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큐레이션 뉴스] 사진 한 장은 문장 열개보다 강력한 힘을 갖을때가 있습니다. 특히 여행의 순간이나 관광지의 아름다움을 기록한 사진은 그 어떤 설명보다 이미지 파워가 강하죠. "남는게 사진이다" 흔히 여행가며 하는 말입니다. 모두가 사랑하는 제주도, 가는 곳마다 아름답지만 이왕이면 '인증샷' 찍기 좋은 곳을 골라가보는건 어떨까요. 고운 문화체육관광부 여행주간 컨텐츠 디자이너는 '있어보이는 제주' 라는 테마로 사진찍기 좋은 제주도 명소를 소개합니다. 고운씨는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여행블로그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문체부 여행주간 페이스북 컨텐츠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속 있어보이는 SNS 인증샷 명소>

-고운 문체부 여행주간 트래블 디자이너- 

▲ 사진/글=고운 문체부 트래블 디자이너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손바닥만한 휴대폰과 눈을 맞춘다. 페이스북, 트위터, 하다못해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까지 훑으며 남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염탐해온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동하는 것은 바로 여행을 떠난 지인이 무언가를 보거나 먹고있는 모습. SNS를 등에 업은 그들은 한 장의 사진으로 많은 말을 한다. 종종 단편의 필름은 입술을 달싹이는 것보다도 더욱 그럴싸한 문장을 토한다. 느낌있는 사진과 느끼한 문장으로 밤을 지새웠던 대 싸이월드 시대를 기억하는가.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고 질투하고 공감하는, 그다지 달라진 것 요즘. 여전히 우리는 스스로를 ‘내가 이렇게 감성적이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닐까. 한 줄의 후기가 사진과 SNS라는 바늘을 만나면 도톰한 한 벌의 스웨터로 거듭나듯, 당신의 여행을 도톰하게 만들어 줄 <있어보이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까만모래와 푸른 바다가 있는 그곳 '삼양해변에서 함덕해변 까지'

 ▲사진/글=고운 문체부 트래블 디자이너 

모래사장 초입은 아이들 놀이터에 커피가루를 쏟아놓은 모습과 같다. 눈 앞에 펼쳐진 평범한 모래를 보고 있으면 도대체 어디가 <검은해변>인가 싶겠지만 삼양해변의 진짜 매력을 보려면 바다 가까이로 가야한다. 물에 젖어 매끄러워진 모래는 마치 초코쿠키 반죽 같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등에 업을 땐 그 빛깔이 더욱 도드라진다. 어떤 사람과 어떤 사진을 찍어도 느낌 가득한 결과물이 나오는 곳. 삼양해변은 처음 만난 사람도 코 앞으로 오게 만드는 밀당의 고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삼양해변에서 함덕해변 쪽으로 뻗은 도로는 바다 바로 옆을 달릴 수 있는 명품 해안도로다. 함덕해변까지 가는 길에는 풍성한 갈대밭, 현무암을 다듬어 만든 가드레일, 바다 속으로 뻗어있는 의문의 산책길 등 차 세울 곳을 찾게 만드는 셔터포인트가 도처에 있다. 삼각대나 셀카봉을 준비하는 센스만 있다면 웬만한 쇼룸 못지않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차도 많이 다니지 않아 촬영도 쉽다.

 

◆ 앞이 안보일 만큼 나무 빽빽한 숲속으로 '사려니숲·월정리' 

▲ 사진/글=고운 문체부 트래블 디자이너 

제주도 동부에서 한라산을 보고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꼭대기가 안 보일만큼 커다란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있는 곳이 나온다. 한라산 허리에 자리잡은 <사려니 숲>. 관광객이 많이 찾는 비자림보다 자연 그대로의 아련함과 청초함이 더욱 풍성하다. 넓은 사려니 숲 중에서도 사진을 남기기 좋은 곳은 숲의 중간 부근. 숲의 중간으로 가고싶다면 작은 규모의 사려니 숲 주차장으로 갈 것이 아니라 숲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타고 자연스럽게 맞닥뜨리는 것이 좋다. 길다란 나무를 배경으로 하고 상반신을 촬영하거나 나무가 덜 촘촘한 곳을 찾아 하늘을 찍는 사진이 예쁘다. 사려니 숲에서 20분 정도 달리다보면 월정리 해변이 나온다.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곳은 월정리 카페해변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이 곳의 명물은 네모난 창문을 가진 모 카페와 알록달록한 의자가 놓인 바닷가.컬러풀한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으면 로맨스 소설 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윗옷을 제끼는 폭풍의 언덕 '섭지코지'

▲ 사진/글=고운 문체부 트래블 디자이너 

아직도 책에서 본 섭지코지만을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 섭지코지를 등지고 산책로에서 벗어난 언덕은 윗옷을 제끼는 폭풍의 언덕과 같다. 금방이라도 폭풍이 휘몰아칠 것 같은 도발적인 모습은 의외의 가련함과 불안한 어린 양의 모습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다른 관광지와 동떨어진 섭지코지가 부담스럽다면 근방에 위치한 아쿠아플래닛을 경유하는 것도 방법. 거대한 유리수조 아래에 서있으면 푸른 조명과 두꺼운 유리가 거대한 빙산을 떠오르게 한다. 유리 너머의 동물들을 찍다보면 어쩐지 외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미지의 자연에 대한 호기심은 물론 그들의 고독을 끌어안는 자애로운 모습을 표현해보자.

 

바다소리 들으며 잠들고, 여행 피로도 풀고 '서건도 카라반 숙박·족욕 카페'

▲ 사진/글=고운 문체부 트래블 디자이너 

쉽게 접할 수 없는 숙소야말로 여행의 숨은 참맛! 문을 여는 순간부터 다음날 나서는 순간까지 하루가 영화같은 카라반 숙박은 어떨까. 중문 관광단지 부근에 자리잡은 서건도 카라반에서는 카라반 코앞에 바다를 둔 채로 바다소리를 들으며 잠들 수 있다. 카라반 근방에는 올레시장, 이중섭거리, 중문관광단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여유롭게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족욕카페를 추천한다. 육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족욕과 커피의 콜라보. 바닷물을 데워 족욕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곳이므로 근방을 구경하다 들어와 피로를 풀기에 좋다. 물에 담가 빨갛게 익은 다리는 재미있는 사진의 소재. 바로 앞에 놓인 창문을 열 수 있으니 가게 밖에서 찍는 사진도 독특한 그림이 된다.

 

◆ 사진찍기 어려울때는 꽃 앞으로! '카멜리아 힐'

▲ 사진/글=고운 문체부 트래블 디자이너

사진을 찍기 어려울 때는 무조건 꽃 앞으로 가라. 카멜리아 힐에 동백꽃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선글라스를 쓴 힙한 돌하르방이 서 있는 이곳은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냄새를 풍긴다. 안 쪽으로 들어가면 온갖 종류의 꽃나무와 조형물, 아기자기한 가드닝 소품을 볼 수 있다.꽃나무 숲 속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를 발견했다면 그냥 지나치치 말 것. 앉아서 찍는 것만으로도 숲 속 별장에 놀러온 듯한 세련된 사진이 탄생한다. 카멜리아 힐의 촬영 포인트는 알록달록한 색색의 가랜드. 삼각형도 있고, 글씨가 써진 것도 있어 어떻게 연출할지 고민하는 재미도 있다. 연출하기에 따라 아기자기한 느낌도 아련하고 외로운 느낌도 낼 수 있으니 웬만한 촬영용 쇼룸 못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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