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방산 업체들의 성장이 함께 이어지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국방비 지출은 1조7596억달러(약 2081조9600억원)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세계 국방비 지출은 2014년부터 증가 추세로 돌아섰는데 지역적으로 보면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에서 국방비 지출이 증가 추세에 있다. 다만 세계 국방비 지출의 50%를 차지하는 북미와 서유럽은 지난 2011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와 서유럽을 제외한 지역의 2015년 세계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북미와 서유럽 두 지역 이외의 곳에서 무기 수입이 증가해 전체 국방비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우리나라 국방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매년 5.5%씩 증가하던 국방비는 2015년 37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방비와 함께 증가한 것은 방위력 개선비다. 방위력 개선비란 군사력 증강에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다. 현재의 전력을 더 높이거나 신규 전력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비용이라고 보면 된다. 방위력 개선비는 연평균 6.4%씩 증가해 2015년 11조원을 기록했다.

방위력 개선비의 증가는 방산 업체들의 매출 상승과 이어진다. IBK투자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LIG넥스원·KAI·한화테크윈·풍산 등의 매출액 총합은 지난 2004년 3조 9000억원에서 2015년 10조 3000억원으로 연평균 9.2%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방위산업 수출 ‘성장기’

국내 방위산업 수출은 성장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2년 1억4000만달러(약 1655억7800만원) 규모였던 방위산업 수출액은 지난 2014년 36억1000달러(약 4조2700억원)로 30배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로 보면 30.8%다.

처음 우리나라가 방위산업 수출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75년 풍산이 필리핀에 M1 소총 탄약을 수출한 것이다. 이후 2000년대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시작됐다. 탄약·부품·군용차량·소형함정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방위산업 수출은 연간 2억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2001년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이 터키와 10억달러 규모의 K9 자주포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방위산업 수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 방위산업 수출은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던 것에서 첨단 무기체계로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KAI의 KT-1(기본훈련기), KA-1(전술통제기), T-50(고등훈련기), FA-50(경공격기), 대우조선해양의 209급 잠수함, 군수지원함, LIG넥스원의 함대함 유도무기 등 고부가가치 무기체계 품목이 다양화 된 것이다.

가장 큰 방위산업 수출 시장은 아시아권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아시아 지역 누적 수출액은 50억5000달러로 전체 금액의 36%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페루 등으로 T-50, FA-50, 잠수함, 함정,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군용차량 등의 수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으로도 같은 기간 누적 수출액이 각각 42억6000만달러, 1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두 지역으로의 수출은 절충 교역에 따른 구성품 수출이 대부분이라곤 하지만 이 역시 방위산업 수출 활성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경우 누적 수출액 4%, 1%로 향후 수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세계 및 우리나라 국방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방위산업 수출 증대로 인한 국내 방위업체 매출 증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아이쓰리시스템 2017년부터 본격 성장

IBK투자증권은 향후 방위산업 유망주로 LIG넥스원, 아이쓰리시스템을 꼽았다.

LIG넥스원은 40년간 방위산업 전문 업체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핵심 경쟁력은 하부 설계를 포함한 체계 종합 기술력이다. 2015년 기준으로 제품별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정밀타격(PGM), 60.2%, 항공/전자전(AEW) 15.7%, 감시정찰(ISR) 9.3%, 지휘통제(C4I) 8.2%, 기타 6.6%이다. 이 중에서도 주목받는 부분은 PGM 사업부문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 방위력 개선비 중 LIG넥스원이 담당하는 사업부문 예산이 꾸준히 증가했고 이에 따라 PGM 사업 부문 매출액 비중도 2013년 47.5%에서 2015년 60.2% 증가세를 이어갔다. LIG넥스원은 각종 유도무기 체계와 탐색기 등 핵심 부품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지상발사 유도무기부터 수중 유도무기까지 다양한 유도무기를 개발 중이다. 앞으로도 유도무기 관련 예산이 증가할 전망이어서 이 부문은 지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군 통신망 교체 사업이 예정돼 있는데 LIG넥스원이 사업 수주에 성공해 올해에도 외형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TMMR(전술다대역다기능무전기) 사업도 수주했다. 95년부터 FM무전기 PRC-999K를 독점 생산해 대규모 외형성장을 이뤘는데 2000년 중후반부터 노후화된 HMS V2를 TMMR로 대체하는 1조원 이상 사업이 진행된다. 올해 체계개발을 완료하고 2017년부터 본격 독점 양산이 시작될 전망이어서 또 한 번 LIG넥스원의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의 올해 1분기 실적은 4132억원, 영업이익은 277억원으로 예상된다. 계절적으로 1분기는 비수기로 꼽힘에도 매출액 및 영업이익 성장률은 전년 대비 각각 37.5%, 48% 성장했다. IBK투자증권은 LIG넥스원의 올해 연간 실적을 2조 1179억원, 영업이익을 1440억원으로 전망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아이쓰리시스템은 적외선·X-Ray 검출기 및 이를 활용한 영상처리 전문 업체다. 생산한 검출기는 군수 및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데 전체 매출액 중 군용 비중이 70%에 달한다. 아이쓰리시스템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X-Ray 검출기를, 7번째로 적외선 검출기를 개발한 업체다. 2015년 기준 제품별 매출액 비중은 적외선 영상센서 75.6%, X-Ray 영상센서 14.4%, 기타 10%로 구성돼 있다.

적외선 센서 시장이 커지면서 국산화율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국내 적외선 검출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9.8% 증가해 460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이 중 90% 이상이 군용 시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글로벌 적외선 검출기 시장 규모는 국내보다 50배 큰 21억6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탐색기 시장의 경우 소수 업체가 전체 시장의 약 70%를 과점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산업·의료용 및 우주용까지 시장을 넓히고 있는 추세다.

적외선 검출기는 대부분 유도무기에 탑재된다. 국내 유도무기 탐색기 국산화율은 아직 낮은 편이지만 추후 국산화 확대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판단된다. 아이쓰리시스템의 적외선 검출기가 탑재된 유도무기인 신궁 양산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 시작했다. 이에 따른 실적 향상도 이뤄지고 있다. 현궁은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유도무기로 총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데 여기에 쓰이는 탐색기 IIR이 LIG넥스원의 열영상카메라와 아이쓰리시스템의 적외선 검출기가 융합된 제품이다. 이 현궁은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아이쓰리시스템의 실적도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이쓰리시스템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03억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아이쓰리시스템의 연간 실적을 매출액 510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