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BMX. 일명 묘기자전거라 불리는 BMX의 라이딩 기술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최근 들어 그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는 BMX의 국가대표인 김민욱, 오인환 선수를 만났다.

김민옥 선수(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오인환 선수(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뚝섬한강공원의 바이크 파크. BMX 자전거 선수들의 라이딩이 한창이다. 박스점프대를 따라 하늘 위로 가볍게 점프! 공중에서 핸들을 돌려 회전시키는 바 스핀(Bar Spin) 기술이 등장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쾌감에 온몸이 전율한다.

한국에서 자전거 선수라고 하면 대부분 사이클 선수를 떠올린다. 그러나 익스트림 스포츠(X-게임)의 한 종목인 BMX(Bicycle Motor Cross, 자전거 장애물 경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전거를 타고 하늘로 솟구쳐 오르거나 핸들과 페달을 이용해 현란한 기술을 선보이는 BMX를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묘기로만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BMX는 미주권이나 유럽권에서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인기 스포츠 종목 중 하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최근에야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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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X 종목은 흙으로 만든 트랙에서 경주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로 순위를 가리는 레이싱과 정해진 시간 동안 다양한 묘기를 연기해 점수로 우열을 가리는 프리스타일로 나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것은 레이싱 부문이며 프리스타일 역시 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현재 BMX동호인은 약 5만여 명, 선수층도 아직은 수십여 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생업을 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늘고 국제 BMX 레이싱 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하며 BMX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10~20대의 젊은 라이더들의 열정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그늘 하나 없이 내리쬐는 태양에도 아랑곳없이 자전거와 한 몸이 되어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BMX국가대표 김민욱(26), 오인환(28) 선수.

전, 현직 국가대표 선수와 감독, 코치로 구성된 ‘XEE ’ 소속으로 활동 중인 그들은 파이브텐 페스티벌, 스텝스 잼 등 각종 국내 및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BMX 파크와 레이싱 부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비주류 스포츠지만 매력적인 익스트림 스포츠인 BMX. 20대 후반인 그들이 BMX 세계에 입문한 지도 거의 10년이 되어간다.

“학창시설 비보이를 했는데 부상을 당한 후 우연히 BMX 라이딩을 보게 됐어요. 꽤 스릴 있고 흥미로워 보여 시작을 했는데 보는 것만큼 간단하진 않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엔 쉽게 봤는데 몇 달을 연습해도 안 되는 기술들이 생기더군요. 다양한 기술에 대한 도전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오인환 선수의 말이다. 비보이 출신으로 BMX 선수 활동을 한 그는 파이브텐 BMX 파크 프로 2위, 스텝스 잼 연속 3회 1위를 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국내 대회 1위는 물론 영국 국제 대회 참가 경력이 있는 김민욱 선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그가 출전한 2005년도 영국 맨체스터 LG 액션스포츠 아마추어 부분에서 11위를 했을 때였다. 국내 대회에서 1, 2위를 다투는 그는 외국선수들과 겨루는 국제대회에 참가를 한 후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우리나라 인라인처럼 BMX를 즐겼던 외국선수들과의 기량 차이는 어른과 아이 수준에 비할 정도로 그 실력 차이가 매우 큽니다. 외국선수들의 실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그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만들고 노력하게 됩니다.”

BMX 국가대표 오인환, 김민욱 선수가 라이딩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비주류 종목 취급 지원 적어 아쉬움

사실 BMX는 올림픽 정식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비주류 종목이다 보니 그만큼 지원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BMX 경기를 방송하는 채널이 없을 뿐더러 일반 언론매체에서도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 당연 일반 사람들도 BMX가 어떤 종목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바이크파크에서 연습을 할 때마다 웃지못할 황당 에피소드도 벌어진다.

“원래 바이크 파크에는 일반 자전거는 들어오지 못하게 돼 있어요. 보시다시피 각종 점프대 등 기물 등이 있기 때문에 일반 자전거로 시도하게 되면 사고 나기 쉽거든요. 그런데 학부모들이 주말에 아이들과 일반 자전거를 끌고 바이크 파크에 와서 저희에게 되레 아이들이 놀아야 하는데 위험하니 나가달라고 얘기를 해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죠.”

그 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묘기를 보여야 하는 BMX 자전거 특성상 크기가 작고 안장 길이가 짧아 안장에 앉게 될 경우 마치 어른이 아이 자전거를 탄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하게 되는데 이를 보고 경찰이 어린이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는 것이라 짐작, 경찰서로 연행한 경험도 여러 차례 있다고 하니 BMX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 새삼 실감이 난다.

우리나라 BMX 파크는 조경시설의 일부로 인식되어 건설업자들에게 우후죽순처럼 생겼는데 전문적인 운영이 되지 않다 보니 이런 황당한 일이 생기는 것이다. 국내 그나마 규모가 있는 BMX파크는 약 20~30개 정도.

입지를 고려하지 않고 접근성이 좋지 않아 활용도 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되고 지난 2010년 광나루 BMX 레이싱 경기장에서 국제대회가 최초로 개최되면서 조금씩 그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BMX 자전거 구매자들도 늘고있다. 자전거 구매시 점프는 기본이고 공중에서 회전하는 기술도 있어 가벼워야 하고 충격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강도가 높아야 한다. 자전거 가격은 20만원대부터 수백만원대까지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급자들도 40만~50만원대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이 가격대가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한다.

“다양한 트릭을 시도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지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기본이 가장 힘든데 대부분 그 시기를 못 넘기더군요. 다쳐도 겁내지 말고 꾸준히 연습해 보면 일정시간이 지나면 기본기가 몸에 익혀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BMX의 기술을 시도하다 중간에 포기하는 초보 라이더들을 위한 김민욱 선수의 조언이다.

뜨거운 햇볕에 검게 그을린 두 선수들을 보며 그들이 BMX를 자유자재로 다룰 때까지 흘린 땀방울을 가늠해 본다. 선수 발굴을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그들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이 되길 바란다.

최원영 기자 uni354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