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미래 융합 산업의 핵심경쟁력이 될 첨단소재 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바로 리튬(Lithium)이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는 리튬(Lithium)을 ‘새로운 석유’라고 명명하며 매년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단 1%만 늘어나도 리튬 수요는 7만톤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CRU는 중국에서 리튬 가격은 톤당 7000달러에서 최근 2만 달러로 급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안 메탈(Asian Metal)’에 따르면 리튬을 산업용으로 가공한 탄산리튬의 경우 가격이 지난 12개월 동안 76% 뛰어 올랐다. 이같은 리튬 가격 급등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용 중대형 리튬이온배터리 수요가 연간 30% 내외로 가파르게 성장한 데 힘입은 것이다.

리튬이란?

▲리튬 배터리

리튬은 원자번호 3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Li이다. 주기율표에서 알칼리 금속 족(1족)에 속하며, 은백색 금속이다. 금속 중에서 가장 가볍고 고체 원소 중에서는 밀도가 가장 낮다. 다른 알칼리 금속과 마찬가지로, 물, 산소와 잘 반응하며 자연 상태에서는 화합물로만 존재한다. 20세기 후반부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리튬 전지와 리튬 이온 2차 전지의 양극 물질로 사용되어 가볍고 용량이 크며 재충전 사용이 가능한 고성능의 전지를 만들 수 있다. 일반 전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3.0~3.6V의 전압을 가지며, -55~85℃의 넓은 온도 범위에서 작동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긴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주로 핸드폰이나 노트북의 전원에 사용되며 휴대용 전자 제품의 혁신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전기 자동차의 대중화를 위한 필수적인 원소가 되었다. 칼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무르나,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과의 합금은 매우 가볍고 강하여 항공기 부품 재료로도 이용된다. 냉전 시대에는 수소 폭탄 제조와 연관하여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리튬 용도

가격추이

시장조사업체인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에 따르면 올해 리튬 가격은 지난해의 두배로 솟구친 상황이다. 리튬 가격의 무서운 상승세에 힘입어 스마트머니(장세 변화를 신속히 파악해 움직이는 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호주 리튬 생산업체들의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프로스펙트리소시스(Prospect Resources)와 제너럴마이닝(General Mining), 필바라미네랄(Pilbara mineral)등의 주가는 각각 350%, 890%, 1039% 폭등했다.

주요 생산지

리튬의 주요 생산지는 호주와 칠레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6년 동안 두 지역의 리튬 생산량은 2배로 늘어났다. 아르헨티나는 작년 한 해 동안 생산량이 17%증가했다. 이 외에도 최대 매장지인 볼리비아, 미국, 캐나다, 핀란드, 세르비아, 멕시코에서 리튬 채굴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리튬 생산량. 출처=US Geological Survey
▲세계 리튬 매장지. 출처=US Geological Survey

전망

최근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가 급부상하며 리튬의 수요와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주(州)에 세계최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50만대의 리튬 이온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추이. 출처=Goldman Sachs Global Investment Research

필바라미네랄의 존 홈스 이사는 2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향후 리튬 수요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한 것 같지 않다”고 진단하며 “테슬라의 신규 전기차나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가 출시되면 리튬 수요는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필바라미네랄은 내년 서호주의 포트헤드랜드(Porthedland) 지역에서 30만톤의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홈스는 “톤당 생산비용은 200달러이고 회사의 리튬 가격 추정치는 톤당 450달러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리튬은 톤당 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보수적인 가격 추정치를 사용해도 마진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CNBC는 호주의 철강업체 아틀라스아이언 또한 ‘하얀 석유’ 리튬 시장에 출사표를 내던졌다고 전했다. 호주는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리튬 생산국이다.

아틀라스아이언은 현재 부채 규모는 절반으로 축소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는 가운데, 호주 서부 필바라 지역의 리튬 및 탄탈룸 광산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플라나간 이사는 “향후 리튬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자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국가별 리튬 수입 현황. 출처=US Geological Survey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튬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생산에 뛰어들 경우, 리튬도 다른 원자재처럼 공급 과잉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알투라마이닝의 제임스 브라운과 필바라의 홈스도 리튬에도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 가격에 하방압력이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브라운 이사는 “리튬의 채굴이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현재의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며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매방법 및 투자 전략은

이처럼 원자재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리튬이지만 문제는 리튬 섹터에 직접 투자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관련주에 투자하기도 리스크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리튬은 주요 거래소에 나오지 않으며 선물이나 스와프 계약이 없다.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리튬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된다. 그나마 리튬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관련 업종 주식투자이지만, 이러한 루트 역시 만만하지 않다.

중국 초상증권은 보고서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의 경우 향후 6개월에서 1년까지는 황금기를 맞을 것”이라며 “전기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테슬라가 중국 쑤저우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의 요소가 업종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 종목의 주가 폭락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주주들이 시세차익 실현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천제(陳傑) 광발증권(廣發證券)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전기차 관련 업종의 주가는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주주의 주식 대량 매도 등과 같은 위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우리나라도 리튬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초 포주엘로스 염호의 광권을 소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Lithea社와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 염호 사용 권한을 확보하고, 독자 기술력을 통한 경제성 확보로 리튬 사업 진출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공장에는 기존 공법으로 리튬 추출에 1년 이상 소요되던 기간을 화학 반응을 통해 획기적으로 단축한 포스코의 독자 기술이 적용된다.

▲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15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대통령궁에서 마크리 대통령과 리튬 사업 협력방안 등에 대해 회담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권 회장, 마크리 대통령, 추종연 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 2016.02.16.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지난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고효율 리튬 추출 기술'은 기존공법 대비 동일한 양의 리튬 추출이 가능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포스코의 리튬 사업은 권오준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0년부터 생산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독자 기술 개발 이후 최근까지 2톤, 20톤, 200톤으로 시험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며 대량 생산 및 경제성 확보 가능성을 점검해 왔다.

권 회장은 마크리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포스코 리튬 추출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기술개발 경과 등을 설명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리튬 자원개발의 중요성, 지역 경제 활성화 및 고용 창출 등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발전적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 리튬 매장도. 출처=Rockwood Lithium

한편 지난 2010년에도 리튬 최대 매장지로 알려진 남미의 볼리비아와 리튬 자원 개발 및 산업화 연구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데 합의하고, 합작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볼리비아가 자원 개발 전반을 국유화하고 MOU 계약내용 변경을 요구하면서 현재는 중단상태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