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 DB

축농증은 감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으로 환절기에는 감기에 더 잘 걸리기 때문에 급성 축농증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특히 봄철에는 미세먼지, 꽃가루의 영향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이 자주 발생하고 이것이 축농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때 생긴 축농증이 만성으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흔히 감기나 비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코막힘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축농증(부비동염)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2014년 축농증 환자는 578만5000여명으로, 이 중 29.9%(173만명)가 9세 이하 어린이로 나타났다. 또한 2010~2014년 진료를 받은 환자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4월이 107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축농증은 코 주위에 있는 얼굴 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거나 고름이 차는 상태를 말한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부비동의 크기가 작고 직선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코 점막이 조금만 부어도 축농증으로 쉽게 진행된다. 또한 소아의 경우에는 코 뒤에 있는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지면 콧구멍을 막아 축농증이 발생하므로 내시경으로 이용해 아데노이드 비대 여부를 잘 관찰해야 한다.

만일 아이가 누런 콧물, 고열, 코막힘 증상을 동시에 보인다면 급성 축농증을 의심해야 한다. 부비동에 콧물이 심하게 차면 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는 증상(후비루)이 나타나면서 기침을 자주 하게 된다. 아이가 끈적한 콧물을 계속 삼키면 콧물이 혀 뒷부분에 고여 입냄새를 유발하는 혐기성 박테리아 번식이 활발해진다. 또한 코막힘 증상 때문에 입으로 호흡해 입 속의 침이 자주 마르기 때문에 양치를 자주해도 입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급성 축농증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축농증으로 진행돼 맑은 콧물이 나온다. 누웠을 때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 인두를 자극해 잘 때 기침과 코막힘이 심해지기도 한다. 밤이나 이른 아침 유독 기침을 심하게 하고 수면 무호흡과 코골이 증상이 있다면 만성 축농증을 앓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정용수 원장은 "아이가 축농증이 있어도 누런 콧물이나 후비루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기침이나 코막힘 등 일반적 증상 외에 콧물 색깔, 입냄새 등 증상을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성 축농증으로 코가 막혀 입으로 장기간 호흡하면 얼굴 발육이 위 아래로 길쭉한 기형이 되기 쉽고 치아 부정교합이나 수면 무호흡증까지 나타날 수 있으니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축농증을 예방하려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크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감기에 더 잘 걸리기 때문에 아이가 등하교 할 때나 외출 시 일회용 마스크를 씌우고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수시로 양치나 가글을 해서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생리 식염수를 이용하여 코 안을 씻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약국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생리식염수(0.9%)로 관장용 주사기(50mL)나 고무 벌브를 사용해 코를 한 두 번씩 세척하면 된다. 그러나 소금물이나 죽염으로 코를 씻어 내는 자가 치료법은 자칫 코 점막을 손상시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자주 축농증에 걸린다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가서 초기에 정밀한 검사를 받아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축농증은 계절적 요인이 아니더라도 비중격 만곡증 같은 구조적 이상이나 치아의 염증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축농증 치료에 있어 9세 이하 어린이는 수술보다는 약물치료 등의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며 대부분의 소아 축농증은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만일 4~6주간의 약물 치료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소아는 성인과 달리 코 안 조직들이 성장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가급적 수술은 비강 구조가 완성되는 17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