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 로고는 어떤 것일까? 아마 ‘한 입 베어문 사과’가 아닐까 한다. 아이폰을 즐겨 사용하는 이들은 뒷편에 위치한 이 무늬를 대부분 가리지 않는다.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일종의 ‘생색’이다. 일련의 행위들은 꼭 애플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자연스럽게 애플이 제시하는 디자인 콘셉트와 제품, 그리고 기업 가치에 공감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CI/BI 마케팅의 전형적인 사례다. 

일반적으로 CI(Corporate Identity)의 정의는 ‘기업 이미지 통합’ 즉,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기 위한 시각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알려져 있다. 개념 정의만으로는 당최 이게 무슨 뜻인가 싶다. 쉽게 말하면, 기업(정확하게는 법인 조직)을 나타내는 그림, 그리고 회사 이름이다. BI(Brand Identity)는 브랜드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곧 한 장의 그림과 텍스트로 담아내는 기업의 ‘정체성’이다.

기업들은 가능하면 간결하면서도 눈에 잘 띄는 이미지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CI와 BI를 만든다. 물론 이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기업들은 자신들이 취급하는 제품군에 변화가 있을 경우, 그에 맞게 적극적으로 CI와 BI를 변경한다. 
  
CI/BI 마케팅의 성공적 사례 

물론 매력적인 CI나 BI가 곧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성공궤도’에 오른 기업의 디자인이기 때문에 매력 있어 보이는 후광효과가 작용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기업이(혹은 제품이)어떻게 인식되는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CI나 BI의 변경으로 기업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 사례는 많다. 대표적으로는 ‘조선맥주’→‘하이트맥주’가 있다. '조선맥주'는 1933년부터 사용하던 CI를 과감히 버리고 1998년 ‘하이트맥주’로 CI를 변경한다. 이후 하이트맥주는 시장점유율 53%를 기록하며 종전까지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굳게 지켜왔던 OB맥주를 제친다. ‘과거와는 다른, 완전 새로워진’ 이라는 콘셉트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됐고 이는 큰 성공을 거둔다.

 

CJ그룹은 기업규모 확장에 따라 CI를 변경한 이후 주목받은 사례다. CJ의 모태는 1953년 설립된 제당·제분회사 ‘제일제당공업’이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제당 사업 외 식음료 사업·문화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제당’을 강조하는 기존 CI를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2002년 CI를 CJ로 변경하고 ‘제일제당’은 CJ제일제당 이라는 자회사로 편제를 바꾼다. 이후 CJ는 CJ CGV·CJ대한통운·CJ오쇼핑·CJ프레시웨이·CJ E&M 등 8개의 상장사를 비롯 74개의 비상장사, 140개의 해외 법인을 보유한 대기업으로 성장한다.      

인터넷 검색포털 ‘네이버’의 로고는 ‘인터넷 공간을 탐험하는 이’를 상징하는 날개달린 모자였다. 이는 자사를 대표하는 지식검색 서비스를 강조하는 콘셉트였다. 이후, 네이버는 검색엔진 자체를 상징하는 초록색 검색창과 ‘NAVER’ 텍스트를 CI로 사용하면서 네티즌들에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검색엔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궁극적 목표, ‘각인’ 

소비자들은 제품의 모양이나 소리 또는 기능을 기억하고 제품을 찾지 않는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름과 시각전달 매체와 이미지를 기억하고 같은 종류의 여러 제품 중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한다. 그렇기에 CI와 BI 마케팅의 궁극적 목표는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로 인한 ‘각인’이다.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떠올릴 때 걸리는 시간이 최소화되도록 하고 선택에서 1순위를 차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 봐도 기업과 제품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디자인 채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브랜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서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지만 최고의 브랜드는 결국 오랫동안 효과적으로 기억되는 것”이라며 "CI와 BI에는 기업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모든 것’이 즉시 떠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