할까요? 주요 영향력 있는 매체의 주목에 대해 우려해야 할까요? 그들 중에서 끈질기게 특종만을 찾아 경쟁하는 일부 매체들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상당한 패닉이 내부적으로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위기관리위원회 자체로는 이제 더욱 큰 그림을 보는 수준으로 한 단계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순간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부정기사들을 통합적으로 비교 분석해 보기 바랍니다. 그중 상당수 유사한 내용을 반복해 기사량을 채우는 복제기사들을 찾아내십시오. 별반 의미가 없습니다. 그 다음 남은 기사들 중 다른 언론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해당 언론사만의 독특한 정보를 품고 있는 기사들을 찾아보십시오. 그 독특한 정보들 중 유의미한 내용을 다시 한 번 걸러 내십시오. 향후 영향력은 그들에게서 생성됩니다.

이상의 분석업무들을 일선 홍보팀을 통해 반복하면서 꾸준히 트레킹해나가도록 지시하십시오. 이와 함께 수사를 진행 중인 사법기관, 그 주변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모니터링‧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t)를 더욱 더 강화하십시오. 언론 모니터링이란 언론에서 게시한 기사나 보도에 대한 모니터링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 기사나 보도를 개발하는 기자들과 데스크들에 대한 모니터링‧휴민트는 기본입니다.

여러 핵심 이해관계자들 간의 교류 정보들과, 언론 모니터링‧휴민트 분석 결과들, 그리고 내부에 구성된 위기관리위원회의 전문 분야 정보들(법, 규제, 기술, 의학, 예산, 재무, 여론, 대관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활동이 지속되도록 위기관리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위 전면전 이후에 운영하는 ‘통합전력 상황실’과 같은 의미를 실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 기사들로 인해 어떤 사회적 영향력이 생겨날 것인가? 그 기사들로 인해 해당 사법기관은 어떤 부담이나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 일부 기사들의 경우 그 개발 주체(소스)가 누구인가? 그 주체는 왜 해당 언론사를 통해 특이한 앵글을 촉진시켰는가? 그들이 주장하는 논란 각각에 대해 우리 회사가 내부적으로 파악한 사실관계는 무엇인가? 앞으로 어떤 수사 프로세스가 예상되는가? 그 각각에 대한 법적 대응은 어떤 것들이 가능한 것인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에 대한 방지 및 완화 대책은?

이런 많은 전략적 대응 관련 의사결정들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면적이 시작되면서 보다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내부 공감대가 생겨야 합니다. 기사 하나하나에 대응하러 언론사를 돌아다니던 홍보실은 더욱 분석적이며 수비적으로 자세를 변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쏟아지는 기사들 전체와 하나하나를 비교 분석해 가면서 앞으로 어떤 영향력이 새롭게 생겨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위원회 자체가 외부에 주로 집중되어 있던 역량들을 내부로 변환해 집중해 보는 기간이 될 것입니다. 지나가는 소나기는 일단 피하면서, 소나기가 그친 이후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