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CDMA 기술은 한국의 우수한 상업화 기술과 합쳐지면서 ‘IT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차영구 한국퀄컴 사장(왼쪽)(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첨단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를 주목시킨 한국의 저력은 미국 샌디에이고의 작지만 탄탄한 기술을 가지고 있던 퀄컴을 만남으로써 발전의 새싹을 틔울 수 있었다. 국내 제조업체를 전 세계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서게 해준 CDMA 기반 기술을 제공해준 퀄컴을 찾아갔다.

퀄컴과 한국의 만남은 역사적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 현재의 한국이 자랑하는 ‘IT 강국’이라는 입지와 모바일사업의 세계적인 선도주자로서의 밑바탕은 결국 이 둘의 만남에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퀄컴의 기술과 한국의 상업화 기술이 만나 새로운 CDMA 역사를 창조했다.

퀄컴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은 CDMA를 상품화해서 세계로 수출했다.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서 서로 도움이 됐고, 이에 따라 CDMA 기술을 끌고 나갈 수 있었다. CDMA 단말기 수출을 기반으로 국내 제조업체는 더욱 성장했고 전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이처럼 퀄컴이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최고의 기술과 한국의 시장 가능성을 연결시킴으로써 ‘윈윈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기술력 또는 제품을 상품화 하는 능력 하나만으로는 세계를 이끄는 기업이 될 수 없다. 이 두 요소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퀄컴은 현재 삼성, LG, 팬택과 같은 OEM들은 물론 SKT, LG U+, KT와 같은 주요 통신사와 함께 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내 이동통신업체 및 제조업체와 협력해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퀄컴은 3G 시대에 이어 4G 시대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4G시대가 도래하더라도 LTE가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2G나 3G 망과의 연동이 필요하기 때문.

퀄컴은 4G뿐만 아니라 2G와 3G를 지원하는 멀티모드 칩을 생산해 고객사에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이미 유수의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4G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차세대 무선통신 시장에서도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IT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변화는 불가피하다. 최근 국내외 이동통신사들이 4G 상용화를 선언했듯 세계 IT산업은 3G에서 4G 이동통신시대로의 전환점에 서 있다. 세계 모바일 시장 또한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성장과 스마트북, 태블릿 PC 등과 같은 새로운 기기의 출현 등으로 다변화 되고 있다.

퀄컴은 이와 같은 새로운 디바이스가 등장함에 따라 증가하는 데이터칩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로 스마트폰을 포함한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한 퀄컴은 기존보다 5배 빠른 CPU 성능과 75% 절감된 전력 소모를 지원하는 튜얼코어 스냅드레곤과 쿼드코어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퀄컴은 지난 2004년부터 해마다 국내 우수 공과대학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등 이공계 인재 육성에 앞장 서고 있다.


끈끈한 우정 한국에 R&D센터

퀄컴이 성공한 핵심 비결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열정이다.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는 퀄컴의 맥박을 뛰게 하는 심장과도 같다. 퀄컴은 기술 혁신과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해 세계 무선통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기술 산업은 안주하는 순간 이미 뒤처진다는 게 퀄컴의 생각이다.

퀄컴은 연구개발 투자를 점차 강화해 본사 R&D센터 외에도 우수한 인재와 아이디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연구개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2월 본사 이외 지역에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했다.

한국 R&D센터는 본사 R&D센터를 비롯해 각국 R&D 조직과 긴밀하게 연계된 유기적인 조직이다. 한국과 미국은 1만km나 떨어져 있지만 한국 R&D센터와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퀄컴 본사 연구소의 거리는 ‘제로’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 R&D센터는 본사 연구 기술력을 한국 내 산·학·정부 기관과 연계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R&D센터는 한국의 강점인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와 신규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증강현실 분야 등을 연구하고 있다. 퀄컴은 이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으며 현재 룩(look), 리슨(listen)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룩 프로젝트는 카메라를 메뉴판 등 글씨에 대면 내용이 번역되어서 나오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고, 리슨 프로젝트는 휴대폰이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구별해 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모바일 멀티미디어와 무선통신, 반도체 기술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퀄컴의 글로벌 기술력이 우수한 한국 인적 자원과 결합해 거대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이공계 인재 육성에도 앞장

퀄컴코리아는 이공계 대학생들을 위한 기업 방문 프로그램인 ‘퀄컴 IT투어’를 2003년 이후로 매년 진행하고 있다. 퀄컴 IT투어는 이공계 기피현상 등으로 진로 고민을 하는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이동통신 산업의 향후 밝은 발전상을 제시함과 동시에 차세대 엔지니어로서의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2004년부터 매해 국내 우수 공대 대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으며, 서울대·고려대·카이스트·연세대 등 박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당 10만달러씩을 지원하는 피에이치디 펠로십 프로그램(PhD Fellowship Program)과 카이스트의 창의적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퀄컴 펠로십상(Fellowship Award)을 운영하는 등 한국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최근 국내 중소,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큐프라이즈(Q Prize)’ 제도를 도입했다. 큐프라이즈는 국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공개경쟁을 실시해 1위를 한 기업이나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1위를 하면 ‘글로벌 4대 벤처’로 인정받아 미국 본사에서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얻고 승리할 경우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CDMA 기술의 원조…한국과 1994년 첫 인연

198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어윈 제이콥스(Irwin Mark Jacobs) 박사와 6명이 설립한 퀄컴은 통신기술 기업으로 그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퀄컴은 코드분할 다중액세스방식(CDMA)이라 불리는 디지털 무선 기술의 효과를 입증하고 상업적 구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부터 통신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퀄컴은 현재 혁신적인 엔드-투-엔드 무선 제품 및 솔루션 개발과 지원에 있어 세계적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만7000여명 이상의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퀄컴은 세계 최고의 휴대 전화 및 기반 설비 생산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무선 네트워크 사업의 선두 기업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퀄컴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4년 4월 한국기업과 CDMA 기술 사용과 관련한 라이선스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퀄컴의 당시 주요 고객사(社) 중 하나인 신세기통신을 지원하기 위해, 1995년 11월에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열었다.

또한, 퀄컴은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시장 환경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2010년 2월 퀄컴 R&D센터를 한국 내 설립했다.

무선통신 비즈니스 및 홍보, 대관 업무를 주요 업무로 하는 ‘퀄컴코리아’는 무선인터넷 플랫폼과 차세대 디지털 방송 규격를 포함한 무선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서비스를 관리하는 퀄컴 인터넷 서비스 사업부(Qualcomm Internet Service)와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모바일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퀄컴R&D센터를 포함하며, 이와 별도로 CDMA 핵심 칩셋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퀄컴 CDMA 테크놀로지(QCT) 코리아’가 있다.

한상오 기자 hanso11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