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욕시는 젊은 여성들의 장래성을 고취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영 우먼스 이니셔티브(Young Women’s Initiative)를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뉴욕시의 여성들 중에서도 소수인종인 흑인과 히스패닉의 12세의 어린 소녀들에서 24세의 젊은 여성까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뉴욕시의회에 따르면 이들 흑인과 히스패닉 여성들은 특히 교육, 취업, 의료 혜택, 임금 등에서 특히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크게 불평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흑인과 히스패닉 젊은 남성들은 폭력과 빈곤에 시달리는 한편 편견으로 인해 잦은 체포로 괴롭힘을 당한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빈곤은 물론 높은 출산 관련 사망과 HIV 감염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뉴욕시의 총인구는 840만명이며 이 중 12에서 24세까지의 흑인여성과 히스패닉 여성은 41만4339명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인 이들 그룹은 그러나 41%가 저소득층 식비 보조제도인 푸드스탬프(Food Stamp)의 보조를 받고 있는데 이는 일반 뉴욕 시민의 25%가 푸드 스탬프 보조를 받는 것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수치다. 뉴욕시 전체 인구의 64%가 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반면 해당 연령층의 여성들 77%가 월세 주택에 거주하며 자가 거주 비율이 월등히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여성들 가정의 평균 소득은 5만9216달러로 뉴욕시 가정 평균 소득 8만7420만달러에 비해서 훨씬 낮다.

또한 학교에 다니거나 막 직장을 가졌을 12~24세의 이들 흑인, 히스패닉 여성 중 무려 14%가 학교를 다니지 않거나 직장이 없는 상태이며 16~24세로 연령을 높이면 무려 20%가 학교를 그만뒀거나 직장이 없는 상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는 비율이 높다.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에서 어린 소녀에서 젊은 여성들 사이의 경제적 상황이 특히 나쁜 것은 이들 중 많은 숫자가 한 부모 가정이거나 결혼하지 않은 부모와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35세 이상 백인 여성 중에서 평생 결혼한 적이 없는 싱글 여성의 비율은 10%가 안 되지만 같은 연령층에서 흑인 여성이 평생 결혼하지 않은 싱글 여성인 비율은 무려 25%에 가까웠다. 사회정책과 법을 위한 센터(Center for Law and Social policy)의 연구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이나 이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체로 교육 수준이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서 낮거나 임금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타났다.

부익부 빈익빈 격차가 넓어지면서 아무래도 두 명의 수입이 있는 가정에서 자녀들에 대한 교육 투자가 높을 수밖에 없다 보니, 당연히 해당 자녀들이 대학 진학율이나 학업성취율이 높게 나타나고 이것이 미래의 임금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이들 소수인종 여성들은 성범죄에 취약하거나 성에 일찍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보균자가 더 높은 이유의 하나로 알려졌다. 흑인 고등학교 여학생들 중에서 성관계 경험이 있는 비율은 53%이며 히스패닉 여학생의 경우는 44%로 백인 여학생의 41%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3세 이하의 연령층에서 성경험이 있는 비율은 흑인 여성의 경우 8%, 히스패닉의 경우 4%로 백인의 3%보다 높은 수치이다. 또한 성경험이 있는 흑인 고등학교 여학생 중 39%, 히스패닉 고등학교 여학생의 52%가 성관계에서 콘돔을 사용하지 않거나 혹은 상대 남성이 화를 내거나 모욕을 느낄까봐 스스로 이를 제안하거나 선택할 수가 없다고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히스패닉 여성의 경우 가톨릭을 기반으로 한 신앙적 차이 때문에, 피임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18세 이하 흑인 여성 중 무려 60% 가까이가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성과 관련된 질병에 쉽게 노출되도록 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5~19세 흑인 여성이 성병인 임질에 감염될 확률은 같은 연령대의 백인 여성에 비해서 무려 1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에서 신규로 HIV 진단을 받는 여성 중에서 흑인 여성의 비율은 64.6%이고 히스패닉 여성의 비율은 27.8%로 다른 인종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다.

이들 소수인종 여성들은 HIV나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에 대해서 걱정하거나 우려는 하면서도 당장 빈곤 등의 문제로 인해서 월세, 양육, 생활비 등에 밀려서 병원에서 진단을 받거나 하는 문제를 간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가 이런 위기에 처한 여성들에게 보다 희망적인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 도입한 영우먼스 이니셔티브는 2000만달러 펀딩을 통해서 지난해에 관련 정책 수립에 집중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이 개시되는데, 이들 소수인종 여성들을 위한 직업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내용은 물론 10대 엄마들이 양육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고등학교 내에 안심하고 수유할 수 있는 수유실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오랫동안 벌어진 빈부와 교육 등의 간극이 순식간에 변화될 수는 없겠지만, 젊은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점차적으로 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맨해튼 컬처기행

▲ 위키피디아

때 뮤지컬이 공연됐던 리릭 극장

리릭 극장(Lyric Theater)은 리릭 극장과 아폴로 극장이 1996~1997년 합쳐서 새롭게 만들어진 극장이다. 1903년 오리지널 리릭 극장이 개관됐으며 셰익스피어의 작품들과 함께 유명한 뮤지컬 작곡가인 콜 포터의 작품 <5000만명의 프랑스인(Fifty Million Frenchmen)>이라는 뮤지컬 작품이 공연되기도 했다. 1934년 리릭 극장은 영화관으로 구조가 변경됐다.

1920년 아폴로 극장이 개관했으며 거쉬윈의 작품 <스트라이크 업 더 밴드(Strike up the Band)>, <조지 화이트의 스캔들(George White’s Scandal)> 등의 작품을 공연했는데 역시 1930년대 초반 영화관으로 바뀌었다. 1970년대 잠시 공연 극장으로 제자리를 찾았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나이트클럽으로 바뀌었고 이조차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두 극장은 결국 1990년대 초반 뉴욕시에 수용됐고 이후 1996년 극장 프러덕션인 리벤트 그룹이 두 개 극장을 철거했다. 과거 극장의 특징적인 건축 양식들은 남겨뒀다가 1998년 퍼포밍 아트를 위한 포드 센터(Ford Center for Performing Art)로 두 극장을 합쳐서 만들면서 이 건축 양식들을 합쳐서 사용했다. 2005년 이 극장은 다시 리노베이션을 거쳐서 힐튼 극장으로 탈바꿈했으며 뮤지컬 <치티치티 뱅뱅>을 공연했다. 2009년부터 극장은 다시 빈 채로 남겨졌으며 2010년 뮤지컬 <스파이더맨>을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6500만달러라는 막대한 예산에 대한 부담으로 2011년이 되서야 다시 극장을 개관할 수 있었다.

2010년 팍스우드 극장으로 잠시 이름을 바꿨던 극장은 2013년 영국의 앰버서더 극장 그룹이 인수하면서 2014년 처음의 이름이던 리릭 극장으로 다시 자리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