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UHD TV 브랜드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가 자사의 UHD TV를 해외 일부 매장에 전시하며 이를 'SUHD' 브랜드로 소개하자 지난달 말 삼성전자가 해당 상표 중단을 요구한 일이 있었다. 삼성전자의 UHD TV 브랜드인 SUHD TV를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는 해당 사건을 두고 "SUHD TV 브랜드를 활용할 이유가 없으며, 이는 일부 매장의 실수일 뿐"이라고 밝혔다. UHD TV의 개념을 설명하며 이를 축약해 SUHD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 출처=삼성

일단 양사는 소송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내심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LG전자가 즉각 오류를 바로 잡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에서 차세대 TV 시장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TV 전쟁에서 삼성전자는 LCD 기반의 퀀텀닷을 활용한 SUHD TV를 주요 라인업으로 밀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OLED 기반의 UHD TV 라인업을 대거 보강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그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위 사업자 소니가 틈을 파고들기 어려울 정도로 무서운 경쟁력을 보여준 가운데 삼성전자는 51.1%라는 경이로운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LG전자는 12.4%를 기록한 상태다.

이러한 분위기는 2분기 삼성전자 78.7%, LG전자 6.6%, 소니 8.2%로 굳어지나 싶더니 3분기 삼성전자 34.6%, LG전자 35.6%라는 대반전 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했다. LG전자가 2분기 소니에 뒤졌으나 3분기에 근소한 차이로 삼성전자를 누를 것이 극적이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 36.8%, LG전자 34.9%를 기록했다. 소니는 14.6%, 비지오는 5.6%, 샤프는 4.5%였다.

삼성전자의 무기는 퀀텀닷이다. 반도체 특성을 가진 퀀텀닷 기술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에 불과한 나노 크기의 입자가 정확한 색 재현력 등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국내시장에 49형부터 최대 88형까지 SUHD TV총 14개 모델로 라인업 자체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확대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며 커브드 TV 모델은 10모델로 확대하고, 65형(163cm) 이상 초대형 TV도 8모델로 크게 늘렸다.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올레드 TV 라인업을 늘려 선택의 폭을 보장한 전략과 비슷하다.

이에 맞서는 LG전자는 올레드 TV의 등장과 보급, 그리고 라인 다변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전략을 바탕으로 OLED 중심의 P10 공장 건설 등에 총 1조8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는 등 나름의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백라이트가 없는 색 재현력 등으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 출처=LG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OLED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일단 삼성전자는 퀀텀닷 LCD 기반의 SUHD TV, LG전자는 OLED TV를 바탕으로 UHD TV 시장을 노리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논란으로 불거진 양사의 불편한 감정은 TV 시장의 고도화가 빨라지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 싸움이 고조된 지점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전선을 넓히면 가전을 둘러싼 전 영역에서 양사의 전방위적 전투가 시작되는 가운데, 2세대 퀀텀닷과 OLED의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