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5년간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재건축 시장이 지난해이후 주택시장 활황세에 힘입어 급속하게 공급물량이 늘어나며 전국적으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서울에서만 5만 가구 이상 규모의 정비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재개발 재건축 시장에 분양 ‘광풍’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 대구지역도 성공적인 청약률을 배경으로 재개발 재건축 물량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재건축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 일대 재건축 분양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대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1년 이후 지지부진하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지난해 이후 활발해진 이유는 최근 주택경기가 좋아지면서 재기된 사업장이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진행된 강남권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 결과가 좋았고, 지난 9.1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들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열기가 서울 비강남권은 물론 대구, 부산 등 지방 도시로까지 빠르게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이 나름 잘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강북권 재건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착한 분양가가 나오면 좋지만 정비사업 분양이 잘되고 있어서 분양가는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공급과잉 속 높아지는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급되는 물량으로 '마지막 폭탄 돌리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강남’ 집중 재건축…비강남 등 전국으로 확산

강남은 재개발 재건축 시장의 핵심 지역이다. 입지가 좋고 기반시설이 다져진 곳이 대부분이어서 사업성도 좋다.

올 초에는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GS건설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가 일반 아파트로는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음에도 평균 37.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113가구(일반분양)모집에 4269명이 접수한 것이다.

지난 3월 개포지구에서 처음 분양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도 평균 청약 경쟁률 33.6대1을 기록했다.

이같은 강남(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재건축 열기가 올해는 비강남권에도 대거 포진될 전망이다.서울에서는 강남을 제외하고도 강동구(10069가구) ▲성북구(4007가구) ▲서대문구(3593가구) ▲은평구(3242가구) 등 비강남권 지역 물량이 꽤 있을 전망이다.

지방 분양의 ‘바로미터’인 부산, 대구 재건축 시장 청약 성적도 좋았다.

최근 포스코건설이 부산 수영구 광안동 187-2번지 '광안맨션'을 허물고 짓는 '광안 더샵'은 1순위 청약에서 91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3만4496명이 몰려 379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평균 청약 경쟁률(185.5대 1)이 가장 높았던 '창원 가음 꿈에그린'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방 분양 관계자는 “1분기 분양시장은 재건축 아파트 사업이 주도를 하고 있다”라며 “광안 더샵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 수준인 데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 경쟁률이 높았다”라고 해석했다.

대구에서도 최근 재건축 단지들이 잇달아 분양했다. 삼호가 중구 대신동 대신 2-3지구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대신'과 대우산업개발이 대구 동구 신암동 신암시영을 재건축한 '이안 동대구'도 순위내 마감했다. 대구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연초들어 빠르게 식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청약률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광풍과 마지막 폭탄 돌리기의 ‘한끗차이’

하지만 ‘높은 분양가’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가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높은 분양가는 마지막 소비자인 일반 실수요자의 몫으로 돌아올 뿐더러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것이다.

부동산 114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서울시 재건축 재개발 물량이 5만 2356가구에 달한다. 이는 2001년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재개발 재건축으로 3만 7751가구가 공급된 가구수보다 50%선의 신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더욱이 재건축 물량 외에도 도심 외곽에 택지개발지구, 신도시 분양도 활발하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미국금리인상 등 여러 악재가 연초부터 겹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에 신중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 센터장은 "지금처럼 경기변동이 격렬할 때 고분양가로 매입하게 되면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며 "2017년~2018년 공급이 많은 지역은 위험부담이 커서 해당 지역의 수급여건을 고려한 후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 시장은 수익성에 근거하는 사업방식이다 보니 시장 경기에 따라 갑자기 위축될 수도 있다"며 "때문에 지금처럼 달궈져 있을때는 소비자들 스스로 신중하게 투자하고 과거 묻지마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