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샤오미의 성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피캣으로 출발했지만 가격파괴, 박리다매 전략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샤오미의 '쌩얼'을 알아내기 위한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 출처=샤오미

위기, 또 위기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23일 샤오미의 지난해 매출이 780억 위안에 불과하며, 이는 전년과 비교해 5% 늘어난 것에 그쳤다고 밝혔다. 위안화 가치가 내려간 것을 고려하면 3% 수준의 성장만 겨우 달성했다는 부연설명도 했다. 인터넷 서비스 매출은 5억6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경쟁력이 생각보다 살아나지 않는 부분이 극적이다. 지난해 목표치의 70%에 불과한 7000만대 판매에 그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 일단 샤오미는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정확하게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으로 7000만대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점에 이견의 여지는 없다. 참고로 화웨이는 지난해 무려 1억8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샤오미 위기설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일단 글로벌 시장에서 샤오미는 톱5에서 퇴출된 상황이며, 온전히 중국 내수용으로만 존재감을 발휘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수시장도 비포와 오포같은 2세대 앙팡테리블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있고, 무엇보다 글로벌 진출도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톱5에서 밀려났지만 중국 시장에서 여전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샤오미는 지난해 해외 판매 대수가 560만대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부가기기 중심으로만 판매를 개시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노키아 등에특허문제에 발목이 잡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퀄컴과 라이센스 협약을 맺었지만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시장의 변화 및 고질적인 특허문제, 중저가 브랜드라는 고정관념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이 극적으로 겹치며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여기에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위로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기 시작한 화웨이, 아래로는 비포와 오포 등 현지 2세대 앙팡테리블과의 격전을 치르는 상황이다. 전선이 넓어지며 집중도가 떨어질 개연성이 높은 가운데 구매력이 높은 2030 여성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우울한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 출처=샤오미

방법론은 있는데...
샤오미는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이르는 한편, 프리미엄의 재발견과 가성비 그 이상의 사용자 경험에 주목한 중저가 라인업이 속속 등장하며 '예정된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초 시장진입 당시 저렴한 가격과 놀라운 기술력으로 시장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현재 이는 '저렴한 브랜드'라는 비야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실 샤오미의 스마트폰적 위기는 카피캣, 그리고 박리다매의 반작용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특허논란 및 브랜드 포지셔닝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게다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프리미엄의 재발견에 나서는 기존의 강자와, 중저가 라인업에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강자들이 민감한 권력의 이동에 나서는 상황이다.

샤오미의 경우 프리미엄의 재발견에 나서는 한편 중저가에도 전선을 넓히는 기존 강자와 기술적 스토리 텔링을 보유한 오포, 비포 등 새로운 강자의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샤오미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해결책이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연결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방법론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던 레이쥔 샤오미 CEO의 주장처럼 하드웨어보다 미유아이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승부를 걸었다는 뜻이다.

소위 만물상 전략은 이러한 전략적 판단에서 기인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스마트밴드와 스마트자전거, 심지어 스마트에어컨을 비롯해 어댑터와 건전지를 판매하는 샤오미 전략의 중심은 결국 소프트웨어 경쟁력이며,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정보를 파악해 사물인터넷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드론도 마찬가지다. 예상을 깨고 고기능 드론의 출현을 예고한 샤오미는 20개가 넘는 특허를 바탕으로 기존 스마트폰 시장의 행보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에어컨 및 어댑터, 조명 등의 스마트홈 거점과 자전거 및 전동차 등 아웃도어 거점의 연장선을 이제 하늘로 이어지는 커버리지로까지 확장시켰다.

▲ 출처=샤오미

결론적으로 샤오미 스마트폰 전략만으로 샤오미라는 기업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중론이다. 이를 관통하는 소프트웨어 본능이 얼마나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가상현실 시장 진출도 마찬가지며 인공지능에 대한 담론을 말하는 것도 모두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 샤오미 실험 연구소의 책임자이자 샤오미의 공동 설립자이자 부사장인 웡 콩(Wong Kong)은 지난 14일 샤오미 실험 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밝히는 자리에서“샤오미의 투자에는 한계가 없다”며 샤오미가 가정용 전자제품에 감지기와 인공지능(AI) 프로세싱 부품을 탑재하고, 컴퓨터 클라우딩으로 제품을 위한 복잡한 계산을 대신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샤오미

그러나 이러한 전략도 100% 성공한다는 장담은 어렵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군에서 AS 및 기타 기능적 측면의 리스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급 IH 압력밥솥을 출시했지만 그 성능에는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으며 웨어러블 시장의 선봉장 미밴드는 불안한 소프트웨어 지원으로 악명이 높아지고 있다. 그 외 가격과 비교해 지나치게 고가라는 지적을 받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홍미노트2를 출시하며 샤프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고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지만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텐마 제품을 사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모두 신뢰의 문제며, 샤오미 입장에서는 분명한 리스크다.

결국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을 장악해야 연결을 통한 데이터 확보 및 그 이상의 사업적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법이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