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코리아가 ‘올 뉴 XC90’을 한국에 들여왔다. 볼보의 플래그십 SUV.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없어서 못 파는’ 차다. 볼보의 철학은 언제나 뚜렷하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볼보코리아 역시 XC90을 들여오면서 모든 안전사양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XC90이 주는 다음 메시지는 ‘럭셔리’다. 플래그십 SUV 다운 기품을 지녔다.

 

럭셔리의 정수

볼보 올 뉴 XC90을 시승했다. 국내 시장에는 들어오는 엔진 라인업은 세 가지다. 직렬 4기통의 2.0ℓ 트윈터보 디젤, 직렬 4기통 2.0ℓ 수퍼차저+터보 가솔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이다.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송도 경원재까지 약 103㎞ 구간을 2시간여에 걸쳐 왕복했다.

▲ 출처 = 볼보자동차코리아

존재감은 확실하다. 압도적인 크기를 바탕으로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좌석을 3열까지 제공, 7명을 태울 수 있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50㎜, 전폭 2010㎜, 전고 1775㎜, 축거 2984㎜다. 5인승인 기아차 모하비보다 전장과 축거가 각각 20㎜, 89㎜ 길다.

스마트키부터 특별하다. 나파 가죽 등 차량 인테리어 소재와 같은 질감으로 제작됐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독창적이다. 외관은 볼보 특유의 심플한 이미지를 입었다. XC60의 차체를 크게 키운 듯한 형상이다. 곳곳에 디테일을 살려 차별화를 추구했다. 헤드램프가 특히 인상적이다. 풀-LED에 T자형 주간주행등이 더해져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이 때문에 XC90의 눈매에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토르의 망치’라는 별칭이 붙었다. 볼보 89년 역사상 최초로 세로 모양의 그릴을 사용한 것도 XC90의 외관 특징 중 하나다.

실내는 여유롭다. 볼보가 이 차를 소개하며 ‘럭셔리’라는 남발하는 이유가 있었다. 내장재 질감이 상당히 훌륭하다. 나무로 제작된 부분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배가시켜준다. 센터페시아에 버튼을 최소화했다. 깔끔하다. 센터페시아에 물리적으로 누를 수 있는 버튼은 5개 남짓. 나머지는 모두 스크린을 이용해 터치 방식으로 조작하게 된다. 뒷좌석 편의 조작장치도 모두 터치로 구성됐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태블릿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초반 약간의 ‘공부’가 필요했지만 구성이 비교적 간단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일상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정도다. 홈 화면에 5개, 기능화면에 20개, 앱 화면에 14개의 세부 항목을 넣어 편의성을 높였다. 글로브 박스에 냉장박스를 포함, 넓은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 출처 = 볼보자동차코리아

착좌감은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예로부터 이어져온 볼보차의 장점 중 하나다. XC90을 제작하면서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아예 새로운 시트를 만들어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2열과 3열이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구조다. 시트 높이가 모두 다르다. ‘극장식 구조’를 통해 모든 탑승객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하기 위한 배려다. 다만 2열과 3열의 머리 위 공간이 좁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잘 달리는 SUV

T6(가솔린) 모델과 D5(디젤) 모델을 번갈아 시승했다. 4기통 2.0 엔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을 발휘했다. D5의 경우 엔진 하단부에 2ℓ짜리 작은 산소탱크가 달렸다. 파워펄스(Power Pulse)라는 부품이다. 지속적으로 공기를 압축한 뒤 가속 시 이를 내보내 터보렉을 최소화시켜주는 장치다. D5는 제원상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초반 가속감이 특히 훌륭해 만족스러웠다. 8단 변속기와의 조화도 수준급이다. 소음도 필요 이상으로 잘 억제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XC90은 모든 방면에서 럭셔리를 입었다.

▲ 출처 = 볼보자동차코리아

T6 모델은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8㎏·m의 힘을 낸다. 가속에서의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5초다. 차체가 무거워 브레이크가 밀리는 느낌이 살짝 나긴 했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파일럿 어시스트2’라는 보조 기능을 통해 반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 조절은 물론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스티어링휠을 보조해주는 장치도 추가됐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 위에서 피로감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을 만한 요소다.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 등 ‘안전의 볼보’ 명성에 걸맞은 사양들도 대거 장착됐다.

▲ 출처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의 듬직한 맏형이 럭셔리로 중무장하고 나타났다. 차를 보면 볼수록 탄성이 나왔다. 기대 이상의 상품성, 수준급의 감각을 지녔다. 가격은 D5가 8030만~9060만원, T6가 9390만~9550만원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은 1억1020만~1억37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